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의지 뚜렷한 목회자 지원, 실제적 교회자립 이룬다

분명한 목표와 원칙 아래 시작한 자립사역 3년 만에 괄목할 성과 거둬
정확한 상황 파악, 공정한 지원에 중점 ... 도농 혼합 노회에 기준 제시

총회교회자립개발원(법인이사장:오정현 목사)과 함께 교회 자립화 사역을 점검하는 연중기획 ‘한국교회 샛강을 살리자 시즌2’를 진행하고 있다. 3부는 ‘자립을 위한 실천과 대안들’이란 주제로, 8개 권역위원회와 각 노회자립위원회의 자립화 사역을 살펴보고 주목할 만한 실천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7편은 대경권역위원회 소속 구미노회자립위원회의 자립화 사역을 소개한다. 노회의 자립사역을 설명해 준 구미노회자립위원회 위원장 정순봉 목사(구미예향교회)와 간사 안순범 목사(섬기는교회), 지원교회와 미래자립교회의 경험을 이야기해 준 김경택(구미제일교회) 김만겸(원평중앙교회) 안성국(오가교회) 목사에게 감사드린다.<편집자 주>

총회교회자립개발원에서 가장 주목하는 노회 2곳이 있다. 부울경권역위원회 소속 진주노회자립위원회와 대경권역위원회 소속 구미노회자립위원회다. 5년 전 총회교회자립개발원에서 자립화 사역의 방향을 제시한 초기에, 진주노회자립위는 어느 노회보다 빨리 미래자립교회 목회자 생활지 지원 정책을 도입하고 정착시켰다. 많은 노회들이 진주노회자립위원회의 사역을 모델로 삼아서 자립사역을 진행했다. 구미노회자립위는 작년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도시나 도농 혼합 지역의 노회들이 구미노회자립위 사역을 주목하고 있다.

농어촌 자립사역의 모델 진주노회

진주노회는 농어촌 지역에 있다. 많은 교회들이 지역 인구감소와 성도 고령화 속에서, 교회를 유지하기도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 이런 환경에서 진주노회자립위의 최우선 사업은 당연히 교회를 존속시키는 것이다. 지난 1부 4편 ‘농어촌 목회자가 전하는 자립의 어려움’ 기사(본보 2237호)에서 보듯, 농어촌 지역은 “교회가 사라지면 그 지역에 복음을 전할 근거가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진주노회자립위는 사례비를 받지 못하는 목회자에게 생활비를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 사역으로 정했던 것이다.

진주노회자립위는 ‘복음전파의 보루, 교회를 지킨다’란 분명한 목표 아래, 미래자립교회 목회자 생활비 지원을 시행하기 위한 제도를 확립했다. 진주노회가 자립화 사역을 성공시킨 핵심은 ‘사람’이다. 진주노회에서 리더십을 가진 정계규 목사가 노회원들에게 사역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앞장섰다. 동역자 의식을 가진 노회원과 교회들은 기꺼이 동참했다. 미래자립교회 목회자의 상황을 잘 아는 유홍선 목사가 소명의식을 갖고 간사로서 실무를 감당했다.

노회원들의 공동체성 위에 시행방안을 마련했다. 총회교회자립개발원에서 제시한 ‘지원교회는 경상비의 2%, 자립교회는 1% 납부’를 그대로 시행했다. 미래자립교회가 외부에서 받는 선교비를 철저히 파악해서 공정하게 생활비 140만원을 수급하도록 했다. 진주노회자립위는 지원금을 받아서 직접 전하는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 지원받아야 할 미래자립교회를 조사해서 지원교회들에게 소개하고, 지원교회들이 선택해서 선교비를 전달하도록 했다. 그러나 노회의 모든 교회들이 힘써도 미래자립교회 목회자 생활비를 전액 지원할 수 없었다. 서울광염교회 등 도시 지역의 큰 교회들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

구미노회는 다소 늦은 2017년에 자립위원회를 출범했다. 하지만 출범 이전에 노회 산하 교회들이 처한 지역 및 목회 환경을 연구하고, 그에 맞는 자립사역을 고민했다. 그 결과 구미노회자립위는 설립 3년 만에 자립사역을 정착시켰다. 구미노회자립위원장 정순봉 목사(가운데)와 안순범 김만겸 김경택 안성국 목사(왼쪽부터)가 교회자립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구미노회는 다소 늦은 2017년에 자립위원회를 출범했다. 하지만 출범 이전에 노회 산하 교회들이 처한 지역 및 목회 환경을 연구하고, 그에 맞는 자립사역을 고민했다. 그 결과 구미노회자립위는 설립 3년 만에 자립사역을 정착시켰다. 구미노회자립위원장 정순봉 목사(가운데)와 안순범 김만겸 김경택 안성국 목사(왼쪽부터)가 교회자립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모든 교회의 자립”

구미노회자립위는 사역의 목표가 진주노회자립위와 다르다. 지역의 환경도 다르다. 이 2가지 다른 점 때문에 최근 많은 노회들이 구미노회자립위의 사역에 주목하하고 있다.

