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지원으로 화해 물꼬 튼 교회, 평화 역할 회복해야
대북지원으로 화해 물꼬 튼 교회, 평화 역할 회복해야
  • 박민균 기자
  • 승인 2020.06.29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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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6·25전쟁 70주년/70프로젝트, 또 같이 우리] ③한국교회, 피스키퍼에서 피스메이커로
새로운 전환기 맞아 복음의 섬김정신으로 적대관계 청산 이끌자

세계는 30년 전에 이념에 따른 냉전시대를 종식했지만, 분단의 대치 상황에서 70년을 보낸 한국은 좌우이념 갈등이 첨예하다. 한국교회가 그 이념갈등의 중심에 서 있는 현실이 더욱 괴롭다.

세계가 냉전을 유지하던 시대, 한국교회의 반공주의는 성장주의신학과 함께 의미를 가졌다. 신학적 성장주의는 성도들에게 물질의 축복에 대한 신앙적 타당성을 부여하면서, 대한민국 산업과 경제 발전에 힘을 실었다. 신학적 반공주의사상 역시 대한민국이 사회주의를 거부하고 자본주의 사회를 정착시키는 것에 기여를 했다. 남한이 경제적으로 북한에 앞서기 시작한 80년대까지, 세계가 냉전시대를 종식하기 전인 80년대 후반까지, 한국교회의 성장주의신학과 반공주의사상은 대한민국을 지키는 ‘피스키퍼’ 역할을 감당했다.

1990년 한국 사회와 교회는 세계사적인 전환기를 맞았다. 정치적으로 소련이 붕괴했다. 중국은 실제적인 자본주의 사회로 방향을 전환했다. 냉전의 종식이었다. 경제적으로 남한은 북한을 월등히 앞서기 시작했다. 북한은 90년대에 들어서서 식량난으로 수백만 명의 주민이 아사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식량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2019년 유엔식량기구(FAO)는 “90년대 이래 북한의 식량부족 현상이 악화해 왔으며, 현재 북한의 기아인구는 800만 명 이상”이라고 보고했다.

좌우이념의 냉전시대가 저물어가던 1990년, 한국교회는 보수와 진보 교회들이 힘을 합해 대북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6·25전쟁으로 인한 반공주의와 적대적 대북관을 극복하지 못한 채, 다시 이념갈등의 중심에 서 있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평화와 갈등 상황이 반복하는 한반도에, 한국교회의 역할이 필요하다. 2019년 4월 총회 임원과 통일준비위원들이 북한을 방문해 산림총국 관계자들과 나무심기운동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자리를 함께 했다.
좌우이념의 냉전시대가 저물어가던 1990년, 한국교회는 보수와 진보 교회들이 힘을 합해 대북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6·25전쟁으로 인한 반공주의와 적대적 대북관을 극복하지 못한 채, 다시 이념갈등의 중심에 서 있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평화와 갈등 상황이 반복하는 한반도에, 한국교회의 역할이 필요하다. 2019년 4월 총회 임원과 통일준비위원들이 북한을 방문해 산림총국 관계자들과 나무심기운동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자리를 함께 했다.

정치적 경제적 전환기를 맞은 1990년 당시의 한국교회는 시대의 변화를 읽고, 사회에 앞서서 변화를 이뤄갔다. 군사정권 아래에서 ‘통일’이라는 말도 꺼내지 못할 때, 진보적 교회들은 남북 화해와 통일을 촉구했다. 그리고 1990년 3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산하 사랑의쌀나누기운동본부를 통해서 쌀 1만 가마를 보내며, 한국교회는 최초로 대북 인도적 지원에 나섰다. 반공의식이 투철했던 보수적 교회들도 북한을 선교적 대상으로 여기며 ‘북한선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다가올 남북통일에 교회의 역할을 모색하던 보수와 진보의 교회들은 1993년 남북나눔운동을 설립했다. 한국교회가 신학과 정치적 다름을 극복하고 대북지원을 위해 조직한 최초의 엔지오(NGO)였다.

북한이 식량난을 겪으면서 대규모 아사자가 나올 때, 한국교회는 북한 식량난 해결과 경제회복을 위해서 대북경제봉쇄 정책 철회를 요청하는 성명서까지 발표했다. 성명 발표에 그치지 않고 북한에 쌀과 의약품을 보내기 위한 전국적인 캠페인을 벌였다. 한국교회가 주도한 이 캠페인에 종교계와 법조계, 각 종 사회단체 100곳이 참여했다.

보수적인 교회를 대표하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도 1996년 북한돕기 모금운동을 진행해서 2억원을 모금했다. 1997년 4월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밀가루 630톤을 보냈고, 8월에 밀가루 2500톤과 분유 26톤을 또 보냈다. 이후에도 옥수수 1500톤(2억2000만원 상당) 지원, 의류보내기운동을 통해 겨울옷 21만벌과 방한복 1082박스를 보냈다.

