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국내외국인 사역 입지 좁아져
문화적 개방ㆍ영성으로 외국인들에 다가가야

코로나19는 다문화사역에 새로운 위기를 가져왔다는 문제제기가 나왔다. 국내 거주 다문화인구는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한국 전체의 5%를 차지했고 점점 늘어가고 있는데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전도 활동은 과거에 비해 침체돼있어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국제이주자선교포럼(이사장:유종만 목사)은 6월 22일 CTS기독교텔레비전에서 ‘포스트코로나와 이주자선교’를 주제로 제13회 국제이주자선교포럼을 개최하고 국내 다문화사역의 문제점과 대안을 모색했다.

이해동 목사(다하나국제교회)는 “1990년에 5만명이던 이주민들의 숫자는 2020년 250만명이 되어 30년 만에 50배가 늘었다”면서 “이주민들은 많아졌지만 교회로 유입되는 비율은 오히려 적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과거에는 교회가 약자였던 이들의 피난처요 구호기관의 역할을 했지만 최근 이주민들을 보호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만들어지고 국가 차원의 지원기관이 늘었으며, 이주민들끼리의 공동체도 많아져 굳이 교회의 도움을 전처럼 필요로 하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면서도 “한국인 사역자들이 영성과 헌신된 마음을 유지하고, 이주민들을 시혜의 대상이 아니라 사역자로 양육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베트남인으로 한국에서 사역하고 있는 보뜩찌 목사(새문안교회)는 “한국의 많은 교회들이 외국인사역을 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면서 “아쉬운 것은 도와주지만 개별적 관계 맺기에는 소홀한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이주민들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차별하는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표에 나선 현지인 성도들이나 이주민교회 사역을 하는 국내 목회자들은 “코로나19로 이주민 사역이 큰 타격을 받고 있으며 여느 때보다 영성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면서 “비대면 영상 사역 등 여러 대안들이 이주민들 개개인에게 가까이 다가가 깊은 영적 관계를 맺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샘 선교사(인터서브 대표)는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면서 새로운 것을 하려고 시도하기 전에 기존의 생각과 행동을 비우는 것이 우선”이라면서 “이주민들을 전도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으로, 이주민들을 동원의 대상이 아니라 사역자로, 훈련으로가 아니라 거룩한 교제로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은성 목사(어깨동무사역원 한국대표)도 “진정성있는 관계성 맺기와 타인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는 영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면서 “출석률과 헌금 회복이 아니라 예배와 성도들의 영성 회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선교포럼은 모임 후 ‘코로나 이후 이주자선교를 위한 우리의 선언’을 채택, “코로나 이후에도 외국인 유입은 증가될 것이지만 현상태로는 이들을 포용할 영적인 힘이 부족함을 인식한다”면서 “이익과 필요를 추구하며 교회로 왔던 이주민들을 생명과 진리를 추구하는 제자들로 세우는 사역을 해야 한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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