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은 목사의 독서대학]

소수의 사람과 집단이 정보를 독점하던 시기가 있었다. 정보가 돈이고 권력이었으며, 명예의 마중물이었다. 제한된 정보만 대중에게 제공되었다.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말 그대로 ‘아는 것’이 힘인 시대였다.

세월은 흘렀고 시대는 변했다. 정보의 홍수시대를 넘어 ‘쓰나미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예전이라면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정보들이 사방에 널려있다. 그래서일까? 요즘 사람들, 똑똑하다. 모르는 것이 없다.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가정주부, 나이 많은 노인들과 아이들도 예외는 아니다.

성도들도 마찬가지다. 똑 소리 난다. 예전이라면 그냥 참고 넘어갈 일들, 목사를 신뢰하고 맡겼던 일들에 대해서 자신들의 목소리 내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교회 내외적인 정보가 늘며 동시에 생각도 많아졌다. 교회 안에서도 자신들의 권리와 자리, 역할을 더 구체적으로 논한다. 이러한 변화를 부정적인 시각에서만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목회자에게 집중되어 있던 역할, 책임이 분산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도 적지 않다. 그러한 가운데 부인 할 수 없는 사실. 요즘의 목회, 쉽지 않다.

아이러니 한 것은 똑똑해 진 것처럼 보이는 그들에게 보이는 부족함, 바로 사고력이다. 쏟아지는 정보에 아는 힘은 자랐지만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은 현저히 떨어졌음을 많은 전문가들이 이야기한다.

넘치는 정보 속에서 사고력을 키우는 일은 사람들에게 더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사진은 필자가 20년 이상 방학기간 진행해 온 10박 11일 ‘책 쓰기 캠프’의 모습.
넘치는 정보 속에서 사고력을 키우는 일은 사람들에게 더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사진은 필자가 20년 이상 방학기간 진행해 온 10박 11일 ‘책 쓰기 캠프’의 모습.

나는 2018년 5월, 작가로서의 사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후로 지금까지 여섯 군데 출판사와 9권의 책을 계약, 여섯 권의 책이 출간되었다. 책을 기획하고 집필하는 과정 가운데 출판사의 편집자들이 하나같이 요구하는 내용이 있다. 글을 쉽게 써달라는 것이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책이지만 중2 수준에서 읽을 수 있게 써달라고 요구한다.

요즘 10대는 몰론 2~30대의 독해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걱정한다. 어떤 편집자는 ‘독자는 생각하기를 싫어한다. 저자는 주제를 친절하게 생각하고 요리하여 독자로 생각 없이도 감동할 수 있는 글을 제공해야 한다. 그것이 대중서고 베스트셀러의 조건이다’고까지 표현했다. 대중을 어리석은 존재로 보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지도자의 자리에 선 이들이 인식해야 할 오늘 목회 사역의 현장, 기억해야 할 초기값에 대한 문제다.

은혜로 구원받은 우리들에게는 부여된 사명이 있다. 크리스천으로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한 ‘파워 크리스천’ 되도록 돕는 일이다. ‘정보력 업(up), 사고력 다운(down)’된 상태는 성도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목회자도 결코 자유롭지 않다. 시대의 사명자로 부름 받은 목회자들은 여호와를 깊이 생각하고, 세상을 깊이 생각하고, 인간을 깊이 생각하는 존재여야 한다. 쏟아지는 정보를 자신의 것인 양 읊조리는 똑똑함 너머 지혜의 통찰자로 서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시대 목회자의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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