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의 일생> (최종국 / 쿰란출판사)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각광받는 시대다. 정보나 지식, 자신의 생각을 건조하게 전달하지 않고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 형식으로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좋아 보이기는 하지만 쉽게 엄두를 못내는 작법이다. 이전의 책들을 통해 에스더와 바울의 삶을 소설처럼 팩션(faction)으로 그려낸 바 있는 저자는 이번에는 예수님께 기름 부은 베다니의 여인, 마리아의 이야기를 들고 나왔다.

죽었다 살아난 나사로의 여동생이자, 마르다의 자매인 마리아는 귀한 향유 옥합을 깨뜨려 예수님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부은 여인으로만 인식되기 십상이다. 물론 사실이기도 하지만, 저자는 단편적인 역사를 넘어 마리아의 삶을 상상하고, 그의 마음을 공감하는 가운데 마리아를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 중 가장 강한 사람이자, 예수님의 최고의 제자로 강조하고 있다. 복음서의 기록을 바탕으로 마르다의 죽음부터 시작해 나병환자 시몬의 집에서 예수님의 머리에 향유를 부을 때까지의 과정을 마치 눈으로 보듯이, 때로는 마리아의 가슴에 들어간 듯이 생생하고 재미있는 팩션으로 그려냈다.

저자가 마리아를 예수님의 최고 제자라 여기는 이유는, 마리아가 예수님의 머리에 기름을 붓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죄를 예수님에게 전가하고, 결국 예수님이 구세주라는 것을 분명히 증거하고 고백했다는 점이다. 마리아의 기름 부음에 대해 저자는 “그처럼 나의 죄가 인자에게 넘어가게 되면 나의 삶에서는 그리스도를 아는 향기가 가득하게 되지만, 내가 여전히 죄를 갖고 있으면 나에게서 나오는 악취가 가득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언뜻 낭비 같아 보이는 마리아의 기름부음에 대한 예수님의 응답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가 내게 좋은 일을 하였느니라’(마 26:10)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온 천하에 어디서든지 이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서는 이 여자가 행한 일도 말하여 그를 기억하리라 하시니라’(마 26:13).

저자는 총신신대원과 미국 리폼드신학교를 졸업했으며, 1993년 GMS 선교사로 파송 받아 현재 말레이시아에서 사역 중이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