[대담/ 제105회 총회 소강석 총회장]
첫 화상총회로 충분한 토론 이뤄지지 않아 송구한 마음
광폭적인 의견수렴 통한 합리적 교단 운영의 계획 있어
분열된 한국교회를 하나되고 연합하는 일에 앞장설 터

제105회 총회 파회 직후에 총회장 소강석 목사를 만났다. 총회 열기가 가라앉기도 전이라 소강석 총회장 얼굴에는 상기된 표정과 피곤함이 역력했다. 소 총회장은 총회장 취임이라는 기쁨보다 채무의식이 앞서 부담이 크다고 했다. 교단과 한국교회 앞에 공적으로 약속한 것을 잘 지킬 수 있을까에 대한 책임감이 앞서기 때문이라고.
소강석 총회장은 코로나19로 사상 초유의 화상회의로 개최한 현실적 한계를 감안, 충분한 토론없이 회의를 진행한 부분에 대해서는 양해를 구하면서도, 소통과 광폭의 의견수렴을 통해 보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소 총회장은 개혁신학 파수를 취임 일성으로 강조했다. 동시에 한국교회의 하나됨과 바람직한 연합을 이끌겠다는 강한 의지도 보였다. 평소 갖고 있던 퓨리티와 유니티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대담에서 105회기 총회 운영기조와 방향성에 대해 <기독신문> 주필 김관선 목사가 묻고, 총회장 소강석 목사가 답했다.

▲105회기 총회장으로 당선되심을 축하드립니다. 먼저 취임소감을 밝혀주십시오.

=5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에 회의를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사전에 공부도 많이 했습니다. 초반에 선거가 늦어져 초조했지만 모든 것이 은혜로 잘 마쳤습니다. 총회는 파했지만 교단과 한국교회에 앞에 말씀드렸던 약속들을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채무의식 때문에 부담감이 큽니다. 영광보다는 두려움이 앞서는 것이 사실입니다.

▲총회장님의 취임은 개인적·교단적으로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지난 15년간 교단 안팎으로 진정성 있게 섬기고 헌신했던 하나의 결실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비주류의 인생을 산 사람입니다. 예수 믿는다고 집에서 쫓겨난 것이 엊그제 같은데 교단적으로 비주류나 다름없는 존재가 교단장으로 세워진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어찌 서자가 투표없이 총회장으로 갈 수 있냐는 것이죠. 첫째는 총대들이 훌륭하시고, 저에게 양보해주신 분들은 더 위대하십니다. 서자도 하나님이 필요하시면 선거없이 세울 수 있다는 데 감사함을 갖습니다.

사실 저는 총회장에 출사표를 던질 생각은 없었습니다. 특히 한국교회 연합기구가 하나가 되면 총회장에 나가지 않을 생각이었습니다. 한국교회가 하나가 되지 못하고, 코로나19 여파로 가장 어려운 때에 하나님께서 교단장으로 세우셨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제는 새에덴교회를 넘어서 교단장이라는 공인으로서 좋은 업적을 남겨 교단에 금자탑 세우고, 나아가 한국교회가 하나가 되는 일에 나름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제105회 총회가 코로나19로 사상 처음으로 화상회의로 진행했습니다. 초유의 상황에서 어떤 마음으로 회의를 이끌었나요.

=현장 총회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감염예방과 교회 이미지 제고 등 여러 상황을 종합해 온라인 화상총회로 개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시행착오 없이 원활한 총회가 되기 위해 리허설도 많이 했습니다. 화상회의라는 한계가 분명 있었습니다. 소통을 하며 회의를 진행하고자 많이 준비하고 진행했지만 미흡한 점이 많았습니다. 선거가 계획대로 진행됐다면 정치부 등 주요 안건에 찬반토론을 진행할 만반의 준비를 했습니다. 하지만 변수가 생겨 충분한 토론이 이뤄지지 못해 송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쌍방향 화상회의였지만 분산개최에 따른 소통과 토론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이로 인해 총회임원회에 권한과 권력 집중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그래서 합리적이고 소통하는 교단 운영이 이전보다 더 요구되는 현실입니다. 1년간 어떤 기조로 교단을 이끌어갈 예정입니까.

=다행히 총회에 앞서 총회준비위원회를 중심으로 전국을 돌며 소통 행보를 한 것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총회 때 부족했던 소통과 공감은 앞으로 1년간 대화의 문을 열어 놓고 교단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들음으로 채우고자 합니다. 독단적이지 않기 위해 교단의 대표로서 교회를 세워나가고 교단을 어떻게 섬겨나갈지 소통할 것입니다. 상황이 허락된다면 차기 총회장이 될 분과 함께 다니면서 공감하는 과정을 거쳐 교단 운영과 정책의 연계성을 갖도록 할 예정입니다. 정치와 관심의 사각지대를 아우르겠다는 말입니다.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총회실행위원회를 열어 의견을 청취하고,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식견을 가지신 분들과 소통하며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할 생각입니다. 총회임원회가 독단적으로 운영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느 때보다 총회장 공약이 많아 보입니다. 그 가운데 주된 공약과 의미를 설명해 주십시오.

