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종율 목사의 사진묵상-성령의 열매]

‘나를 행복하게 하는 요인은 무엇일까?’와 ‘불행하게 하는 요인이 사라지면 나는 행복해질까?’라는 질문을 생각하다가 아내에게 물었다. “여보, 당신은 행복합니까?” 그랬더니 “예, 행복합니다”라고 대답하면서 내게 “당신도 행복합니까?”라고 되묻는다. 나 역시 “예, 행복합니다. 왜냐면 행복한 당신과 함께 있으니까”라면서 함께 웃었다.
내가 은퇴했다는 소식을 들은 친구가 “지난 25년간의 목회가 행복했느냐?”고 하면서 “힘든 것은 없었느냐?”라고 묻기에 “목회는 행복했지만, 나의 욕망을 포기하는 것과 남을 용서하는 것은 참 힘들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친구가 다시 “나는 목사가 아니지만, 그 두 가지가 지금도 어려운데 어떻게 해야 좋으냐”라기에 전에 읽은 적 있는 글 하나를 보내주었다.
스위스 어느 마을에 안드레아라는 할머니가 있었다. 안드레아는 남편이 사망하자 세상을 증오하고, 싸움을 일삼는 외고집 늙은이가 되어 버렸다. 동네 사람들은 할머니를 피했다. 욕을 잘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싸움을 걸고, 상처를 주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는 친구가 선물로 준 용서에 관한 책을 읽고, 크게 감동했다. 그리고 자기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을 용서하고, 또한 자신이 상처를 준 사람을 찾아가서 용서를 구했다.
이후 그녀에게 기적 같은 변화가 일어났다. 늘 분노로 짜증만 내던 삶이 사랑과 기쁨으로 바뀌었다. 꽉 막혔던 사랑의 샘물이 터져 오른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안드레아에서 ‘해피’(행복)로 바꿨다. 이후 해피 할머니는 몹시 기쁘고, 즐겁고, 생기가 넘치는 인생을 살았다.
88세에는 알프스 정상에서 행글라이더를 타고 하늘을 날았다. 그 일로 프랑스 잡지의 표지 인물이 되었고, 2년 후에는 단독으로 단발비행기를 몰고 곡예비행을 해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세상을 원망하고, 남을 비난하다가 용서를 배우고 새로운 삶을 살던 그녀는 사망하기 전에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기부했다. 특히 그녀가 가장 소중히 여겼던 13세기 작품 ‘예수님의 초상화’는 자기에게 용서를 가르쳐 주고, 새로운 삶을 살게 도와준 책의 저자에게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용서를 통해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했다.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열심히 공부도 하고, 일도 하며 자기가 세운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어지간한 일은 못 본 체하며 지나치고, 억울해도 ‘행복이 미래에 있다’라고 생각하면서 참는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원망과 미움의 감옥에 자신을 가두곤 한다. 자기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하지 못하고, 불만과 슬픔과 억울함으로 마음을 채우기 때문이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어렵지만 포기와 용서를 해야 한다.
“그때에 베드로가 나아와 이르되 주여 형제가 내게 죄를 범하면 몇 번이나 용서하여 주리이까 일곱 번까지 하오리이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게 이르노니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할지니라”(마 18: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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