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대담] “대각성과 갱신 기반한 전방위적 목회 재설정 필요”
[특별 대담] “대각성과 갱신 기반한 전방위적 목회 재설정 필요”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한국교회
① 목회부문 - 임종구 목사
  • 김병국
  • 승인 2020.05.25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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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적 돌봄과 현장예배, 형식 수준 뛰어넘어 영적충전 시켜야 할 과제 남겨
경건한 가정 세우기와 기독교 지성주의 강화는 교회 위기상황서 강력한 대안

대담=주필 김관선 목사

코로나19 이후 직면할 교회의 상황은 어떨까. 그것이 목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당장 나타나는 현상만 봐도 교회마다 이전의 공적예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선 목회자들은 자신의 교회가 감염 진원지가 되지 않을까에 대한 공포와 더불어 목회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코로나 이후의 시대상은 무엇이며, 변화될 상황에서 목회적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포스트코로나 특별대담 첫 순서로 목회 부분을 꼽았고, 임종구 목사(푸른초장교회)와 함께 코로나 이후 마주할 목회환경과 함께 극복하고 대비해야할 과제를 찾아보았다. 임 목사는 대구의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을 생생하게 전하며, 감염병에 직격탄을 맞은 교회들이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 소신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임 목사는 코로나194차 산업시대와 맞물려 교회는 새로운 기준, 즉 뉴노멀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며, 인간론에 대한 깊은 성찰을 기반으로 회중예배와 다음세대 양육, 가정예배 등 목회 전반에 이전과 다른 고감도의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금의 위기 상황에서 우리 사회에 교회의 존재가치를 심어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교회 차원의 전방위적인 구제가 필요하다고도 제안했다. <편집자 주>

대구는 코로나19가 가장 극심했던 도시였다. 대유행 당시 상황은 어떠했나.

이 재난의 때에 왜 교회가 필요한가를 성도들은 물론, 지역사회와 국가에 보여주어야 한다. 교회 존재를 각인시키는 절호의 기회가 지금이다. 지금이야말로 전방위적인 구제가 필요한 상황이다.

= 218일 신천지 신도인 31번 확진자 발생 이후 하루가 다르게 급변했다. 다음날 확진자가 46명으로 늘더니, 221일에는 107명으로 수직상승하면서 도시가 마비되었다. 특히 229일에 800명의 확진자가 나올 때는 정말 끔찍했다. 도로에 차가 없었고, 식당과 카페는 문을 닫고, 병원에는 병상이 모자라 확진자 2000여 명이 자가 격리를 해야 할 상황이었다. 지금도 믿어지지 않는 현실이었다. 그럼에도 대구지역에서 사재기라든가, 지역이탈과 같은 일이 없었다. 모두가 자발적 자가 격리에 들어갔고, 대면접촉을 최대한 자제했다. 염치나 체면을 중요시 하는 대구 특유의 정서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런 대구시민들의 대응이 초기불안을 막고 효과적인 대처를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신천지 교세가 상대적으로 대구가 약한데 그들로 인해 코로나19가 창궐했다. 당시에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혼란스러웠다. 특히 일반인들은 신천지를 종교로 인식하기 때문에,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심겨질까 우려가 컸다. 교회적으로는 대구에 신천지교세가 커졌음을 확인해 경각심을 갖는 계기였고, 국민들에게 신천지에 대한 부정적 실체를 심은 것은 또 다른 성과라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성도들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낀 기간이었다. 회중 예배의 소중함, 주일학생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보는 것이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느꼈다. 힘든 시기에 성도님들이 교회에 나와서 예배드리고 봉사하는 것이 고마움이었다. 인터넷으로 설교가 나가다보니 설교 준비나 제스처 하나까지 신경 써야 했다. 코로나19가 일상이 진짜 감사이며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었다.

당시 대구지역 교회, 그리고 푸른초장교회는 어떻게 대처했나.

= 대구의 교회들은 대구기독교총연합회가 중심이 되어 교회시설 이용 중단이나 온라인 예배 전환 결정을 내부망을 통해서 발빠르게 대응했다. 31번 확진자 발생 이튿날인 219일부터 교회시설 이용 중단을 시작으로, 주일예배 등 모든 공적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것을 공지했다. 대부분의 교회가 한마음으로 동참했다. 대구시와 조율하는 일에 대기총이 단일창구가 되어 신속하게 결정을 공유해 대구에는 신천지를 제외하고는 교회 차원의 문제는 없었다.

