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부총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부총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부총회장)

일반적으로 칼빈주의 하면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하나는 신학이고 또 하나는 교회의 정치원리다. 칼빈은 신학자이면서 목회자였다. 그래서 그는 신학을 교회론에 적용하였는데, 한 마디로 신정주의 정치원리라고 할 수 있다. 칼빈이 처음에 시작한 신정주의 정치원리는 지교회를 통해서 실행한 것이 아니라 제네바 시의회를 통해서 실행하였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 상황으로 칼빈의 장로교회 정치제도를 이해하면 안 된다. 칼빈은 시의회를 통해서 교회를 치리하고 운영하였기 때문이다.

칼빈주의 신학과 교회 정치원리를 개교회에 접목한 사람이 존 낙스였다. 교회의 요소에는 제도가 있고 본질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장로교회의 정치원리나 치리의 본질을 생각하지 않고 어떤 외적인 제도나 치리 형태만을 생각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장로교회의 제도적인 유산만을 이어 받을 것이 아니라, 장로교회의 진정한 본질과 정신 그리고 원리를 알고 지켜야 한다. 그 원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의 머리되심과 왕되심에 있다.

존 낙스가 개교회에 접목한 칼빈주의 장로교회 정치 원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왕적 통치, 머리되심의 치리를 강조했던 것이다. 이 장로교회 정치원리를 멜빌이 화란에 전수를 했다. 그런데 영국 국왕인 찰스1세가 왕권은 하늘로부터 왔다는 왕권신수설을 주장하며 교회도 왕이 통치하고 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때 존 낙스의 후예인 언약도들이 그레이프라이어스 교회에서 하나님과 국가 언약 공동체 서약식을 했다. 예수 그리스도를 교회의 머리요 왕으로 모시는 서약식 말이다.

이러한 언약신앙으로 국가와 싸운 것이다. 수천여 명이 지붕 없는 감옥에 갇히고 1만8000명이 국교도와 싸우면서 순교를 했다. 그때 리처드 카메론은 군중들 앞에서 이런 연설을 했다. “여러분, 어떻게 국왕이 교회를 통치할 수 있습니까? 진정한 교회의 왕이요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뿐입니다. 우리는 오로지 예수 그리스도만을 왕으로 모시는 교회를 이루어야 합니다!”

그러자 정부 토벌군들이 와서 군중들 앞에서 이 사람의 손과 발을 칼로 잘라서 자루 안에 넣고 머리도 잘라서 군인들이 광장에서 축구를 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피의 순교를 하면서까지 예수 그리스도를 모시는 교회론을 지키려했던 그 교회가 바로 장로교회였다. 그때부터 오늘까지 장로교회의 전통은 이어졌고 당회, 노회, 총회가 구성이 된 것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 교회와 총회는 장로교회의 정치원리나 본질보다는 외적인 제도나 정치형태만을 고수하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교회와 노회, 그리고 총회가 정치화 되어가는 것을 본다.

이제부터 우리 교회와 노회, 그리고 총회는 장로교의 본질과 정신을 살리고 예수 그리스도가 왕이 되시고 머리 되시는 총회를 이루었으면 좋겠다. 이번 제105회 총회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한국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왕되심과 머리되심을 회복해야 한다. 장로교회의 모범을 보였던 스코틀랜드 장로교회와 화란 장로교회도 본질과 정신을 잃어버리고 제도적 유산에만 치우쳤을 때, 서로 기득권 싸움을 하며 분열하다 지금은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것을 본다. 우리 총회도 마찬가지다. 장로교회의 본질과 원리보다 외적인 정치적 제도와 행위만을 앞세울 때 쇠락하게 되고 명맥만 유지하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부디 우리 총회는 우리 자신이 정치의 주역이 아니라 하나님을 왕으로 모시고 주인으로 모시는 총회로 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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