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차별금지법 촉구안 막아낸 나인권 장로
지방의회 차별금지법 촉구안 막아낸 나인권 장로
  • 정재영 기자
  • 승인 2020.07.27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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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CE 회장 출신 … “악법 막아야” 의지 지켜

“성소수자 문제는 다르게 접근해야”

전라북도의회 임시회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안에 대한 반대발언으로 부결을 성사시킨 나인권 의원.
전라북도의회 임시회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안에 대한 반대발언으로 부결을 성사시킨 나인권 의원.

전라북도의회 제374회 임시회가 열린 7월 16일, 회의 중 의제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건의안’이 상정됐다. 정의당 비례대표인 최영심 의원 등 9명이 발의한 이 안건은 제21대 국회에 발의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조속히 제정하라는 내용이었다.

약 8분간에 걸친 제안 설명을 통해 최 의원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등에 따라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차별로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면서 “‘사회적 합의’라는 또 다른 차별의 이름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설명을 마치자 의장이 반대의견 여부를 물었다. 분위기상으로는 별 이의 없이 만장일치로 건의안이 통과될 것처럼 보였다. 곧바로 가결 선포가 이루어질 찰라, 한 사람이 손을 들고 앞으로 나왔다. 김제 출신의 초선 나인권 의원이었다.

나 의원은 약 2분간에 걸친 짧은 발언시간 동안 동성애가 지닌 사회적 심각성, 차별금지법이 통과될 경우 나타날 가정과 다음세대의 혼란상, 그리고 이 법안을 통과시켜서는 안 될 이유들에 대해 조목조목 짚으며 ‘악법 중에 악법’이라는 표현으로 반대 발언을 마무리 지었다.

이어진 표결에서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예상을 뒤집고 찬성 11표, 반대 22표, 기권 3표 등 압도적 차이로 건의안이 부결 처리된 것이다.

“반대발언을 하면서도 솔직하게는 건의안이 결국 통과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지 만장일치 결의만은 막아야겠다는 마음,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고픈 마음으로 별 준비도 없이 급하게 나선 것입니다. 많은 동료의원들의 지지표가 나와 저도 놀랐습니다.”

나인권 의원은 2018년 실시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김제시2선거구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해, 제11대 전북도의원에 당선됐다. 그보다 앞선 2002년에는 김제 새순교회(홍석재 목사) 장로로 임직해 성실히 섬겨왔으며, 2007년에는 기독청장년면려회전국연합회(전국CE)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특히 동성애와 차별금지법 반대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온 전국CE에서의 활동경험이 결정적인 순간에서 나 의원이 큰 역할을 하도록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 목소리를 높여온 전북교계는 물론 반동성애 진영 전체가 대대적 환영분위기이다.

반대로 촉구건의안 통과에 이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까지 일사천리로 이루어지길 기대했던 편에서는 격앙된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당장 정의당 전북도당이 나인권 의원에게는 ‘도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한다’면서 더불어민주당에도 나 의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나 의원은 갑자기 포괄절 차별금지법 찬반논란과 관련된 관심의 시선들이 자신에게 쏠리는데 대해 일단 부담스러워하는 한편으로 큰 책임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앞으로 동성애 문제에 대해 더 깊은 공부가 필요하겠다고 여겨, 관련 자료들을 열심히 수집 중이라고 밝힌다.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당연하며, 기독교인들이 더욱 앞장설 일이지만 성소수자 문제만큼은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의식을 더 많은 정치인들 특히 국회의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더욱 깊은 사명감을 품고 교육하며 훈련하는 역할을 수행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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