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서 총장, 18일 정이사 복귀 앞두고 총회 협력 당부

총신대 이재서 총장이 18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총신 정이사 체제’ 절차를 진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총신대 이재서 총장이 18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총신 정이사 체제’ 절차를 진행할 계획임을 밝혔다.

“총신은 총회의 자식이다. 정치가 아닌 학교를 위하는 이사를 파송할 것으로 믿는다. 총신의 재정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총신대학교 역사에 잊을 수 없는 9월 18일. 총신대학교에 임시이사가 파견된 날이다. 꼭 2년 만인 2020년 9월 18일, 총신대 임시이사들은 사실상 마지막 이사회를 열었다. 이제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가 9월 28일 회의를 열고 ‘총신 정이사 체제’ 절차를 진행한다. 빠르면 11월에 총회 소속 목회자와 성도들로 구성한 총신재단이사회를 출범할 수 있다.

이재서 총장이 9월 18일 총신대 사당캠퍼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재서 총장은 “오늘은 슬픔과 자괴감에서 벗어나 기쁘고 축하해야 하는 날”이라고 말했다. 임시이사가 파견된 다른 대학과 달리 “총회와 학교 구성원들의 협력, 사심 없이 일한 임시이사들의 노력으로 단기간에 정이사 체제로 복귀하게 됐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특히 이재서 총장은 ‘총신 임시이사 체제’라는 아픔을 통해 성찰의 기회를 주고 겸손을 배우게 한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린다고 고백했다. 총신대가 ‘총회정치 1번지’로 전락해 권력투쟁의 장으로 변질될 때, 하나님께서 어떤 방법을 사용하시는 지 분명히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 총장은 총신대가 다시 임시이사 체제의 아픔을 겪지 않도록 “총회 정치권력이 아닌, 목회자와 기독교지도자 양성에 헌신할 이사가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이사 체제 전환 외에도 총신대가 해결해야 할 사안은 많다. 정치적으로 총신운영이사회 복원 문제가 남아 있고, 이사회에서 해임 및 징계를 내린 이상원 교수 등에 문제도 어렵다. 학내 차원에서도 재정의 어려움을 비롯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비대면 교육 진행, 총신의 명예를 훼손한 염안섭 원장과의 소송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이재서 총장은 “1년에 최소한 30억원 정도의 재정을 추가로 마련하지 않으면 총신의 미래가 어둡다”며, 새로 선임될 정이사들과 총회가 재정적으로 기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어려운 재정 속에서도 교직원들이 자발적 기부운동을 벌여 학생들에게 특별장학금 3억8000만원을 지급했다며, 다시 한번 총회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재서 총장은 “총신대는 소위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단호히 반대한다. 총신대 내에 동성애자가 있다면 단호히 학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장으로서 이사회의 이상원 교수 해임처분에 끝까지 반대했으며 “이 교수가 소송에서 이겨 학교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재서 총장은 “염안섭 원장에 대한 소송은 그를 벌주기 위함이 아니다. 총신의 명예를 회복하려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총신대학교 이재서 총장 기자회견 발언 전문

오늘 총신대학교가 임시이사를 받아들인 지 정확히 2년을 맞았습니다. 오늘 마지막 임시이사회가 열렸습니다. 앞으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임시이사들은 회의를 열지 않을 것입니다. 2년만에 임시이사 체재를 마감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총신대학교가 걷잡을 수 없는 분규와 혼란에 빠져 자정능력을 상실하고 있을 때, 2018년 9월 18일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임시이사를 파견했습니다. 그 자체가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118년의 빛나는 전통과 한국교회 장자교단으로서의 자존심에 큰 상처가 되어 우리는 모두 슬픔과 자괴감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를 탓할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었기에 수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조속히 임시이사체제를 벗어나는 것에 목표를 두고 모두 함께 노력해 왔습니다. 

마침내 임시이사 2년 임기에 맞춰 교육부는 총신대학교가 임시이사 선임 사유가 해소되었다고 판단을 하여 사분위(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 정이사 추진 계획서를 제출했고, 절차를 밟아서 늦어도 11월을 전후해 정이사 체제로 복귀하게 됐습니다. 전적으로 총신대학과 우리 교단을 불쌍히 여기시는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인도하심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임시이사 체제라는 아픔과 고통을 주셨지만, 단기간에 종료할 수 있도록 도우시고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할 뿐입니다.   

