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ㆍ기감, 심각한 우려 표명 … 지도부 “무겁게 받아들인다”

지난 4월 총선 직후 교회협이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성명을 낸 데 대해 내부적으로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이홍정 목사·이하 교회협)가 7월 23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제68회기 제3차 정기실행위원회를 진행했다. 회의에서는 정식 안건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총회장:김태영 목사·이하 예장통합)가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와 관련해 문제를 제기한 부분이 주목받았다. 예장통합은 이번 실행위에 앞서 교회협에 공식 질의서를 보내 차별금지법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의견 수렴 과정에 불만을 표시했다.

이날 예장통합 직전 총회장 림형석 목사는 “본 교단은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는 일에 대해서 반대한다”며 “성명서 발표 과정에서 회원 교단의 협의와 합의 도출이라는 협의회적 친교의 구현에 충실했는지 질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률적, 제도적 미비점을 안고 있는 사안에 대한 법리적 검토를 언급하지 않은 채 조속한 입법을 촉구한 데 대해 문제 삼고, 특정 사안에 대한 입장을 내놓기 전 회원 교단 간 의사를 협의하고 타진할 제도적 장치에 대한 검토 및 재정비를 요청했다.

교회협의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에 대한 내부의 반발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직무대행:윤보환 목사ㆍ이하 기감)는 5월 14일 현직 감독들의 모임인 감독회의에서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이후 서울연회 원성웅 감독이 대표로 이홍정 총무와의 면담을 통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교회협의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예장통합과 기감의 이 같은 입장에 이 총무도 “회원 교단의 질의와 의견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날 총무 보고에서 “교회협은 회원교단과 기관들에서 대표성을 위임받아 파송된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협의회적 과정을 통해 합의된 입장을 도출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협의회적 의사결정과정이 상호존중의 자세로 합리적인 절차를 통해 보다 진지하게 이루어짐으로 협의회적 친교와 지속 가능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총선 다음날인 지난 4월 16일 정의평화위원장 명의로 발표한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글에서 교회협은 차별금지법의 조속한 제정을 요구하며 보수 교계 및 시민단체의 규탄 움직임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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