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밖 95% 청소년 위한 사역은 특수목회 아닌 보편적 사역
“다양한 가치관 혼란 겪는 그들에게 복음으로 다가가야 한다”

<소울브릿지> (반승환/스토어하우스)

한양대목사, 오토바이목사, 거리의 사역자로 알려진 반승환 목사를 소울브릿지교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최근 반 목사는 7년 사역의 여정을 담은 책 <소울브릿지>(스토어하우스)를 출간했다.

<소울브릿지>는 짧은 에세이 같은 글 180여 편이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글은 재미있다.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25쪽)이란 글을 읽으면서 크게 웃었다. 청소년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는 사진 속, 한 아이가 엎드려뻗쳐를 하고 있다. 예배를 드리면서 잘못을 했나보다. 반 목사는 태연하게 설교를 하고 있고, 다른 아이들도 반 목사에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글과 사진을 다시 보니,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진정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황금어장 오락실(39쪽), 오늘도 아이들을 만납니다(50쪽), 반승환 목사다 연락해라(70쪽) 토요일 저녁 경찰서(82쪽), 보호관찰위원(167쪽), 오늘도 탄원서를 씁니다(200쪽) 등을 읽으며, 두려움을 느꼈다. 오늘 우리의 청소년들이 처한 환경과 현실, 그 생생한 현장을 만날 수 있었다. 그 뒤로 자녀 문제로 우는 어머니와 이젠 포기했다며 전화를 끊는 부모를 보여준다.

한국교회는 반승환 목사를 ‘거리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특수목회를 하는 사역자’로 부른다. 하지만 반 목사는 거리의 청소년 전문 사역자도 아니고, 특수목회를 하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반승환 목사(소울브릿지교회)가 교회사무실로 사용하는 청소년복합문화시설 포틴립에서 청소년 사역을 설명하고 있다.
반승환 목사(소울브릿지교회)가 교회사무실로 사용하는 청소년복합문화시설 포틴립에서 청소년 사역을 설명하고 있다.

반승환 목사는 2013년 겨울 개척을 했다. 복음의 야성을 강조하는 안산동산교회 김인중 목사의 말을 따라, 31살 청년 목사가 도곡동의 오래된 건물 3층에서 개척했다. 도곡동 개척교회는 2년 만에 실패했다.

“다시 거리로 나갔다. 거리에서 청소년들을 만났다. 그 거리에서 청년을 만났다면, 청년사역을 했을 것이다. 학원에 다니는 착실한 아이들을 만났다면, 그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했을 것이다. 거리에서 방황하는 아이들을 만났고, 그 아이들이 내가 품어야 할 영혼이 됐을 뿐이다.”

그리고 반승환 목사는 거리의 아이들, 교회를 모르는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왜 특수목회냐?”고 되물었다. 한국 청소년 중 교회에 나가는 아이는 5% 미만이다. 95%의 아이들이 교회 밖에 있다.

“누가 특별한 아이인가. 교회에 다니는 그 5%의 아이들이 특별한 것 아닌가. 교회에 나오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역이 특수목회아닌가!”

반승환 목사의 말을 들으며 멍했다. 한국교회는 반 목사의 사역을 ‘일반적인 목회(사역)와 다르다’고 규정했다. 세상 속에서, 거리 한복판에서 복음을 전하는 것을 특별하고 이상하게 여기는 것이다. 교회 안의 그리스도인만을 위한 목회와 사역을 정통적이고 보편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반승환 목사는 다음세대 사역에 대해서도 본질적인 질문을 던졌다. 한국교회는 ‘다음세대 위기’라는 말을 20년 넘게 외치고 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수많은 대안과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위기는 더욱 깊어졌다.

“거리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내린 결론은 ‘교회는 복음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다음세대 위기의 원인을 청소년들에게 맞는 교회 프로그램이 없어서, 청소년들의 눈높이에서 소통하지 못해서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을 만나보니 아니었다. 지금 거리는 너무나 많은 가치관들이 난무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그 다양한 가치관 속에서 혼란을 겪고 있다. 무엇이 옳은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치는 사람이 없다. 그러다보니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거리를 헤매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가 길어졌다. 반승환 목사가 밤과 새벽에 거리의 싸움판과 경찰서로 뛰어다니는 이유를 알았다. 아이들에게 진리를 선포하고 그 진리에 따라 살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지기 위함이었다. 성수동을 넘어 성신여대 근처에 또 다른 청소년 예배모임(소울브릿지 성신)을 만든 이유도 알았다.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것이 오직 복음 오직 성경이라는 것을 깨달은 후, 그것을 실천해 본 것이다. 거리의 청소년들에게 오직 말씀을 전했고, 현재 성신 예배모임에 거리의 청소년 100명이 나오고 있다.

반승환 목사가 요즘 힘쓰는 일은 3가지다. 자신과 같은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청소년 사역’을 하는 목회자를 키우는 것이다. 또 서울을 넘어 안산과 수원에서 청소년 사역을 시작했다. 안산동산교회 굿파트너스, 수원 시은소교회와 협력하고 있다.

그리고 청소년을 넘어 청년으로 사역 대상을 확장하고 있다. 성수동 일대는 조만간 스타트업기업이 입주해서 청년창업자들로 넘쳐난다. 반 목사는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복음을 전해야 할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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