총신대학 임시이사로 파견되어 2년 동안 사심 없이 열심을 다하신 임시이사 여러분들의 헌신과 노력에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무엇보다도 2년 만에 이런 기쁜 날을 맞이할 수 있게 된 것은 학교 구성원 여러분의 기도와 협력의 공이 가장 컸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세월 동안 내홍과 갈등이 이어져 온 불편한 상황이었는데도 묵묵히 인내하고 협력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안정되고 평화로운 학교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애쓰신 여러분들의 수고는 실로 값진 것이었습니다.  
특별히 학생들은 여러 가지 불만족스러운 요건이 있었고, 특히 연초에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비대면 수업 등 불편한 점이 있었지만, 학교의 여러 방침에 묵묵히 따라주신 것에 대하여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2년 만에 우리 학교가 정이사 체제로 전환되는 데 있어 학생들의 협조와 이해가 결정적인 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서 김종준 총회장님을 비롯한 총회 임원들과 교단 목사님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성원이 총신대학의 조기 안정화와 정이사 체제로의 전환에 동력이 되고 밑바탕이 되었다고 믿습니다. 총회장님을 비롯한 여러분들께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임시이사 체재는 총신의 자존심을 상하는 일이었지만, 우리가 성찰하고 겸손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교단의 지나친 정치적 접근이 얼마나 총신대학을 위태롭게 하는가를 깨닫는 좋은 기회도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는 정이사 체제와 함께 총신대학이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모두 함께 힘쓰고 노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 총신대학의 모든 구성원을 대표하는 총장으로서, 정이사 체제로 전환하는 시점에 간절히 기도하며 바라는 바가 있습니다. 
첫째, 총신대학 이사는 인격과 신앙적 소양이 탁월한 이들로 구성되어야 합니다. 진영이나 파벌에 의해서가 아니라 옳고 그름에 따라 행동하고 하나님의 진리에 어긋난 일이라면 개인적으로 큰 손해를 보더라도 단호히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이 와야 합니다. 
둘째, 교단정치와 전혀 무관할 수는 없겠지만, 정치적 의도와 목표가 없는 순수한 이들이 이사로 와야 합니다. 학교 자체를 위해서 몸과 마음으로 헌신할 수 있어야 하고, 총신대학이 정치 일번지가 아니라 정치 무풍지대로 만들 수 있는 이들이 이사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총신 본연의 목표대로 목회자를 배출하고 기독교지도자를 양성하는데 전심전력을 다할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 총신의 재정난은 우리 모두가 염려하고 있는 바입니다. 1년에 최소한 30억 정도의 추가적인 재정 확보가 되지 않을 경우 총신대학의 미래는 암담하기 그지없습니다. 따라서 학교를 책임진 임원으로서 재정적 기여를 확실하게 할 수 있는 능력과 결심을 가진 이들이 이사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들은 저를 비롯한 총신대학의 모든 구성원들이 간절히 바라며 기도하고 있는 내용들입니다. 어찌 보면 당연하고 전혀 불가능하지 않은 이 소박한 기도를 하나님께서 반드시 들어주실 것을 믿습니다. 

아울러 총신대학교와 관련해 현재 대두되고 있는 몇 가지 사안들에 대하여 저와 총신대학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첫째,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입장입니다.   
총신대학교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에 단호히 반대합니다. 저는 하나님 앞에서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현재 발의된 소위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우리 사회에서 차별을 없애자는 명목적인 취지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다른 생각을 하는 국민의 양심과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는 역차별을 조장할 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동성 간의 결혼을 합법화하려는 절차로 여겨지는 법이기 때문에 이 법안을 반대합니다. 저와 총신 구성원들은 성경 말씀대로 하나님의 창조 섭리에 따라 반드시 남녀가 만나 가정을 이루고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하나님의 창조 명령을 수행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둘째, 총신대학교의 신학 정체성에 대해 분명히 밝힙니다.  
총신대학교는 칼빈의 신학과 웨스트민스터 표준 문서를 따르며 역사적 개혁주의에 입각하여 하나님 중심, 성경 중심, 교회 중심을 모토로 삼아 후진들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총신대는 세속화의 도전 앞에서 개혁주의적 세계관에 입각한 기독 지성인들을 양성하여, 그들로 하여금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실천하도록 돕는데 힘을 쓰고 있습니다. 신앙과 학문의 통합을 통해 개혁주의적 관점에서 자신의 전공 분야를 바라볼 수 있는 역량을 강화시키고 있습니다. 

셋째,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질높은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학기부터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비대면 수업을 실시했고, 교직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양질의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비대면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다른 대학들보다 앞서서 ‘원격수업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수업의 질을 담보하기 위한 모든 행정적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교육부로부터 원격지원 자원 1억을 확보하여 비대면 수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또한 동영상 촬영을 위한 시설 확보 등을 위해서 교육부에 약 2억 원의 재정 지원을 신청 중에 있습니다. 
특히 지난 학기 코로나19로 힘들었을 재학생들을 위로하고 그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1인당 10만 원씩 총 3억8000여만 원의 특별장학금을 지급했습니다. 장학금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학생들을 위한 필수적인 교육비 외에 교직원 관련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있습니다. 모든 교직원은 자발적으로 특별장학금을 위한 기부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개혁주의의 요체는 하나님의 절대주권을 믿는 신앙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큰 시련도 주셨지만 큰 기쁨과 보람도 주실 것을 믿습니다. 최근 수년간 총신이 당해온 어려움이 우리 자신을 다지고 성숙시켜서 더 큰 것을 감당할 수 있는 자리로 인도하시기 위한 섭리였다고 믿습니다. 다가올 새로운 시대는 우리 모두가 하나님이 세우신 총신대학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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