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아내가 대상포진으로 힘든 적이 있었다. 그것을 앓아본 적이 있는 사람은 그 고통이 얼마나 큰 지 알 것이다. 난 잠깐 스쳐지나갔다. 극히 예외적이긴 하지만 아픔은 별로 느끼지 못했다. 그 불편함과 기분 나쁨 그리고 옆구리에 지워지지 않은 물집의 흔적.

대상포진은 우리 몸에 잠복해 있던 수두바이러스가 재활성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한다. 심한 통증과 지각이상 등이 동반되는 질병으로 고령자에게는 신경통이 합병되기도 하며 안면마비 등도 일어나는 위험한 질병이다. 그러나 발생 초기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큰 고생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소아에게는 흔하지 않으며 발생하더라도 증상이 경미한 이 대상포진은 우리 몸의 면역력이 저하될 때 나타난다고 한다. 그런 것으로 보면 우리 몸에는 온갖 질병의 원인들이 잠재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년의 사망원인 1위로 자리한 암을 일으키는 세포도 내 안에 존재하며 매일 그것들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 몸의 면역체계가 붕괴되지 않는 한 그런 악성 세포는 나도 모르게 그것들을 죽이는 능력이 있으며 따라서 온갖 질병들을 잠재우는 것이다.

어디 몸 뿐이랴? 영적으로도 그러하니 몸과 영은 하나로 연결된 것이 틀림없다. 우리 안에 늘 잠재되어 있는 죄성, 그것은 언제든지 활성화하면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싶은 죄를 저지를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면역력이 문제다. 영적으로 건강하면 잠재된 죄악의 바이러스는 활성화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 혹시 발병하더라도 잘 극복된다. 그러나 영적 면역력이 약화되면 그것이 내 안에서 언제든지 나를 쥐고 흔들 것이라 생각하니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은 내 속에서 어떤 바이러스가 활성화될지, 나는 그것이 내 안에서 꿈틀거릴 때마다 아프고 괴롭고 우울하다. 내 속의 악성 바이러스가 활성화된 것이고 영적 면역력이 약화되었다는 증거이리라.

그러기에 아침마다 영적 에너지를 공급받아 면역력을 강화하기 위해 엎드리며 영적 양분인 말씀을 묵상한다. 아무리 바빠도 기도하는 시간을 빼놓을 수 없다. 신앙생활을 하고 교회 공동체에서 열심을 낸다. 하지만 이런 영적 면역력을 유지하지 않으면 내가 교회 안에서 악성 바이러스 역할을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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