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설경구는 2000년에 개봉한 영화 <박하사탕> 말미에서 지금도 회자되는 명 대사를 날린다.
“나 다시 돌아갈래!”
영화 속의 그는 암울한 시대 속에서 순수함을 잃어버리고 타락한 자신의 삶을 비관하면서 미친 듯 달려드는 열차를 향해 두 손을 번쩍 치켜들고 온몸으로 절규한다.
코로나19라는 재앙과 싸우고 있는 한국교회가 코로나 이전의 세계로 돌아가기를 원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코로나 이전 세상은 다시 오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최근 코로나19를 주제로 한 세미나들에서 교계 지도자들은 코로나19 이전으로 속히 돌아가서 교회가 자유롭게 예배하고 교제하고 전도하고 구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돌아감은 근본적인 회귀, 정확히는 회복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를 초래한 원인이 세상과 섞여 버린 채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했던 하나님의 자녀들의 죄 때문이었음을 회개하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자 교회는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각종 활동을 멈추었으며, 방역활동이나 어려워진 경제 구제에 영향력을 끼치는 방식으로도 사회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일부에서는 집단감염마저 발생해서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손가락질도 받았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교회는 과거와 똑같은 모습이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 된다고 제안했다. 모이는 교회에서 흩어지는 교회로, 주일 신앙에서 전일 신앙으로, 예배당 중심에서 일터와 가정 중심으로, 목회자 중심에서 성도 중심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선교와 구제도 교회 건물 중심에서 현장과 긴밀히 관계를 맺는 방식으로 변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이 모든 반성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수없이 언급했던 주제들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국교회는 무력함을 직시하게 됐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긍휼을 구하는 길 뿐이다. “나 다시 돌아갈래!”라고 설경구 만큼 절박하게 외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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