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70주년 기획] 70프로젝트, 또 같이 우리 ⑦남과 북 잇는 통일운동 단체들

남북 분단 이후 통일은 국가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에도 가장 우선시되는 사명 중의 하나였다. 기독교인들은 골방에서 남북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했고, 나아가 광장에 모여 통일을 염원하며 기도하고 통일을 이루실 하나님을 찬양했다. 자연스레 한국교회 안에는 통일을 염원하는 지식인들과 목회자, 활동가들이 단체를 결성했다. 단체들은 성격이나 운동방향 등이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남북한 평화통일이 한국교회의 역사적 과제라는 점에 공감하며 저마다 사역에 힘쓰고 있다. 평화통일의 가교가 될 주요 기독교 통일운동 단체들을 소개한다.<편집자 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기념해 한국교회총연합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평화통일연대, 지역 교회연합회 등의 단체들이 연합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DMZ평화손잡기’ 행사를 가졌다.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기념해 한국교회총연합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평화통일연대, 지역 교회연합회 등의 단체들이 연합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DMZ평화손잡기’ 행사를 가졌다.

평화통일을위한연대

평화통일을위한연대(이사장:박종화·상임대표:강경민, 이하 평통연대)는 기독교적 관점에서의 통일담론을 제시하자는 생각으로 설립됐다. 2010년 설립된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이하 평통기연)로 시작해, 2016년 통일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지평을 넓혔다.

남북관계 현황이나 한반도 평화에 관련된 좌담회와 포럼, 성명서 발표, 통일대회 등 각종 사역을 해오는 가운데 무엇보다 평통연대의 주요 관심은 보수와 진보를 통합하는 통일담론 제시였다. 정치계뿐만 아니라 교회 내에서도 통일 문제에 있어 보수와 진보가 나뉘고, 그것이 주된 이슈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통일담론이 절실하다는 판단이었다.

강경민 상임대표는 “기독교계가 추구하는 것이 복음통일은 분명하지만, 복음이 과연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각각 해석이 다르다. 복음이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나눔이 필요하고, 최소한 이것이 복음이고 복음의 정신이라는 것이 공유될 때 비로소 복음통일이란 말을 의미 있게 사용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평통연대는 올해부터 사역에 변화를 시작했다. 기존의 평화담론 제시 외에 남북상생사업과 동북아평화교육을 추진키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운영위원회 산하에 남북상생본부, 동북아평화교육원 등을 신설했다.

남북상생본부는 대북지원을 전담하는 부서로, 과거 남북나눔운동을 통해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하던 것을 평통연대 차원에서 직접 대북지원을 실시하고, 남과 북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만들자는 계획이다. 평통연대는 이미 지난해 미국의 한 NGO와 협력해 북한 양묘장 건설을 지원하기도 했다. 아직 계획 단계인 동북아평화교육원에서는 남북한 청년들만 아니라 일본, 중국 청년들의 상호 방문과 교육을 통해 동북아 평화의 토대를 쌓는다는 생각이다.

평통연대는 새로운 사업 전개와 함께 평통연대 사업의 대중화에도 힘쓸 계획이다. 강경민 대표는 “그동안은 전문가 중심으로 평화담론을 형성해왔다면, 이제는 운동의 방향을 대중들이 참여하는 구조로 바꾸려 한다. 대중이 평화운동과 평화통일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려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평화연구원 포럼.
한반도평화연구원 포럼.

한반도평화연구원

한반도평화연구원(이사장:김지철·원장:윤덕룡, 이하 KPI)은 대표적인 기독교계 통일운동 싱크탱크이다. 1993년 설립된 범기독교계 대북지원단체인 남북나눔운동 산하 남북나눔운동연구위원회(위원장:이만열)를 모태로 한다.

북한과 통일 문제는 하나의 학문 영역이 아니며, 여러 분야 학자들의 참여와 교차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남북나눔운동은 연구위원회를 조직했다. 연구위원회는 1993년부터 2006년까지 월례세미나를 134회 실시하고, 북한 및 분단국들을 방문하고 연구했다. 남북나눔운동의 대북지원에 함께 참여해 모니터링을 하고, 지원과 관련해 자문을 하기도 했다. 그후 2007년 독립된 싱크탱크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KPI가 설립됐다. 설립에는 김지철 김동호 오정현 이동원 홍정길 목사 등이 주축이 됐으며, 많은 교회와 학자들이 설립에 참여했다. 현재 연구원에는 보수성향 학자와 진보성향 학자를 아울러 91명이 연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모두 박사 학위를 갖고 있거나 그에 준하는 전문가들이다.

