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규 목사(사천교회)

정계규 목사(사천교회)
정계규 목사(사천교회)

지금 총회는 무려 160개에 육박하는 노회를 거느리고 있다. 비슷한 교세를 가진 예장통합 교단과 비교하면 노회의 숫자가 두 배에 달한다. 이것은 곧 무엇을 말하는가? 노회가 난립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노회가 난립하고 있다는 것은 21당회 이상이라는 노회의 구성 요건이 가까스로 충족되었거나 심지어 충족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노회로 인정받은 경우가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필자가 위원장을 맡았던 제103회기 교회실사위원회에서도 실사 시간과 인원, 예산의 제한으로 전국의 모든 노회를 다 실사하지 못하고 25당회 미만으로 보고한 30개 노회만 선별하여 실사한 바 있다. 무려 15차례에 걸친 실사 결과, 11개 노회가 21당회 구성 여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104회 총회에 최종 보고하였다. 점점 농어촌 지역의 많은 교회가 세례교인 25명 이상을 유지하기 어렵고 아울러 급속한 노령화 현상으로 당회원이 될 장로를 세우기 어려운 안타까운 상황을 십분 이해하더라도 교단 헌법에 명시된 조직교회와 노회 구성의 조건을 위배할 수는 없다.

그동안 우리 총회는 너무 비대해져서 원만한 회무 진행이 힘들 정도가 됐다. 총회 개회 3일째부터는 의결 정족수를 채우는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노회의 난립과 너무 많은 총대로 인한 자업자득의 결과이다. 솔직히 말해 상당수의 노회들이 총회 안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 총회 총대수를 늘이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 교단의 교세는 크게 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총회 총대의 숫자는 50퍼센트 이상 늘어났다. 이것은 과연 미조직교회에서 조직교회로 성장한 교회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까?

따라서 이번 교회실사위원회 활동을 통해서 각 노회가 보고하는 당회의 수를 정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 회기에 함께 활동했던 위원들 중에서 3인이 이번 회기에도 교회실사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업무 파악이 된 상태로 모든 일을 진행하고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당부하고 싶은 것은, 지난해 실사 대상에서 제외되었던 25당회 이상의 노회들을 철저히 실사함으로써 총회 총대수의 허수를 줄이고 동시에 총회세례교인헌금의 납부도 상승하도록 유도해 주기를 바란다.

지난해 실사 결과를 보면, 이미 정년이 지난 장로를 당회원으로 계속 보고하거나 세례교인 수가 시무장로의 수에 턱없이 부족한 교회들이 적지 않았다. 세례교인의 수가 미달하는 교회들이 적지 않은 것은 혹시라도 총회 세례교인헌금을 적게 내기 위한 꼼수라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또한 천서검사위원회에서도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조건부 천서를 하지 말고, 이번 진행되는 교회실사처리위원회의 보고를 철저하게 적용하여 천서 여부를 결정해 주기를 당부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년에 걸친 교회실사가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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