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태 목사의 오목조목 대구골목 이야기]

동성로는 대구읍성이 헐리고 그 자리에 새로 난 길이다. 앞서 오목조목 대구골목 11번째 이야기에서도 말했듯이 친일파 대구군수 박중양에 의해서 대구읍성이 허물어지고 난 뒤 바로 그 자리에 신작로가 만들어졌고, 대구읍성의 동쪽 성벽에 해당하는 길을 동성로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동성로는 대구 제일의 중심가이자 수많은 경제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이며, 대구의 청춘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젊음의 거리이기도 하다.

동성로는 대구의 교회들이 퀴어축제와 영적 전투를 치르는 현장이자, 크리스마스트리 축제를 통해 복음을 선포하는 통로이다.
동성로는 대구의 교회들이 퀴어축제와 영적 전투를 치르는 현장이자, 크리스마스트리 축제를 통해 복음을 선포하는 통로이다.

동성로를 걷다보면 그 자체로 거리의 박물관을 체험할 수 있다. 대구시는 대구읍성의 돌을 모아서 동성로 곳곳에 깔았다. 그래서 이 거리를 다니는 중에 군데군데 울퉁불퉁한 바닥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그것이 대구읍성의 성벽을 이루고 있던 돌들이다.

또한 동성로 거리에는 15미터마다 동판 표식을 만들어서, 이 길이 예전 대구읍성의 성벽이었음을 표시하고 있다. 가로등에서도 대구읍성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데, 가로등의 높이 3.5m는 당시 대구읍성의 높이 그대로를 나타낸 것이다. 동성로를 걸으며 바닥의 음성 표식을 찾아보고, 세워진 가로등을 보면서 110년 전 대구읍성의 풍경을 상상하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수 있다.

동성로에서는 매년 영적 전쟁이 벌어진다. 동성애자들이 퀴어축제를 벌이는 장소가 바로 동성로이기 때문이다. 2009년부터 시작된 대구퀴어축제는 서울 다음으로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동성애자들은 ‘동성로’라는 이름을 자기 멋대로 차용해서 이 거리를 마치 자신들의 해방구처럼 만들려고 한다.

올해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동성로에서 퀴어축제가 열리지 않게 되었지만, 매년 6월이 되면 대구 교회들은 하나님의 뜻과 어긋나는 동성애 세력들과 영적전쟁을 벌여야 한다. 대구의 교회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해서 주목하며 기도해야 하는 길이 바로 동성로이다.

동성로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대구의 교회들이 내놓은 대안은 ‘빛으로 오신 예수’이다. 이 슬로건은 동성로 크리스마스트리 축제의 주제이다. 대구가 예수님의 사랑으로 변화되기를 바라는 마음, 대구 시민들이 기독교문화를 접할 기회를 제공함으로 대구의 복음화를 꿈꾸는 소망이 이 축제에 담겨있다.

겨울이 다가오면 동성로는 크리스마스트리와 반짝이는 전구들, 그리고 찬양소리로 가득한 거리가 된다. 작년에도 청라언덕에서 출발해서 3·1운동 계단과 구 제일교회를 거쳐, 동성로 일대를 군악대와 함께 행진하면서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전했다. 대구의 각 교회에서는 동성로 중앙의 무대에서 찬양과 몸짓으로 빛으로 오신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고, 대구시민들에게 복음을 선포한다. 올해 겨울에도 동성로는 크리스마스트리와 찬양으로 가득할 것이다. 그 찬양이 1년 내내 동성로에 가득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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