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성육신 목회 당위성 제시 … “성화의 삶엔 훈련 뒤따라야”

<성육신 목회 플랫폼 처치> (장일권 외 14명/예영커뮤니케이션)

2000년대 전후해 한국교회는 위기를 감지했다. 수직상승 가도를 달리던 교세가 정체현상을 보이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감소세가 수치상으로 드러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때를 맞춰 갖은 목회 프로그램이 휩쓸고 갔으나 수적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위기는 정작 다른 곳에 있었다. 한국교회 위기는 교회 시설이나 목회 프로그램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 ‘교회다움의 상실’, 바로 이 지점에서 여전히 한국교회는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교회다움은 곧 교회의 본질이다. 본질을 추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속 논리의 성장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다보니, 어느새 우리 사회에서 교회는 보편적 개념의 종교 수준에도 미치는 못하는 존재로 고착화되고 있다.

이를 빗대어 최근 발간된 <성육신 목회 플랫폼 처치>(예영커뮤니케이션)의 대표집필자인 장일권 목사는 “본질을 더 강화하지 않으면 교회는 괴물이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종말로 갈수록 하나님 나라인 교회와 세속의 싸움은 더욱 심화될 것이기에, 교회가 본질을 강화하지 않으면 성경과 거리가 먼 교회가 오히려 복음의 편만함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다는 의미가 담긴 말이다.

교회가 세속화되고, 교회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며, 예측불가능한 미래를 앞당긴다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교회가, 그리고 그리스도인이 추구해야할 본질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장일권 목사(한우리교회)와 류명렬 목사(대전남부교회)를 만났다. 장일권·류명렬 목사는 GM선교회(대표:박춘근 목사)에서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얼마 전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14인이 쓴 책, <성육신 목회 플랫폼 처치>에 공동으로 집필했다.

두 저자를 만나 한마디 말로 설명이 어려운 ‘성육신’ 사상이 우리 시대의 교회와 목회에 어떤 연관이 있으며, 그것이 어떻게 교회의 본질 회복에 필요한 요소인 지를, 더불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교회가 추구할 길을 물었다.

첫 질문, “성육신 목회가 무엇인가.” 여기에 장일권 목사는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불변하는 진리인 성육신으로 이루신 구원사역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성육신 목회의 당위성을 제시했다. 장 목사는 “죄인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하나님이 육으로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를 지셨으며, 이 땅에서 본을 보이시며 가르치신 것이 성육신의 본질이자 상황화”라며 “하나님을 섬기고 이웃을 섬기려면 성육신하신 예수님처럼 겸손과 사랑이 필요한데, 이를 목회현장에 적용하는 것이 성육신 목회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위기의 한국교회가 회복할 진정한 길은 성육신 사상을 목회에 녹아내고 겸손과 사랑의 섬김으로 세상을 살아내는 성도들을 훈련시키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장일권 목사(오른쪽)와 류명렬 목사.
위기의 한국교회가 회복할 진정한 길은 성육신 사상을 목회에 녹아내고 겸손과 사랑의 섬김으로 세상을 살아내는 성도들을 훈련시키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장일권 목사(오른쪽)와 류명렬 목사.

류명렬 목사는 “성육신 목회는 단순하게 겸손과 낮아짐 이상의 의미다. 쉽게 말해 인위적이고 성장학적으로 접근하는 목회의 대척점 개념으로 보면 쉽다. 예수님과 성경에서 볼 수 있는 본질로 교회를 세워가는 목회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두 저자의 말을 종합하면, 시대가 변해도 불변하는 진리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성육신 사상이라는 것이다. 삼위일체 하나님이 인간 구원을 위해 성육신하셔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받게 하신 것이 신앙의 핵심이며, 이를 구현하는 곳이 교회이고, 교회가 추구해야할 본질이라 강조한다.

두 번째 질문, “한국교회가 왜 위기에 봉착했나.” 두 저자는 입 모아 ‘성장주의’와 ‘성화가 없는 이신칭의 강조’를 꼽았다. 장일권·류명렬 목사는 “하나님 백성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 구원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이신칭의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성화가 강조되어 지금의 하나님 나라가 교회라는 개념이 다시 정립되어야 한다”고 했다.

핵심 질문, “성육신 목회를 어떻게 현장에 적용하나.” 이에 장 목사는 “겸손하자는 것이 단어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겸손의 삶을 실천하는 것은 성육신 설명만큼 실제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성육신 목회와 성육신적 삶은 겸손을 철저하게 훈련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훈련을 통해 성도의 삶에 성화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류 목사는 “성육신 관점으로 목회를 하며 성경을 바르게 가르치는 동시에, 성도들을 하나님 백성답게 살아가도록 훈련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육신 삶도 훈련이 필요한가”라는 반문에, 두 저자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화의 마지막은 성도 개개인이 주님의 교회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화의 삶을 위해서는 훈련이 뒤따라야 한다. 결국 내가 교회가 되어 우리 모두가 건강한 교회가 되는 큰그림으로 목회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성육신 목회 플랫폼 처치>를 손에 들고 안개 속 같은 현실에서 당장 접목할 수 있는 4차 산업시대의 목회 콘텐츠를 기대했다면 조금 실망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위기라 말하는 한국교회가 진정 써 먹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어 위기에 직면한 것이 아닐 터. 그런 점에서 지금의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성육신 하신 하나님의 마음을 진솔하게 깨닫고 실천하는 삶이야말로 4차 산업시대에 필요한 본질이라 두 저자는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GM선교회는 종교개혁 503주년과 <성육신 목회 플랫폼 처치> 출간을 기념해 10월 26일에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GM선교회 대표인 박춘근 목사는 “다원주의와 혼합주의로 절대진리를 거부하는 시대에 목양하며 복음으로 교회를 세워가기를 몸부림치는 동역자들이 교회와 다음세대를 성경적으로 세워가고자 선교회가 시작됐다”며 “그동안 성육신 목회의 적용과 대안을 찾고자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하나님 백성다운 삶과 목회적 상황화에 대한 생각을 한 권의 책으로 엮게 되어 기쁘다”는 말로 소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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