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 속에서도 이웃 구제, 현지인 전도 이어가..."재정적 후원과 격려의 메시지 전해야 할 때"

한국에서는 코로나19가 진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남북미, 유럽, 아프리카는 확산일로에 놓여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5월 초 발표한 ‘코로나19로 인한 선교사의 필요조사’ 결과, 전체 선교사의 79.1%는 한국으로 일시 귀국하지 못하고 전염병 확산에도 불구하고 현지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가지 형편 때문에 현지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 총회세계선교회(GMS) 선교사들이 재난 속에서도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틈새를 이용해서 복음을 전하려는 열정을 보여 소식을 듣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사역하는 나경우/길미정 선교사는 현지의 코로나 격리병원 수용 환자들이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병원을 탈출해서 끼니를 해결하고 병실로 돌아가는 뒤숭숭한 상황 속에서도 손바느질로 마스크를 만들어 현지인들에게 다가가려고 애썼다. 길미정 선교사는 혼자서 일을 시작했다가 현지인 미싱사들의 도움을 받아 다량의 마스크를 제작해 성도들과 지역민들에게 나눠줬다. 마스크를 제공하면서 위생교육을 겸했고, 다과를 제공하면서 그림성경책을 이용해서 복음을 제시하기도 했으나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어 최근 이 사역은 중단했다.

 

남아프리카 에스와티니의 황아론/양진영 선교사는 밥차에 식자재를 싣고 지방을 다니면서 예수님을 사랑을 전달했다. 황 선교사는 정부 방침에 따라 거의 외출을 하지 못하고 있던 중 현지인들 가운데 굶주리는 사람이 많고, 자칫 식량 문제 때문에 폭동이 날까 염려될 정도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황 선교사는 한인교회와 협력해서 쌀과 식재료를 구입해 비포장된 길을 2~3시간 달려 현지인들에게 전달했다. 밥차의 혜택을 받은 이들은 음바바네 외곽 70가정, 만지니 빈민가60가정, 라브미사 주변 3개 교회 100가정 등 300가정이 넘는다.

 

인도 이승현/윤선휘 선교사는 사역지가 시골인 관계로 인터넷 화상 예배를 할 수 없지만 성도들이 핸드폰을 켜고 가정별로 삼삼오오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선교사는 “현지인 사역자 가정에 사람들이 모여 핸드폰을 앞에 두고 말씀을 듣고 찬양을 하며 기도제목을 나누고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면서 현지인들의 열심이 대단함을 자랑했다.

또 이 선교사는 5월 15일자 편지에서 “비자 만료로 5월 말 입국할 예정”이라면서 “5월 초 두 차례 현지인 사역자들이 쌀과 콩, 감자, 양파, 기름, 비누 등 식량과 생필품을 구입해 꾸러미를 만들어 성도 60여 가정에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의 서춘화/장은영 선교사는 “성도들 가운데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장사가 잘 안되고 직장을 잃어 식량조차 구하지 못한다는 소식들이 들려온다”고 밝혔다. 서 선교사는 “후원자들의 도움을 힘입어 두 차례 구제물품을 전달했지만 코로나 상황이 언제 회복될 지 기약이 없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서부아프리카 가나의 장두식/이계옥 선교사는 좋은 재질의 면 마스크를 제작하고 표면에 '예수님은 구주'라고 새겨 마스크를 나눠주며 전도활동을 했다. 장두식 선교사는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무슬림이었지만 순순히 마스크를 받았다”면서 “사역을 계속할 지 놓고 기도하다가 면 마스크 1000매를 추가로 더 만들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총회세계선교회 위기관리원장 김정한 선교사는 “선교사들이 자신들도 어려운데 현지인들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소식은 모두에게 감동이 되기 충분하다”면서 “지금은 선교상황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말보다 선교사를 격려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김 선교사는 “선교사들이 사역을 잘 할 수 있도록 재정적 후원을 해주기를 바라며, 장기적으로는 상황이 변화되면 가벼운 의약품이나 마스크 등을 보내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해 두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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