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부총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부총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부총회장)

우리 교단의 선진들은 WCC를 반대하며 보수주의 신학을 지키려고 했지만, 원리적 근본주의나 극단적 분리주의도 배격하였다. 이것이 우리 선진들의 아주 균형 있는 판단이고 신앙의 조화를 이룬 것이었다. 한동안 우리 한국교회에 몸살을 일으킨 행사가 부산 WCC 세계대회였다. WCC 유치는 출발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WCC 행사 때문에 한국교회는 크게 분열되고 말았다.

그래서 한동안 한국교회는 WEA를 대안으로 생각했다. 그때만 해도 우리 교단도 WEA에 대해서 비교적 복음적이라며 포용적인 태도를 취했다. 그래서 나도 우리 교단이 WEA에 문제제기를 전혀 하지 않을 때 총회장님의 허락을 받고 한국대회에서 축시를 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이후로 WEA를 연구한 분들에 의해 문제제기가 시작되었다. 작년 104회 총회에서도 WEA와 교류 단절이 이슈로 부상하며 치열한 논의가 있었다. 신학부는 총신대 신대원 교수 5인이 지난 회기 동안 연구한 결과를 소개하며 “WEA가 예장합동이 지켜오고 추구하는 신학적 입장과 크게 다른 점을 찾아볼 수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신학부 발표 후에, 교류 단절을 주장하는 분들은 “WEA가 비진리를 외치는 WCC나 로마가톨릭과 같은 길을 걷고 있으며 포용주의를 표방하는 WEA와 가까이 하다보면 우리의 개혁주의 신앙이 변질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단절해야 한다”고 하였다. 사실 우리 교단은 WEA에 가입한 적도 없고 지지 선언을 한 적도 없다. 나 역시 WEA에 대해서 연구해 보니까 우리 교단의 신학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총회에서는 국제적 연합사역과 신학의 교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해서 결정을 유보하였다.

금번에 총신에서도 총회 전까지 WEA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기로 하였다. 총회는 기본적으로 우리의 신학과 맞지 않는 이상 WEA를 결코 지지하거나 가입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우리 교단이 고립주의와 극단적 분리주의를 추구하자는 것은 아니다. 총신 교수들이 개인적으로 가서 WEA를 개혁신학화 한다거나, 동성애나 이슬람의 잘못됨을 피력하고 세계 교회 생태계를 보호하는 데 기여를 한다면 모르겠지만.

그러나 반대로 아무리 개인적으로 참가를 한다 할지라도 그곳과 교류를 함으로써 오히려 개혁신학이 흐려지고 자유주의 신학에 물들며 세속화되고 포용주의로 가게 될 가능성이 있다면 원천적으로 봉쇄를 해야 할 것이다. 차라리 우리가 고립주의로 가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 신학의 순수성과 정체성은 분명히 지켜야 한다. 진정한 연합사역의 목표는 무엇인가. 신학적 하나됨을 위한 교류가 아니라 오로지 교회생태계를 지키고 반기독교 세력의 공격을 막는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사역적 연대이어야 한다.

예컨대, 포괄적 차별금지법이나 반기독교적 악법, 그리고 이슬람화를 막을 때는 신학이 다르고 신앙의 결이 다르더라도 사역적 연합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총회는 신학적 순수성도 지켜야 하지만 장자교단의 리더십을 행사해야 한다. 우리 교단을 중심으로 해서 한국교회를 지켜야 한다. 이번 총회는 이러한 의식을 바탕으로 퓨리티의 기둥과 유니티의 기둥으로 신학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장자교단의 리더십을 세워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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