=두 가지입니다. 개혁신학의 순수성 파수, 한국교회를 이끄는 교단이 핵심입니다. 우리가 믿고 따르는 개혁신학의 순수성을 지켜야 합니다. 교단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면서 교단의 경쟁력과 위상을 세우고자 합니다. 동시에 우리 교단을 중심으로 해서 한국교회를 하나로 묶는 일을 할 것입니다. 대사회, 대정부에서 한국교회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입니다. 일부의 코로나19 감염이 결국 한국교회 전체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른 교회와 교단이 무너지면 우리 교단도 무너지는 생태계 구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교단이 중심이 되어 교회를 하나로 묶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한국교회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습니다.

▲교단 정체성 확립과 생산적인 정치를 강조하시는데, 교단의 변화가 쉽지 않습니다. 생산적이지 못한 교단의 현주소를 어떻게 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신다면.

=통상 상비부는 행사 1~2개 하면 1년이 끝나버리는 소모적인 운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교단에 미래전략과 정책이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헌의안에도 있듯이 미래전략본부를 총회장 직속으로 두어 변화의 시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선도하는 교단이 되도록 초석을 놓겠다는 생각입니다.

▲105회기에 중점을 두는 사안은 무엇이며, 그 이유를 설명해 주십시오.

=미래전략입니다. 우리 교단에 개혁신학을 시스템화하고 미래를 보는 안목이 있는 정규오·이영수 목사님 같으신 분들이 나와야 합니다. 저에 대해 적어도 돈을 밝히거나 의심스런 행동을 하지 않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 다행입니다. 정치적 안목보다 젊고 유능한 인재들의 열정과 지혜를 조직화해서 총회의 미래를 구축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자 합니다. 총회 파회 전에 방영했던 다큐멘터리에서 교단의 발전과 부흥의 발자취, 그리고 교단의 미래방향이 어떠해야 하는지 느꼈을 것입니다. 우리는 오랜 기간 이벤트성 총회로 흘러왔습니다. 앞으로는 다양한 연구보고가 사장되지 않고, 정책의 연속성을 세워가는 일을 하겠습니다. 총회가 발전하고 부흥할 것인가에 관심 가질 것입니다.

▲총신대학교가 정이사 체제를 앞두고 있습니다. 총신 정상화를 위한  총회장님의 구상을 밝혀 주시지요.

=김종준 직전총회장님께서 총신을 잘 알기 때문에 맡기되, 지나치게 정치화하지 않고 부작용이 없도록 진행해 주길 당부드렸습니다. 필요하다면 견제구도 던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학교 정상화를 위해 책임을 지고 임할 것입니다. 법과 원칙으로 총신 정상화에 힘을 보탤 것입니다. 향후 재단이사회는 지역 안배를 하되 총신을 사랑하고, 총신을 후원하고,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분으로 구성돼야 합니다. 헌의안에도 기여이사제가 상정됐습니다. 정말 총신을 위해 기쁘게 헌신할 분이 계시면 삼고초려해서라도 모실 예정입니다. 이와 더불어 교수 파벌 등 총신 내부 소요만 없으면 학교는 발전할 것입니다.

▲탈종교, 기독교이미지 저하, 저출산과 더불어 코로나19 이후 교회의 미래를 걱정하는 강도가 셉니다. ‘세움’을 기치로 내세우셨는데, 개교회가 체감할 수 있는 격려와 대안을 어떻게 제시할 것인가요.

=반기독교 악법을 막아내고, 한국교회를 공격하는 것을 막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새로운 부흥운동입니다. 새포도주와 새부대가 절실한 때입니다. 그런데 꼰대의식이 강해서 미래를 바꾸기 힘든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광적인 신앙이 정치로 잘못 투영돼 신앙과 복음의 본질을 훼손시켰고 교회 이미지를 훼손시켰습니다.

이 지점에서 회개가 필요합니다. 언제 마음껏 모여서 집회할지 모르지만 교단 뿐 아니라 한국교회에 회개운동이 다시 일어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이념을 초월해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고 하나님 앞에 서는 모습이 회복된다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기회를 주실 것으로 확신합니다.

교회가 거듭나면 종교성을 가진 사람들이 교회로 올 것입니다. 아무리 안티라도 영적으로 병들면 교회로 오게 됩니다. 한국교회가 조금만 잘하면 다시 생명의 문을 열어 주실 것입니다. 다만 새부대 새로운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교단의 역할은 더 중요해졌습니다. 선제적 대응, 교단 차원의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지도자는 욕을 먹더라도 책임을 지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코로나19대응팀을 가동해 위기관리는 물론 교회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치 DNA가 강한 교단 구조로는 교회가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힘듭니다. 교단은 지배와 통제가 아니라 교회의 부흥과 복음의 편만함을 돕는 플랫폼이 되어야합니다.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교단의 체질 개선이 필요합니다.

