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성 교수 “개척방식 반성하고 꼭 필요한 지원을”

김한성 교수가 교회개척을 예배당 건축과 동일시하는 관점을 전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김 교수는 <선교지에 어떤 교회를 세울 것인가?>라는 신간에서 건물이 아니라 믿음의 공동체를 세우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한성 교수가 교회개척을 예배당 건축과 동일시하는 관점을 전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김 교수는 <선교지에 어떤 교회를 세울 것인가?>라는 신간에서 건물이 아니라 믿음의 공동체를 세우는 일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선교계도 본의아니게 구조조정 국면에 처했다.

시간이 갈수록 선교비 감소와 선교사역 영역의 제한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차제에 한국교회의 해외교회 개척방식을 반성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김한성 교수는 7월 8일 더은혜교회(오태규 목사)에서 <선교지에 어떤 교회를 세울 것인가?>(예영커뮤니케이션)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해외 교회 개척 지원은 불요불급한 경우만 지출하고 믿음의 공동체를 먼저 세운다는데 무게 중심을 두자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개교회나 개인이 선교지에 직접 재정지원을 하기 보다 한국인 선교사나 국내 선교단체에 지원 또는 기부 하는 방식으로 후원의 방향을 전환해 나가는 것이 공생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2019년 12월 현재 한국인 선교사는 2만8039명이며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만4526명이 교회개척을 주로 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교회개척 위주의 선교는 성경적도 아니고 한국교회 선교의 전통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구한말 한국에 온 선교사들은 한국인들이 교회를 스스로 개척할 것을 기다렸다는 기록들을 발견할 수 있고, 1910년대 한국의 박태로 등 산동성 선교사들, 1950년대 최찬영 김순일 등 태국 선교사들, 1970년대 전재옥 등 여성선교사들 역시 예배당 건축이 사역의 핵심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교회개척이 주 사역이 된 데에는 한국교회의 경제발전이 촉매가 됐다는 말이다. 김 교수는 예배당 건축 지원은 그 자체로는 좋은 일이지만 그 방식이 현지교회의 형편, 즉 신앙의 자립도를 고려하지 않고 한국교회 관점으로 지원하다보니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것은 △웃자람 현상 △책임의식 저하 △한국교회 재정의 오남용 △현지 정부와 종교세력에게 불필요한 관심 받음 △현지교회 자립기회 박탈 △선교사들에 대한 오해 불러 일으킴 등 부정적인 현상이 그것이다. 김 교수는 실제로 예배당을 지어줌으로 인해 현지 교회 자립과 성장이 오히려 저해된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럼 어떻게 지원을 해야 할까? 김교수는 “건축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면서 “학교, 교도소에 예배당을 짓는 것이나, 기관에 필요한 자재나 설비 구축, 고아원이나 병원 등의 건립이나 리모델링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 김 교수는 “재난 피해를 입은 경우의 지원도 좋다”고 추천했다. 이어 김 교수는 “선교지에 직접 현금을 전달하는 식을 지양하고 한국인 선교사를 통하거나 한국 선교단체들에 선교비를 기부한다면 더욱 건강한 선교를 가능케 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김 교수의 제안은 △건물 중심에서 사람 중심 △목회자 편중에서 평신도전문인으로 확대 △개인보다 단체를 지원 △한국교회 입장보다 현지에 대한 이해를 우선하자는 것으로 향후 선교계의 방향전환에 참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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