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뱅크ㆍ지역아동센터 운영하며 이웃 돌봐
“하나님 손길 잊지 않고 ‘복지목회’ 계속할 터”

참사랑교회는 매년 추석명절을 전후해 이웃을 위한 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참사랑교회는 매년 추석명절을 전후해 이웃을 위한 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코로나19에 침수 피해까지 겹쳐 힘들지만, 도와야 할 이웃을 생각하면 없던 힘도 내야죠.”

지난주 경기도 광주시 광주대로에 위치한 참사랑교회(이배영 목사)를 방문했을 때, 담임목사인 이배영 목사는 며칠 동안 내린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교회를 손보랴, 몽골인 교인들을 위해 내부 리모델링 중인 2층 공사 상황을 살피랴, 1층에 위치한 참사랑푸드뱅크 업무를 보느랴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가난한 이웃을 영적으로 육적으로 살리는 ‘복지 목회’ 실현이 꿈이라는 참사랑교회 이배영 목사.
가난한 이웃을 영적으로 육적으로 살리는 ‘복지 목회’ 실현이 꿈이라는 참사랑교회 이배영 목사.

부산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이 목사가 연고도 없는 경기도 광주까지 오게 된 것 꼭 11년 전의 일이었다. 청년시절부터 부산에서 평신도이자 주일학교 교사, 성가대원 등으로 섬기고 있던 교회 목사님의 권고로 37살에 늦은 나이에 신학을 시작했던 이 목사는 모교회에서 전도사, 강도사, 부목사 과정을 거치면서 교회 개척의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같은 교회에서 함께 집사시절 활동했던 교인이 총신대 졸업 후 목사 안수를 받아 경기도 광주에 교회를 개척해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사역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을 때만 해도 경기도 광주는 낯설기만 한 곳이었다. 그런데 그 목회자가 교회 운영 1년 만에 캄보디아로 선교를 떠난 후 교회가 폐쇄 위기에 이르자, 이 목사에게 경기도 광주에서 목회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받았다.

2010년 지역교회 목회자들과 힘을 합쳐 설립한 참사랑푸드뱅크를 통해 매년 300여 명의 지역 주민들에게 기업 후원으로 지원받은 식료품과 생필품을 나눠주는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2010년 지역교회 목회자들과 힘을 합쳐 설립한 참사랑푸드뱅크를 통해 매년 300여 명의 지역 주민들에게 기업 후원으로 지원받은 식료품과 생필품을 나눠주는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연고라고는 없는 곳이었지만 제가 필요한 곳이라고 하고, 특히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말씀을 전하는 일을 해오던 교회라고 하니 마음이 갔습니다.”

그렇게 11년 전 이배영 목사는 가족들과 함께 경기도 광주의 교인 6명이 전부인 폐쇄 직전의 작은 교회로 부임했다. 월급은커녕, 가족들이 먹고 살 생활비도 빠듯한 상황이었기에 이 목사는 교회도 살리고, 가족들도 굶기지 않고, 지역사회 어려운 주민들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간구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장례지도사 등 온갖 자격증도 그래서 마련한 것들이었다.

“교회 교인들과 간사들에게 함께 지역아동센터와 푸드뱅크 운영을 하는 것을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을 위해 함께 공부하고 기도했었습니다. 그렇게 준비해서 지역아동센터는 6개월 만에, 푸드뱅크는 1년 만에 지자체 허가를 받아 설립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교회 예배당 하나 겨우 운영하던 때라 이 목사는 비영리단체인 푸드뱅크를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사무실, 냉동고, 탑차 등 설비에 대한 비용을 같은 광주시 목회자인 박병근 목사(신현교회)와 원남구 목사(열린교회)에게 지원받아 함께 2010년 ‘참사랑푸드뱅크’를 창립했다.

푸드뱅크 사업은 생산, 유통, 판매, 소비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분의 음식들 혹은 생필품들을 기부업체 및 개인에게 기탁 받아 지역 내 저소득 가정 및 사회복지시설(기관)에 지원하는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수행하는 사역이다. 이 목사가 참사랑푸드뱅크를 설립한 후 매년 광주 지역 기초수급자 등 저소득 가정과 한부모 가정, 조손가정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 300여 가구에게 식재료와 생필품 등 다양한 기업 후원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가가호호 어려운 이웃을 방문하며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그가 베푼 사랑은 이웃들이 교회로 나와 함께 예배함으로써 결실을 맺고 있다.
가가호호 어려운 이웃을 방문하며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그가 베푼 사랑은 이웃들이 교회로 나와 함께 예배함으로써 결실을 맺고 있다.

“그 때는 푸드뱅크라는 개념도 사람들이 잘 모르던 시절이라 주요 회사와 업체마다 직접 찾아다니며 전단지와 명함을 건네주며 홍보를 했습니다. 처음 2년간은 지원을 받지 못해서 자비량으로 겨우겨우 운영해야 했지만, 입소문을 얻어 기업들의 기부와 후원이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매년 평균 30억 원의 식료품과 생필품들을 지원받아 이웃을 돕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3년부터는 매년 인근 청석공원에서 추석명절을 전후해 문화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이웃들을 위한 음악회를 개최하고 있고, 연2회 이마트와 광역푸드뱅크 협조로 300여 가구의 어려운 이웃을 추가로 돕는 사역도 하고 있다. 푸드뱅크도 지역아동센터도 모두 비영리단체이고, 지자체에서 제공받는 것은 근로자 인권비와 공공근로자 지원 정도에 불과해서 교회 형편은 여전히 넉넉하지 않다. 게다가 최근에는 오갈 곳이 없는 몽골인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숙소 겸 예배실인 샬롬관도 공사 중에 있다.

“참사랑교회에 나오는 다수의 교인들은 참사랑푸드뱅크를 통해 어려운 시기에 꼭 필요한 음식과 옷, 생필품 등을 제공받았던 가난한 이웃들입니다. 어려울 때 도와주신 하나님의 손길을 잊지 않고 교회에 나와 함께 예배를 하게 된 거죠. 코로나19 이후로 교인들이 절반 이상, 특히 주일학교 교육을 중단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하나님 말씀을 전하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돕는 일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이 목사의 꿈은 하나다. 바로 옆의 이웃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복지 목회’를 계속해나가는 것. 앞으로 노인대학과 무료 급식소도 운영하고 싶다며 이 목사는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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