한기총을 비롯한 보수적인 교회들의 대북지원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2000년대 후반까지 지속했다. 한기총은 교회협과 함께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발표한 <6·15 남북 공동선언>을 기념하는 기도회를 개최하고 협력했다. 2004년 북한에서 용천폭발사고가 발생하자, 45억원이 넘는 의약품과 의료장비를 지원하고 1억원 상당의 긴급구호품까지 전했다. 2007년 북한에 수해가 발생했을 때도 ‘북한 수재민돕기 한국교회 공동모금’을 진행해 시멘트를 비롯한 건설장비 15억원 상당을 지원했다.

1990년 이후 20년 동안 쌓아올린 한국교회의 대북 지원과 선교정책은 2010년 천안함 사건으로 급속히 얼어붙었다. 진보와 보수의 교회는 다시 분열했고, 좌우이념논쟁까지 끌어들이며 대립하는 상황까지 맞고 있다.

평화통일연대 윤은주 사무총장은 “한국교회의 대북지원은 긴급구호에서 시작해 북한을 개발하는 사역으로, 북한의 여건과 필요에 맞는 지원으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다시 불거진 이념논쟁에서 보듯 “반공시대의 적대적 대북관을 극복하지 못했고, 민족의 화합을 이끌 교회의 통일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한계를 지적했다.

한국교회는 2000년대에 들어서서 성장주의 신학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폐기했다. 하지만 반공주의에 바탕을 둔 적대적 대북의식은 폐기시키지 못한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2018년 다시 남북 정상이 만났다.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남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회담을 가졌다. 하지만 6·25전쟁 70주년을 맞은 2020년, 화해와 평화의 분위기는 잦아들고 있다.

한국교회는 1990년처럼 다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전환기를 맞았다. 30년 전처럼, 한국교회는 다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길을 제시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한국교회의 대북지원 역량은 이미 알려져 있다”며. 그 피스메이커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 △반공주의에 기반한 적대적 대북관 극복 △한국교회의 역량을 결집시키고 지속할 연합체 구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유영식 박사(한반도통일선교연구소)는 “그동안 한국 정부와 교회가 북한에 지원을 할 때 효용주의에 기반했다”며, 복음에 기반해 대가를 바라지 않는 ‘북한 섬김’의 모습을 교회가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과 대화하는 것은 배도하는 것.” 반공주의 이념을 신앙으로 여기는 목소리가 교회 안에서 여전히 힘을 얻고 있다. 그 대표적 인물인 전광훈 목사가 지난 1월 태극기집회에서 좌파정권 타도를 외치고 있다.
“북한과 대화하는 것은 배도하는 것.” 반공주의 이념을 신앙으로 여기는 목소리가 교회 안에서 여전히 힘을 얻고 있다. 그 대표적 인물인 전광훈 목사가 지난 1월 태극기집회에서 좌파정권 타도를 외치고 있다.

남북갈등 부추기는 목회자와 성도
화해 아닌 갈등 유발자되다

교계 일부에서 극단적·대립적 대북 인식을 바탕으로 남북한의 적대적 관계를 조성해 한반도를 긴장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성사는 곧 적화통일”, “공산당과 싸우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사탄과의 싸움”, “북한과 손잡고 대화하는 것은 하나님을 배도하는 길”….

과거 교회 강단 및 집회에서 선포돼 논란을 빚은 바 있는 목사들의 발언이다. 물론 극단적 반공 사상을 가진 이들로서 가질 수 있는 생각일 수는 있다. 문제는 발언의 주체가 ‘한 사람의 생명이 온 천하보다 귀하다’는 성경의 가르침을 따르는 그리스도인이자 그 말씀을 가르치는 목사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한국교회 안에 자리잡은 반공주의가 과거 일제강점기 좌익의 반기독교운동의 경험에서 태동해 해방과 분단, 6·25전쟁을 거치며 신앙적 차원의 이데올로기로 확대된 것으로 분석한다. 여기에 극단적 반공사상을 강조하는 일부 목사들이 위와 같은 발언을 신앙 논리로 정당화시키면서 갈등과 대립을 조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분별없이 무비판적 태도로 이 같은 설교를 받아들인 성도들은 화해의 사도가 아닌 갈등 유발자가 되고 마는 것이다.

그 결과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모여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쪽을 공격하기 위해 허위사실을 만들어 유포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며, 가짜뉴스의 진원지로 교회가 의심 받고 있다.

실제로 북한에 다녀오거나 인도적인 차원에서 북한을 돕자고 하는 목사나 교회, 단체들을 북한과 공조하고 있다거나 공산주의자라는 유언비어가 퍼지기도 했으며, 심지어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사파로 매도된 경우도 있다. 자신들의 생각에 동조하지 않으면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비난한다.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 곳곳에서는 남북 화해와 한반도 치유의 사명을 감당하겠다는 메시지가 잇따랐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세상이 주목하는 것은 과격한 언행을 일삼는 목사와 그리스도인들이다. 일부 극우세력이 기독교 전체를 대표하는 양 비춰지는 한, 복음적 평화통일을 향한 한국교회의 외침은 묻히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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