구미노회의 전체 교회는 80곳이다. 지원교회는 18곳, 미래자립교회는 29곳이다. 교회들은 구미시 내에 70%, 주변 농촌 지역에 30% 위치하고 있다. 구미시의 지역 특징은 공업단지의 영향으로 젊은 층의 비율이 높다. 2018년 기준으로, 구미시 인구는 42만2100명이며, 30대 이하 젊은이들이 22만9240명(54.3%)으로 절반을 넘는다. 지방 도시 중 계속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구미시 외 지역은 전형적인 농촌이지만, 전체적인 환경이 농어촌과 다르다.

구미노회자립위는 지역의 상황 속에서 2016년부터 자립화 사역의 방향을 고민했다. 자립사역의 기반을 놓은 문종수 목사를 비롯해 최재덕 전순봉(현 자립위원장) 목사와 실무능력이 뛰어난 안순범 목사가 머리를 맞댔다. 소명의식을 갖고 자립사역을 앞장서서 추진할 ‘사람’이 있었다.

위원장 전순봉 목사와 간사 안순범 목사는 2017년 1월 ‘구미노회 교회자립지원위원회’를 출범하기 전, 수개월 동안 회의를 갖고 사역의 방향을 연구했다고 말했다. “2016년부터 자립사역의 방향을 고민하면서, 목표를 ‘교회자립’으로 정했다. 교회자립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목회자의 의지와 열정’임을 분명히 했다. 이 목표와 원칙 아래, 구미노회자립위는 ‘자립의 의지를 가진 미래자립교회 목회자들의 필요를 채워주는 사역’을 감당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

구미노회 소속 지역은 자립위는 ‘교회의 생존과 존속’이 목적인 농어촌 지역의 노회와 다른 목표를 세웠다. 지역의 환경과 목회 가능성을 바탕으로, ‘자립의지를 가진 목회자를 지원해서 실제적인 교회자립을 이룬다’는 목적을 분명히 했다. 이것이 수도권을 비롯해 도시(도농) 지역의 노회들이 구미노회자립위를 주목하는 이유다.

자립사역의 기반은 역시 지원교회

구미노회자립위는 지역의 환경과 목회 가능성에 바탕은 두고 분명한 목표와 원칙을 세워서 2017년 1월부터 사역을 시작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2000년 이후 15년 넘게 자립한 교회가 단 1곳도 없었는데, 자립위가 사역을 시작한 2017년에 1개 교회가 자립했다. 2018년에도 1개 교회가 자립했고, 2019년은 2개 교회가 자립했다. 또한 2017년부터 개척도 활발하게 일어나, 3년 동안 10개 교회가 증가했다. 당연히 2017년 이후 폐쇄한 교회가 단 1곳도 없다.

김만겸 목사는 폐쇄 직전에 있던 원평중앙교회에 2005년 부임했다. 구미노회자립위가 설립되기 전,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다.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간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김 목사는 현재 구미노회자립위에서 매월 50만원을 지원받고 있다. 무엇보다 자립위의 지원을 받아 구미역 앞에서 커피전도 차전도를 3년 동안 펼치고 있다. 김만겸 목사는 “아직 자립하지 못했지만 교회가 칭찬받고 전도의 열매를 맺고 있다. 자립위의 지원은 큰 힘”이라고 말했다.

‘교회자립’을 목표로 설정한 구미노회자립위는 미래자립교회 목회자 생활비 지원과 함께, 자립을 위한 전도용품을 제공하고 있었다. 또한 자체적으로 목회역량을 키울 수 있는 설교 전도 목회행정 등 각종 세미나와 미래자립교회 목회자 부부 위로회 및 송년회까지 진행하고 있었다.

재정 여건이 좋은 서울 지역의 노회들도 생활비 지원사역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구미노회자립위가 서울의 노회보다 재정이 더 풍족한가.

위원장 정순봉 목사는 “구미노회는 사실 미자립 노회다. 지원교회가 2%를 내고 자립교회가 1%를 납부해도 미래자립교회 생활비를 모두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구미노회자립위가 전체 미래자립교회 목회자를 지원하려면 2억300만원이 필요하다. 지원교회와 자립교회에서 모두 지원을 해도 1억4000만원에 그친다. 6000만원 이상이 부족한 것이다. 정 목사는 “무엇보다 지원교회들의 헌신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사실 지원교회들은 공식적으로 납부하는 2% 외에 보이지 않는 지원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제일교회는 상모교회와 함께 가장 많이 지원하고 있다. 담임 김경택 목사는 “사실 초창기에 교회 내에서 논쟁이 있었다. 우리 교회가 자체적으로 선교비를 보내는 교회가 많은데, 노회 산하 교회를 협력해 달라는 요청을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자립위원회에서 장로님들을 위원으로 참여시키고, 자립사역의 의미와 필요성을 이해시켰다. 이것이 주요했다”고 설명했다.

