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에 비대면 사역 진력

1984년 총신 학생들이 처음 시작한 낙도단기선교는 지난겨울까지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었다. 사람이 적어도, 돈이 부족해도, 기상이 험해도 포기하는 법을 몰랐다. ‘땅 끝’을 향하는 신학도들과 젊은이들의 발길은 매년 두 차례씩 꾸준히 이어졌다.

보길도 예송교회에서 예배당 도색 작업에 한창인 낙도선교팀.
보길도 예송교회에서 예배당 도색 작업에 한창인 낙도선교팀.

코로나19바이러스가 온 세상을 덮친 올해에도 마찬가지였다. 낙도선교회(대표:박원희 목사)는 제68차 단기선교를 7월 6일부터 11일까지 전개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복음을 전파해야 한다는 선교정신으로 도전했다.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일단 멤버 모집부터가 쉽지 않았다. 어렵게 모인 신학생들의 숫자는 20명, 교회 참가팀도 10교회에 불과했다. 지난해에 비해 80% 가량 줄어든 숫자였다.

낙도 현지 상황은 더 좋지 않았다. 평소 같으면 어서 오라며 반겨주었을 섬들에서까지도 탐탁해하지 않는 반응이 나왔다. 심지어 아예 선교팀이 들어오는 것을 주민들이 거부해, 배에서 내리지도 못한 채 돌아와야 했던 경우도 발생했다.

하지만 모두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분들이었기에 좌절은 없었다. 처음부터 2회 이상 낙도단기선교에 참여한 경험을 가진 신학생들로만 팀을 꾸려 정예화했고, 팀별로 분산해 이동하고 매일 멤버들의 마스크 착용과 발열 체크를 철저히 하는 등 감염예방에 만전을 기했다. 파송예배도 보고대회도 이번에는 전부 생략했다.

무엇보다 이번 단기선교는 ‘비대면 선교’에 집중하기로 전략을 짰다. 코로나19라는 특수상황에 맞추어 개인별 접촉 중심이 아닌 교회별 숙원해결 중심으로 사역을 전개하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마을 이장이나 섬 목회자들과 사전에 충분한 교감을 쌓고, 예배당 도색과 보수공사 혹은 교인들과 주민들 대상 이미용 봉사 등 주로 봉사활동에 주력했다. 특히 이미용 봉사의 경우는 희망 주민들에 한해서만 서비스를 제공했다. 밋밋하고 감동 없는 사역이 될지 모른다는 걱정이 컸으나 결국 기우였음이 드러났다.

“사람들을 만나지 않고, 복음전도도 하지 않는 선교가 선교일까를 염려하면서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하루 종일 예배당에 페인트칠을 하면서 생각을 다시하게 되었습니다. 선교는 교회가 성장하고, 낙도목사님이 선교를 더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역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총신대 신학과 졸업반인 김호정씨는 이처럼 ‘선교’의 참 목적을 개인적으로 새롭게 발견하는 시간이 됐다고 이번 사역에 의미를 부여한다. 같은 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정아론씨도 비슷한 듯 조금 다른 경험을 했다.

“군입대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참여하는 단기선교였습니다. 페인트 작업을 하는 내내, 혹시 비가 내리지 않을까 염려했습니다. 놀랍게도 작업 기간에는 단 한 방울도 내리지 않던 비가, 저희 일정을 마치고 섬을 나오는 날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지요.”

8월까지 낙도선교회의 단기사역은 교회팀 중심으로 계속 이루어진다. 앞으로도 10여 교회가 작은 섬들을 찾아가 복음을 위한, 교회를 위한 값진 땀을 흘리고 돌아올 것이다.

박원희 목사는 “비대면 선교라는 낯선 방식이 심히 어색하더라도 지혜롭게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무엇보다 선교에 참여하는 모든 지체들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누리고 기뻐하기를” 축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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