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퇴임 앞둔 총회장 김종준 목사]
납골당 문제 해결했지만 목회자 은급 과제 남아 … 분쟁노회 화해조정 결실 큰 보람
총신 정상화는 건강한 재단이사회 구성이 중요 … 위기 관리 사회적 모범 보여가자

총회장 김종준 목사는 104회기를 시작하면서 ‘회복’을 교단 운영기조로 삼았다.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상황에서 교단 운영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도, 강력한 리더십으로 해묵은 현안들을 속속 해결하며 회복의 분위기를 이어갔다. 김 총회장 역시 재임 기간 분쟁노회 문제 해결, 총신대학교의 정이사 체제로 전환, 납골당 매각이 눈에 보이는 회복이라 평가하면서도, 끊이질 않는 인본주의 공격과 내부 갈등을 이겨낼 수 있는 영성이 회복돼야 진정으로 교단의 미래가 밝다고 강조했다. 제105회 총회를 앞두고 김종준 총회장을 만나 지난 1년을 평가하고, 교단이 나가야할 방향성을 듣는 대담의 시간을 가졌다.<편집자 주>

총신대 정상화는 재단이사회 구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정치색이 없는 순수한 목회자로서 재정적 기여는 물론 총신을 사랑하고 교육에 전문성을 가진 사명감 있는 분들로 구성해야 합니다.
총신대 정상화는 재단이사회 구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정치색이 없는 순수한 목회자로서 재정적 기여는 물론 총신을 사랑하고 교육에 전문성을 가진 사명감 있는 분들로 구성해야 합니다.

▲104회기가 마무리 시점에 있습니다. 1년간 교단을 이끄시면서 가졌던 소감을 나누신다면.
=‘회복’을 주제로 시작했는데, 실상은 난제가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정치 경험이 많지 않아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 컸습니다. 성령님께서 은혜와 지혜를 주셔서 교단장의 직무를 대과 없이 감당하게 하셨고, 어려운 문제들이 잘 해결되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기대 이상으로 회복의 역사가 총회에 일어났다고 자평하고 싶습니다.

▲코로나19로 104회기가 여러 모양으로 차질을 빚고 있어 교단장으로서 고민이 컸을 것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 2월부터 어떤 마음으로 교단을 이끌어 오셨나요. 아울러 위기 상황에서 교단이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해법을 제시하신다면.
=누구도 경험 못한 비상사태에 대해 교단 차원의 대응준비가 전혀 없어 당황스러웠습니다. 기도하는 가운데 교단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감염예방을 차단하는 대응을 하고자 했습니다. 그 가운데 공권력이 예배를 방해하지 못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부분은 타교단에서도 좋은 반응이 있었습니다.
정부가 비대면을 공포했을 때도 예배용어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최소 인원으로 예배를 드리고, 그 예배를 실시간으로 방영해 현장예배의 가치가 최대한 훼손되지 않도록 염두에 두고 대응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번과 같은 비상사태는 빈번하게 일어날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학적·실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문가로 구성된 기구를 상설로 두어 교단 차원에서 발빠르게 위기관리를 했으면 합니다.

▲재임 기간 교단의 굵직한 현안들이 해결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번 회기에 해결된 현안이 무엇이며, 그것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총회 행정의 효율을 위해 사무총장제를 신설했고, 오랜 기간 분쟁으로 몸살앓던 노회들이 대부분 회복되었습니다. 주권을 국가에 빼앗긴 총신대학교도 이제 문제가 해결되어 정이사 체제 돌입을 앞두고 있습니다. 골칫거리던 납골당 문제도 말끔하게 해결되었습니다.

▲19년 동안 풀지 못했던 납골당이 최근 매각되어 등기이전까지 마쳤습니다. 매각과정 설명과 함께 남은 과제는 없는건가요.
=매각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이해관계로 얽힌 인사들이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서 처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납골당에 있어 약점이 없었기에 매각이 가능했다고 봅니다. 하나님 앞과 사람 앞에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왔기 때문에 은혜를 주신 것 같습니다. 매각 이후 제기될 소송대응을 위해 매입한 사람의 재산권 담보를 설정하고 보증증권도 발행해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더 이상 은급재단으로 소송이 걸리거나 손해를 보는 일은 없기에 안심하셔도 됩니다.