지원의 핵심은 ‘공정, 투명, 정확’

구미노회자립위의 지원체계를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구미노회자립위는 자립사역의 목표와 원칙을 정한 후, 지원체계도 연구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구미노회자립위는 총회교회자립개발원에서 제시한 원칙 ‘지원교회 2%, 자립교회 1% 납부’를 이행해도 재정이 모자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구미노회자립위는 지원체계를 ‘중앙집중식’으로 만들었다.

진주노회자립위는 미래자립교회 목회자에게 직접 지원금(생활비)을 전하지 않는다. 지원교회와 지원받는 교회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진주노회자립위 방식은 지원하는 교회와 지원 받는 교회가 직접 연결돼 있기에, 친밀감이 높다. 두 교회에 건강한 관계가 형성되면, 재정지원을 넘어서 사역지원까지 발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미래자립교회가 지원교회에 종속될 위험도 있다. 깜빡 잊고 미래자립교회에 지원금을 보내지 않는 등의 실수도 나타난다.

구미노회자립위는 지원교회에게 직접 지원금을 받아서 매월 일괄 지급한다. 구미노회자립위 안순범 목사는 “생활비 지원사역은 모든 미래자립교회에 공평하고 공정하고 정확하게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자립위가 선교비를 받아서 매월 25일 자동이체로 지원을 한다. 3년 동안 이렇게 시행한 현재, 체계가 잡혔다. 노회원 모두 자립위를 신뢰한다”고 말했다. 안 목사는 사역 4년차에 들어서는 올해부터 ‘지원하는 교회와 지원받는 교회의 관계성 강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점은 또 있다. 구미노회자립위는 지원교회와 자립교회뿐만 아니라, 미래자립교회도 선교비를 받고 있다. 미래자립교회지만 교회로서 선교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는 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강제성은 없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렇게 선교에 동참하는 미래자립교회들에게 선교비를 받아서, 해외 선교사 또는 더 어려운 교회들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안성국 목사는 2018년 수도권의 ㄱ노회에서 구미노회 오가교회에 부임했다. 농촌 교회에 부임한 직후, 정순봉 목사에게 방문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안 목사는 “정 목사님은 오셔서 교회 상황과 목회 어려움 등을 물으셨다. 대화를 하신 후 바로 생활비를 지원하겠다고 하셨다. 정말 놀랐다. 자립위에서 생활비를 지원받으면서 목회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부임한 지 2년 밖에 안됐지만 주민들을 섬기면서 열심히 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노회자립위 ‘자립사역의 표본’

구미노회자립위의 자립사역은 설명할 부분이 많다. 지원교회들을 적극적으로 미래자립교회 지원에 나서도록 독려한 내용, 연예산 3500만원을 넘는 교회를 무조건 자립교회로 올리지 않고 온전한 자립을 이룰 때까지 도와주는 지원체계, 자립위에서 일방적으로 전도물품을 일방적으로 지원하지 않고 미래자립교회가 요청한 전도물품을 제공하는 세심함 등, 다른 노회자립위에서 찾아보기 힘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보다 철저하게 미래자립교회의 상황을 철저히 파악해서, 공정하게 지원하고 자립사역을 펼치도록 했다. 구미노회자립위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해서 사용하고 있는 <교회별 선교분담금 산출도표>와 <미래자립교회 등급 심의표>를 보면, 얼마나 철저하게 자립사역을 펼치는 지 알 수 있다.

그 덕분에 구미노회 소속 교회들은 자립위를 신뢰하며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원교회와 자립교회들은 자발적으로 미래자립교회 목회자 자녀 장학금을 지원하고, 전문성을 가진 성도들은 재능기부로 미래자립교회 자녀들을 교육하고 있다. 구미제일교회의 경우,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미래자립교회를 위해서 1000만원을 헌금해서 지원했다.

구미노회자립위원장 정순봉 목사는 “미자립인 구미노회가 가능하면, 다른 노회도 자립사역을 감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미노회자립위 자립사역의 기준과 목표는 ‘교회자립’이다. 매년 심사위원들이 미래자립교회 등급을 매길 때에도, 재정 상황과 함께 목회자의 자립의지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이런 철저함 덕분에 신뢰를 얻어서 3년 만에 자립사역을 정착시켰다. 우리는 우리에게 맞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모든 교회가 참여해서 공정하게 지원하고 있다. 어느 노회라도 자립사역을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