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교정상화추진위 2일 긴급 세미나
“공공성 확보 위한 규제, 교육 다양성 위협”

최근 국회에 잇따라 발의된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응하기 위해 기독교학교정상화추진위원회가 주관한 긴급 세미나에서 주요 교단 관계자들이 개정안의 문제점을 청취하고 대안을 논의하고 있다.
최근 국회에 잇따라 발의된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응하기 위해 기독교학교정상화추진위원회가 주관한 긴급 세미나에서 주요 교단 관계자들이 개정안의 문제점을 청취하고 대안을 논의하고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사립학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비롯해 정청래, 박찬대, 서동용, 권인숙, 조승래, 윤영덕 의원 등이 사학법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됐다. 이러한 사립학교법 개정법률안들은 대부분 사학의 공립화 및 공영화를 공고히 하는 방안들을 담고 있어 기독교계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기독교학교정상화추진위원회(위원장:김운성 목사)는 9월 2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긴급 세미나를 열고 ‘사학법 개정이 한국 기독교 사학에 미치는 영향과 과제’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위원회 위원들뿐 아니라 예장합동 김종준 목사와 예장통합 김태영 목사,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직무대행 윤보환 목사 등 주요 교단을 대표하는 교계 인사들도 참석해 함께 해결책 마련에 머리를 맞댔다.

먼저 허종룔 교수(서울교대)가 사립학교 설립 운영의 자유 법리 관점에서 사학법 개정법률안들의 쟁점이 무엇인지 발제했다. 허 교수는 “21대 국회 사학법 입법 추진의 목표는 사학의 자주성을 규제하고 공공성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규정하며 “사학의 특수성과 자주성 보장 없이 공공성 확보를 위한 규제 위주의 개정안은 결국 교육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위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박용진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 중 이사의 인적 구성 개편과 관련해 현행 개방이사 정원 1/4에서 1/2로 대폭 확대하는 내용에 대해서 “이사회의 정체성과 자유성 유지 및 계승이 불가해진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더해, 개정안에 사학 지원에 관한 개정안이 전무한 점, 개정안 모두 사학 규제에 관한 것인 점, 임원승인 취소사유의 확대와 임원 선임의 제한 및 결격 사유 강화 등 사학의 자율적 운영을 훼손하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허 교수는 “사학의 창의성과 다양성의 가치, 역할, 경쟁력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개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사학 문제를 다루는 사학혁신추진위원회에 사학관계자들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박상진 교수(장신대) 또한 “박용진 의원의 개정안은 학교법인의 이사 정수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이사를 개방이사로 선임하도록 하고, 학교의 장을 임용할 때 대학평의원회 또는 학교운영위원회에서 2배수 추천한 인사 중에서 임용하도록 하는 등 사립학교의 자율적 운영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종교계 사립학교의 경우 학교법인이 종교적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법인이사들로 구성돼 종교교육을 실천해야 하기 때문에 더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대안을 무엇일까? 박 교수는 “사립학교법 개정, 재개정의 논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립학교의 현실을 변혁하려는 노력”이라고 단언했다. 덧붙여 “궁극적으로 사립학교법 개정에 대한 대응은 법조문을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립학교의 현실을 개혁해 본래의 사립학교가 존립할 수 있는 현실로 바꾸는 노력”이라며 “가장 강력한 대응은 사립학교의 현실을 뒤바꾸는 비전 제시와 결단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교회 전체가 기독교사립학교 문제를 한국교회의 문제로 인식하고 범교회적, 범교단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더불어 학교법인은 물론 다양한 학교 구성원들의 소리를 경청해 사립학교법 개정 및 재개정의 문제만이 아니라 기독교 사립학교가 존립할 수 있는 기반 형성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총회장 김종준 목사는 “주요 교단의 교단장들이 사립학교법 개정 및 재개정 문제에는 큰 관심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우선 교단장들부터 사립학교법 개정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교단 차원의 선언문이나 성명서를 발표해 교단 목사와 장로들과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그 의식을 다시 교인들에게도 나누며 힘을 합치는 일들을 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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