▲납골당 문제가 해결됐지만 목회자 노후문제 해소라는 더 큰 과제가 남았습니다. 교세 감소와 저금리 시대, 교단 구심력 약화 등 악재 속에 목회자 복지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제안하신다면.
=조사한 바로는 교단을 탈퇴하는 교회가 해마다 300개가 넘었는데, 첫째 이유가 노후 보장이 되지 않아 정년제한이 없는 교단으로 탈퇴하는 실정입니다. 교단의 미래를 볼 때 불행한 일입니다. 목회자들이 힘들더라도 미래 목회의 안정을 위해 연기금 가입 의무화를 해야 합니다. 현재 은급 기금에 참여하는 교회가 20%, 연금가입자는 0.3%에 불과합니다. 이번 총회에 의무적으로 은급제도에 가입하자는 헌의안이 많이 상정되어 있는데, 이것이 통과되면 상당부분 은급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특히 환경이 열악한 목회자에게는 은급제도에 가입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교단 소속감도 커질 것입니다. 의무가입을 시작하면 5년 내에 1000억원 이상 확보할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총회를 섬기고자 하는 선출직의 경우에도 의무가입을 제도화시켜야 실효성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은급재단은 안정적인 수익사업을 펼쳐 재정 건전성을 키워가야 할 것입니다.

▲총신대가 임시이사 체계를 종식하고 정이사 체제 구축을 위해 물밑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있습니다. 총신대의 정상화에 어떤 절차가 남았나요.
=9월 17일로 임시이사 임기가 마감되고, 사분위에서 정이사 체제 절차를 밟게 됩니다. 사분위가 교단과 종전 재단이사, 개방이사추천위원회, 학교당국자들의 지분율을 배분해서 복수 추천을 받고, 그 가운데 15명의 정이사를 확정합니다. 학교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교육법도 알고 사명감 있는 이사들로 재단이사회가 구성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재단이사회가 구성되면 교단의 신학교로서 정체성을 명확하게 하는 동시에, 기여이사제를 도입하는 정관으로 고쳐야 합니다.

▲총신대 문제는 교단 구성원들의 헤게모니로 벌어진 일입니다. 총신대가 정상화되어 교단의 품으로 온전하게 돌아오기 위해서 주의할 점과, 함께 기도할 부분이 있다면.
=총신대 정상화는 재단이사회 구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정치색이 없는 순수한 목회자로서 재정적 기여는 물론 총신을 사랑하고 교육에 전문성을 가진 사명감 있는 분들로 구성해야 합니다. 또한 총회 차원에서 매년 30억원을 지원하는 구조로 간다면 지금의 학교재정난이 해소되고, 양질의 교육이 가능한 명문신학교로 세워질 것입니다. 30억원의 재정은 총회는 물론 기여이사, 총신후원이사회 등에서 후원체계를 구축하면 가능합니다.

▲1년간 교단을 이끌면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우리 교단이 가진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며, 특히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개혁신학 전통을 이어가려는 목회자들이 많아서 진리에서 탈선하지 않고 교단을 지켜가려는 열정이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본주의 사상이 전방위로 침투해 오고 있어 위기입니다. 이런 가운데 교단 산하 교회와 노회의 분쟁이 계속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영성회복운동이 일어나야 합니다. 인본주의를 신본주의로 바꾼다면 주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교단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한국교회 연합, 대정부 관계, 교회 이미지 면에서 대사회적으로 기독교의 민낯이 드러났습니다. 기독교에 대한 혐오와 반감이 고착화되어 향후 복음의 문이 닫힐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위기상황에서 드러난 한국교회의 문제점과,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신다면.
=코로나19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그야말로 비상상황입니다. 정부와 소통하면서 강압적 규제가 아니라 교회가 사회의 모범이 되어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가운데 현장예배와 영상예배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어야 하는데, 비대면 방식의 예배라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진 것은 너무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와 반대로 방역 준칙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현장예배를 강행하는 과정에서 교회가 사회의 지탄거리가 된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입니다. 지난번 교단장들이 대통령과의 면담을 통해 국무총리 중심으로 교회지도자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대처하기로 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잘 되리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다가오는 제105회 총회에서 주목할 부분은 무엇이며, 안정적인 105회기가 되기 위해 조언을 하신다면.
=105회 총회는 비상상황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온라인 화상회의로 진행합니다. 총대들이 철저하게 총회가 제시하는 매뉴얼에 따라 참여하신다면 성총회가 될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105회 총회는 큰 이슈나 쟁점은 없는 것 같습니다. 105회 총회장이 강력한 리더십과 유머를 겸비했기에 잘 이끌어 갈 것으로 확신합니다. 105회기가 은혜롭게 진행되도록 교단 모든 구성원들의 기도와 협력을 당부드립니다.

대담=강석근 편집국장
정리=김병국 기자  bkkim@kidok.com
사진=권남덕 기자  photo@kidok.com
영상=박민균 기자  min@kidok.com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