=우리 선진들은 총회를 섬기는 것이 생명이고 눈물이고 사명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들에게 정신과 가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눈에 보이는 물질, 교권, 명예를 좇는 형태로 변질됐습니다. 그래서 총회회관을 드나들면 정치꾼으로 낙인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총대로 안 나가는 것이 자랑인 것은 왜곡현상입니다. 하나님 영광과 공익과 정당한 정치가 이뤄지도록 누군가는 헌신해야 합니다. 총회에서 기생하는 것은 지양하고, 청탁을 받아서도 안 되는 문화가 자리 잡도록 해야 합니다.

▲누구보다 한국교회 연합과 교회의 보호에 앞장서고 계시는데, 앞으로 연합활동에 대한 구상을 밝히신다면.

=저보다 훌륭한 분들이 많으신데, 부족한 저를 교단장으로 부르신 이유는 이 시대에 한국교회의 하나됨을 위해 역사적 사명을 주신 것이라 믿고 헌신하고자 합니다. 한국교회 내부를 보면 자기성애, 편견, 고정관념에 갇혀 있는 것을 많이 보게 됐습니다.

우리의 바람과 소원대로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분명 새로운 문명을 가져왔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이 시기에도 하나님께서 주시는 청신호가 있다고 봅니다. 타성에 젖어 화석화되고 매너리즘에 빠진 한국교회가 예배로 온라인과 비대면 여부로 갈등하고 있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우리가 따르는 신앙고백서에도 전시나 위기의 때에 예배의 다양성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형식이 아니라 본질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이제 변화는 필수입니다. 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변하지 않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시며, 말씀이고 복음입니다. 그러나 시대마다 교회와 예배의 방식도 성경을 향해 변해가야 하는 것이 개혁주의입니다. 시기적으로 한국교회가 새무대를 준비할 때입니다. 우리의 개혁신학은 변하지 않지만 복음을 전하는 방편을 열어두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본질을 붙잡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복음보다 이념과 진영논리를 앞세우고 있습니다. 한국교회는 오늘은 물론 미래까지 잃어버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수에는 신학적·신앙적 보수가 있고, 문화적·제도적 보수가 있습니다. 우리 한국교회는 문화적·제도적 보수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그것은 편견을 가져와, 남을 공격하고 싸우게 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저는 보수와 진보 양쪽 진영으로부터 오해와 모함을 받기도 했습니다. 만약 제가 편향적인 사람이었다면 진보 정권과 소통을 못했을 것입니다. 양쪽을 다 품고 격려하며 한국교회 생태계 회복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함께 교제하고 섬겼던 분들이 저에 대해 정치적 야망이나 욕망이 아니라 종교적 신념과 가치, 한국교회 공익을 위해 뛰는 사람으로 인식해 주고 있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정파적이고 개인 욕심을 위해서가 아니고 신앙적 신념과 공익을 위해 달려왔습니다. 소통과 공감을 통해 진정성을 갖고 대하면 한국교회 생태계를 잘 가꿔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우리가 예배를 포기한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국민건강과 방역을 위해 앞장서는 역할을 교회가 해야 합니다. 하나님 사랑과 더불어 이웃을 사랑하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 교회여야 합니다. 우리 사회에 불필요한 빌미를 너무 많이 노출시켰습니다. 그래서 미래를 담보하지 못하는 오늘이 되어 버려 안타깝습니다. 사실 예배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예배로 예배의 가치를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코로나19를 통해 교회를 허무는 마귀의 계략을 보는 눈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청신호를 보고 전략적으로 대응했다면 좋았겠다는 마음이 들어 아쉽습니다. 그렇다고 온라인 예배가 능사는 아닙니다. 그러나 온라인 예배를 통해 또 다른 방식으로 감동과 은혜를 끼칠 수 있음을 새에덴교회를 통해 경험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교단 구성원들에게 당부와 협조를 구할 부분이 있으시다면.

=하나님이 허락하신다면 가장 근사하게 폼나게 현장총회를 하고픈 욕심이 있었습니다. 정부 주요인사를 부르고 잔치분위기 속에서 총회를 치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코로나19를 통해 총회의 소중함과 만남의 중요성을 체감하게 하셨습니다. 총회를 분산개최하면서 섭섭함도 있었을 것입니다. 시간이 나는 대로 만나 소통하며 총회 때 부족했던 부분을 보충해 가겠습니다. 과연 제가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큽니다. 교단 구성원들이 함께 기도해 주시고 협조해주시면 최선을 다해 교단과 한국교회를 섬기겠습니다.

대담=김관선 주필
정리=김병국 기자
사진=권남덕 기자
영상=정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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