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 목사(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자문위원)

최민 목사(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자문위원)
최민 목사(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자문위원)

8월 1일 토요일 새벽 1시30분 텔레비전에서 기다리던 자막이 떴다.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구속영장 발부’. 새벽임에도 짧게 탄성을 질러 본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 얼마나 기다렸던 결과이던가! 검찰이 수사한 결과, 혐의는 인정되었지만 고령이라 혹시나 구속이 안되면 어쩌나 하는 염려도 있었으나 구속이 결정된 것이다.

이제야 막혔던 숨통이 트이고 조여왔던 가슴은 새로운 기대감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이만희 교주의 구속 결정은 고통 가운데 울부짖으며 거리에서 가출한 자녀들을 찾으러 뛰어다니신 부모님들께 큰 위로가 될 것이고, 신천지 종교사기에 허우적거리는 20만의 신천지 신도들에게도 다시 자신의 인생을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된다.

필자는 부교역자 시절 교회 청년이 신천지에 빠진 사건을 계기로 피해자 부모님들의 사연들을 알게 되어 함께 힘이 되어주고자 ‘신천지 아웃’ 활동을 시작하였다. 신천지 복음방, 신천지 센터, 신천지 위장교회, 신천지 본부 등 신천지 교리에 속아 가출한 자녀들이 있을만한 곳을 찾아다녔고 피해자 가족들과 함께 전국을 돌아다니며 신천지 피해 예방 활동을 했다. 그 결과 가출했던 자녀들이 돌아와 회복된 가정도 생겼다. 그러나 아직 회심하지 않아 가정에서 부모들과 마찰을 겪는 자녀도 있고, 신천지 교리에 가스 라이팅(심리적 지배 당함)되어 10여 년이 넘게 가출한 자녀를 둔 가정도 아직 있다.

기억에 남는 것은 추운 겨울 광화문 광장에서의 서명 활동과 크레인 대첩이다. 광화문 광장의 서명활동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촛불시위 기간 동안 피해자 부모들이 사이비 종교 신천지의 패악을 알리며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알리던 활동이다. 또 크레인 대첩은 2019년 신천지의 가장 큰 행사인 만국회의 행사가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있었는데, 이 행사에 피해자 부모들이 대형 크레인 2대를 임대, 동원하여 스피커를 들어올려 행사가 신천지 행사임을 알린 일이다. 모르고 행사에 참석했던 분들이 속아서 신천지 행사에 왔다며 고맙다고 인사하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무단점거하여 행사를 강행하던 신천지에게 큰 타격을 주었던 사건이었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는 3가지 목표가 있다. 이만희의 구속, 신천지에 빠진 자녀(가족)의 무사 귀가, 사이비종교피해방지법 제정이 그것이다. 세가지 전부 어려운 것뿐이다. 그런데 이만희의 구속이 이루어졌다. 전피연의 고소로 코로나 확산에 대한 신천지 늦장대응의 책임을 물어 감염병 예방위반, 그동안의 배임, 횡령, 공공시설 무단점거, 업무방해 등의 혐의가 적용되었다. 계란으로 바위를 쳤더니 변화가 있기 시작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부모가 자녀를 포기하지 않으면 자녀(가족)들이 꼭 돌아올 것이다. 돌덩이와 같은 자녀의 마음일지라도 부모의 피눈물로 녹아내리게 할 것이다.

마지막 사이비종교피해방지법(종교실명제, 사기포교금지와 처벌, 피해자 보상) 제정은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고 한국교회의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 신천지 이후로 다른 사이비들(동방번개, 천상지천 등)이 등장할 것이다. 어쩌면 신천지보다 더 악하여 한국교회와 이 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이러한 사이비 종교로부터 우리의 사회와 교회, 성도를 지키려면 이제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 법은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제 한국교회가 사이비종교피해방지법의 필요성에 공감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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