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보류’ 상태서 오해 차단 … 총회장에 한기채 목사 선출
본부 재건축은 연구 연장 … 예성, 이틀 전 같은 장소서 총회

기성은 한기채 총회장(오른쪽에서 네 번째)과 지형은 부총회장(왼쪽에서 네 번째) 등 제114년차 임원진을 선출했다.
기성은 한기채 총회장(오른쪽에서 네 번째)과 지형은 부총회장(왼쪽에서 네 번째) 등 제114년차 임원진을 선출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이하 기성)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탈퇴를 재결의했다.

기성이 5월 27일 경기도 화성 라비돌리조트에서 ‘제114년차 총회’를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일정이 단 하루로 축소됨에 따라 회무는 임원 선거를 비롯해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주요 안건 외에는 대의원들의 동의를 거쳐 실행위원회에 위임했다.

이날 다룬 안건 중 눈길을 끄는 것은 한기총 탈퇴였다. 기성은 앞서 지난 2012년 출범한 한국교회연합에 합류하며 당해 총회에서 한기총 탈퇴를 결의한 바 있으나 한기총에서 이를 승인하지 않으면서 여전히 ‘행정보류’ 상태로 남아있었다. 탈퇴 결의 후 한기총 활동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최근 한기총 관련 교계 안팎의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혹시 모를 오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임원회가 상정한 한기총 탈퇴 허락의 건은 현장에서 이견 없이 통과됐고, 기성은 조만간 법적·행정적으로 한기총 탈퇴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교단 내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총회본부 재건축과 관련해서는 치열한 격론 끝에 1년 더 연구하기로 했다. 기성은 지난해 총회에서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총회본부 건물 재건축을 연구키로 결의한 뒤 재건축연구위원회(위원장 한기채 목사)가 꾸려져 1년간 활동한 바 있다. 대의원들은 재건축 필요성은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를 우려했고 결국 연구를 1년 연장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기성 총회 사상 최초 전자투표로 진행된 임원 선거에서는 부총회장 한기채 목사(중앙교회)가 총회장에 추대됐으며, 목사부총회장에는 지난해에 이어 재도전에 나선 지형은 목사(성락교회)가 단독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4명의 후보가 출마하며 가장 관심을 모은 총무는 3차 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경쟁 끝에 설봉식 목사(마천동성결교회)가 선출됐다.

기성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제114년차 총회 현장에 열 감지 카메라와 함께 전신 소독기를 설치했다.
기성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제114년차 총회 현장에 열 감지 카메라와 함께 전신 소독기를 설치했다.
대의원들은 회의장에서 서로 간격을 유지하고 방역마스크와 안면보호대를 착용하는 등 총회 방역 조치에 따랐다.
대의원들은 회의장에서 서로 간격을 유지하고 방역마스크와 안면보호대를 착용하는 등 총회 방역 조치에 따랐다.

한편 기성은 총회를 앞두고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일정을 기존 3일에서 2일로, 다시 1일로 단축한 바 있다. 장소 역시 처음 예정했던 신길교회(이기용 목사)가 주택가에 위치해 있어 주변에 우려를 낳을 수 있다는 의견이 모아지며 긴급히 교외로 변경했다. 이처럼 우여곡절 끝에 열린 만큼 행사는 방역에 모든 초점이 맞춰졌다. 참석자들은 발열 체크는 물론 전신 소독기를 통과해야 입장이 가능했고, 회의장에서도 2m 이상 간격을 유지한 채 방역마스크와 안면보호대, 장갑을 착용하는 등 총회에서 마련한 방역 조치에 적극 협조하는 모습이었다.

이밖에도 이날 총회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섬김의 본을 보인 교회와 기관에 대한 특별포상도 진행했다. 수제마스크 3만 여 장을 만들어 배포하고 성금을 전한 백송교회(이순희 목사)와 2억5000만원을 모금해 기탁한 신촌교회(박노훈 목사), 5000만원을 헌금한 세한교회(주진 목사), 기성교단 내 작은 교회 10군데를 지원한 빛과소금선교회 등이 수상했다.

총회장 한기채 목사 취임 간담회

"사회적 책임 다하는 한국교회 세워갈 것"
강소교회 자립·부흥 돕는 맞춤지원 전략 발표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이하 기성) 제114년차 총회장에 추대된 한기채 목사(중앙교회 · 사진)는 취임 일성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한국교회를 세워가는 일에 헌신을 약속했다.

한기채 총회장은 기성 총회 이튿날인 5월 28일 서울 종로 중앙교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임기를 시작하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전통의 길에 서서 개혁의 길까지 나아가겠다”며 한국 성결교회의 지난 114년 전통을 전승 발전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며 도약하는 발판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한 총회장은 당장 코로나19 이후 목회환경 변화로 초래될 교회의 위기를 우려하며, 임기 중 강소교회 육성에 힘써 경쟁력 있는 교단으로 거듭날 것을 천명했다. ‘교회 재활성화’를 총회장 중점사업으로 지정해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집중 투입하는 한편 교단 내 대형교회의 동참을 이끌어내 성장 가능성 있는 교회가 자립·부흥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 그는 “의욕을 잃고 침체된 목회자들이 ‘열심히 하면 된다’는 가능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필요에 따른 맞춤 지원 전략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한 총회장은 또한 교단의 신학과 정체성을 확립하는 차원에서 △신앙고백서와 교리문답서 발간 △성결역사박물관 설립 등의 사역을 소개하고, 미래 성결교회의 인적 자산이 될 신학사관생을 육성하는 ‘홀리 클럽’(Holy Club) 운영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끝으로 “한 교단을 대표하게 된 만큼 개 교회를 담임할 때보다 무거운 책임감이 주어졌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국교회의 떨어진 신뢰도를 회복하는 일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나부터 성결, 우리부터 평화!’라는 이번 연차 슬로건처럼 먼저 한국교회가 철저히 회개하고 세상 속에 들어가 책임 있는 역할을 감당해야 함을 피력한 한 총회장은 이 일에 타 교단과 적극 협력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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