KPI는 통일운동 싱크탱크답게 남북한과 통일과 관련한 정책 연구와 대안 제시에 힘쓰고 있다. 과거 남북나눔운동연구위원회가 커뮤니티나 내부모임에 집중했다면, KPI로 전환된 후에는 연구물들을 사회에 내놓고 여론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매년 2건 정도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4차례 정도 학술포럼을 진행한다. 또 연구 결과물들을 단행본으로 출간하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두 차례 한반도평화포럼을 개최하고, 미래나눔재단과 함께 특별공동포럼을 개최했다. 또 기독교통일학회, 온누리교회 통일위원회와 함께 ‘복음-평화-통일 콘퍼런스’를 공동개최하기도 했다. 올해도 한반도평화포럼과 공동포럼 등 4차례 포럼을 개최하고, 코로나19와 관련해 공동콘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KPI는 통일 관련 연구와 활동에 한국교회의 기도와 관심을 요청했다. 이창현 사무국장은 “통일과 한반도 평화는 시간적으로는 장기적인 과제고, 범위로는 우리 일상 전반과 연관돼 있으며, 구조 또한 복잡하다”며 “누군가는 장기적이고 복합적으로 연구를 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KPI가 사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철원 복음통일 기도성회.
철원 복음통일 기도성회.

평화한국

2007년 4월 창립된 평화한국(이사장:임석순·상임대표:허문영)은 통일부 등록 NGO로 타 단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독교적 색채가 강하고, 대중적 접촉점이 넓다.

평화한국은 1986년부터 통일 관련 연구와 강의를 해온 허문영 박사가 설립을 주도했다. 평통기연과 남북나눔운동연구위원회 창립에 참여하기도 했던 허 박사는 통일운동을 해오던 가운데 복음주의 통일운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절감했다. 허 박사는 “지난 75년 동안 분단된 한국 사회의 통일정책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힘으로 하는 통일이었는데, 그것은 6·25전쟁으로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또 하나는 70년대부터 시작된 대화통일로, 50년 동안 그것을 추진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북한의 핵무기 개발로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복음통일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복음에 기초하고, 하나님의 은혜에 시작되고 완성되는 통일이다.

평화한국은 세이레평화기도회, 금식기도운동, 통일아카데미, 청년민간공공외교, 대북인도적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이중 대표적인 사역으로는 세이레평화기도회를 들 수 있다. 평화한국 설립과 동시에 시작된 세이레평화기도회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21일 동안 기도했던 다니엘처럼 한반도 복음통일을 위해 교단, 교파를 초월해 지역교회와 선교단체, NGO 등이 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시간으로, 2007년 첫해에는 임진각에 1만명이 모여 기도회를 가졌다. 올해는 6월 5일부터 25일까지 전국 교회와 단체를 순회하며 기도회를 가졌다. 기도회에는 전국 8개 도시에서 17개 교회, 해외에서 5개 교회, 그리고 6개 선교단체가 동참했다.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DMZ평화손잡기’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반도 평화의 길, 어깨 나누며 가다

기독교 통일운동 단체들은 자체 행사뿐 아니라 연합모임을 통해 결속력을 다지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길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4월 27일에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기념해 한국교회총연합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평화통일연대, 지역 교회연합회 등의 단체들이 연합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DMZ평화손잡기’ 행사를 가졌다. 교회 성도들을 비롯해 25만명의 시민들은 휴전선 비무장지대(DMZ) 서쪽 끝 강화도부터 동쪽 끝 고성까지 손을 잡고 한반도 평화를 염원했다. 한국교회총연합회는 경기도 연천에서 평화손잡기 행사를 갖고 “한반도 74년 분단을 종식하고 평화통일로 나아가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한국교회 평화 연합예배.
한국교회 평화 연합예배.

올해는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어느 해보다 통일을 염원하는 모임과 행사가 많았다. 1월 29일부터 2월 1일까지 열린 서울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열린 ‘2020 통일코리아선교대회’에는 부흥한국, 평화한국, 예수전도단, SFC 등 7개 단체 회원들이 참석해 한반도의 평화와 상생, 그리고 통일을 기원했다.

6월 25일에는 평화한국, 북한교회연구원, 통일선교아카데미, 크로스로드, 부흥한국 등의 단체들과 교회들이 연합해 철원제일교회 복원기념예배당에서 ‘한국교회 평화연합예배’를 드렸다. 6·25전쟁 때 대부분의 건물이 파괴돼 남북 분단의 비극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예배당에서 참석자들은 한반도의 하나 됨을 소망으로 복음통일을 기원했다. 평화연합예배에서는 ‘통일비전선언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평화연합예배 참석자들은 선언문에서 남과 북이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와 평화를 이루기 위한 방편으로 △평화연합예배 △금강산 기독교수양관 복원프로젝트 △평양 산정현교회와 남산현교회 복원프로젝트 △DMZ유엔평화대학 건립프로젝트 등을 제안했다.

같은 날 철원노동당사 광장에서도 복음통일을 염원하는 기도성회가 열렸다. 철원군기독교연합회를 중심으로 강원도 각 시군기독교연합회, 북한기독교총연합회,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등이 함께 한 기도성회에는 전국에서 600여 명의 성도들이 참석해 복음통일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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