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지난 19일부터 온라인으로 새벽기도회를 했다. 수요성경공부도 온라인이었다. 주일 예배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온 교우들에게 통지를 했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정말 온라인 전환 후 첫 새벽기도회, 이럴 수 있나 싶었다. 믿기지 않았다. 내심 그래도 몇 사람은 실수로라도 나오겠지 싶었지만 예배당 광경은 ‘인강’ 녹화스튜디오!

이렇게 휑한 예배당은 26년만의 첫 경험이다. 신천지로 인한 확산 시에도 이렇지는 않았다. 그때 적게는 현장에 10분의 1, 재확산 위기 전까지는 35% 정도는 모였었다. 그런데 완전히 텅 빈 예배당에서 외롭게 소리를 높이는 현실이 왜 이렇게 아프게 느껴지는지.

참 말을 잘 듣는 교인들! 방역당국의 행정명령 앞에 이렇게 순종을 잘 하다니? 그래, 그래야지. 정부의 방역 노력, 의료진들의 구슬땀을 생각하면 교회도 적극 협력해야 한다. 참 잘 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생각이 불쑥 올라와서 더 아프게 한다. 방역당국의 행정명령에 이렇게 잘 따라주는 우리들. 그런 우리가 하나님의 엄위하신 명령에 일사불란하게 적극적으로 따라왔던가?

난 이런 반성을 한다. 그러다 보니 눈물이 흐른다. 그래 바로 나다. 내가 그랬다. 질서를 지키고 사회의 안전을 생각하는 것이야 탓할 바 아니지만 난 그것들을 하나님의 명령보다 앞세우지는 않았는지. 어찌 코로나 관련뿐이겠나? 교통법규 준수, 참 잘한다. 패널티 받을까봐. 그러나 하나님께서 부과하실 패널티는 별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말씀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책임을 사회적 또는 법적 책임만큼 비중을 두었었는지?

국가든 권력이든 하나님의 손에 달렸는데 그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은 너무 믿거니 해선지 대충 깔고 간다.

이스라엘 백성 중 단 한 명이 무시한 하나님의 말씀이 공동체의 패배를 가져온 아간 사건을 잘 알고 있다. 그것으로 죽은 자가 얼마인가? 그러나 오늘의 하나님은 너무 봐주시는가보다. 그래서 버릇없어진 그 자녀인 우리는 대충 넘어가고 싶어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다 그 큰 손을 드시면 벌금 300만원으로 끝나지 않을 텐데 말이다.

하긴 하나님께서 세우신 그 권력에 의한 행정명령이라도 잘 지켜야 하나님께서 귀엽게 봐주시겠지. 그렇게 위안 삼으니 좀 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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