푸른초장교회는 219일부터 온라인예배로 전환했다가 종려주일부터 현장예배를 재개했다. 당회도 온라인이나 SNS로 열었다. 가장 먼저 목회서신을 모든 성도들에게 보냈고, 매일 교회 주변지역의 확진자 동선과 주의사항을 SNS로 전달했다. 노령자와 어린이 성도들을 위해 돌봄 패키지를 두 차례 발송했다. 그리고 교회 옆 계명대 동산의료원에서 수고하는 의료진들을 위해 성주참외 250상자를 전달하기도 했다. 부활절 이후에는 교회 내외부에 코로나 구제도 실시했다. 대구노회에 1000만원, 교회 내부에 2000만원을 사용했다. 당회가 먼저 코로나 구제헌금을 실시해 교회내부의 어려운 성도들을 도왔다. 특히 외국인 성도들과 유학생들까지 골고루 구제를 실시했다. 이때 당회 장로님들이 일일이 위로하며 전달했다.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코로나19에 대해 일선 목회자로서 한국교회의 대처를 평가한다면.

= 1996년에 개척했는데 곧바로 IMF외환위기가 왔다. 그때 예배공간도 없이 이곳저곳 떠돌 정도로 아주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20여 년이 지난 현재 코로나19를 겪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IMF 시기보다 코로나19 때가 한국교회가 굉장히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IMF 때는 교회들이 문을 닫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개척교회 목회자들이 나올 정도였는데, 한국교회가 전방위적인 구제를 실시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 때는 한국교회 전체가 교회와 사회를 돕는 일에 앞장섰다. 세계화 해체 현상에서 한국교회는 더 적극적으로 돕고 돌보고 섬겼다. 개교회주의를 극복하고 공교회성을 실천한 것은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일부 교회로 인해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었겠지만, 전반적으로 방역과 섬김을 너무 잘 해주었다.

특히 우리 교단이 이 일에 가장 적극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예배를 포기하지 않는 보수성을 견지하면서도, 국가 차원의 방역에 적절하게 대처한 부분은 고무적이었다. 또한 우리 교단 소속 교회들이 주도적으로 돕는 일이 일어났고, 교단을 초월해 돕는 일들도 있었다.

민간병원인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이 자원해서 코로나19거점병원이 되어 의료체계 붕괴를 막고, 환자 치료에 앞장서면서 기독교 병원으로서 사명을 실천한 부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목회자로서 느낀 점이 많을 것 같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기존에 드러나지 않았던 교회의 강점과 취약한 부분이 무엇이었는지 실제 경험을 토대로 나눈다면.

= 코로나19에 대한 담론이 워낙 넘쳐나고 있다. 코로나19가 가장 극심했던 대구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인간론(Anthropology)’이었다. 흔히 2~3세기를 기독론의 시대라 하고, 20세기를 교회론의 시대라고 말한다. 저는 코로나19로 인해 21세기를 인간론의 시대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칼뱅도 <기독교강요>에서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우리 자신을 아는 지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는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성찰하게 해주고 있다. 눈부신 과학과 의학의 발전, 그리고 경제와 문화 발전은 인간을 도전적이고, 극복하는 존재로서 자부심을 갖게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앞에서 이러한 것들이 무너지는 것을 경험하면서 진정한 인간의 모습을 보게 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는 결국 인간을 호모 케리어스(Homo carriers)’로 격하시켰다. 문명의 지배자가 아니라 매개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칼뱅은 자신에 대한 참된 지식을 가지면, 비참과 굴욕을 알게 된다고 했는데, 이런 존재론적 겸손에 도달할 때 비로소 참된 신앙이 세워지게 되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우리의 신앙이 위기대응에 취약한 면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상황에서 드러난 강점을 꼽는다면 가정예배. 가정예배는 장로교회, 개혁교회, 청교도의 유산이다. 그러므로 이번 코로나와 같은 재난 상황에서 가장 강점을 지닌 교회는 바로 장로교회가 되어야 마땅하다고 본다.

코로나19 확산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포스트코로나 논의가 활발하다. 앞으로 예상할 수 있는 뉴노멀(new normal)은 무엇일까.

= 포스트코로나에 대한 논의는 활발하다. 뉴노멀을 말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는 진행형이다. 코로나19가 올해 빠르게 종식되느냐, 아니면 해를 넘기느냐에 따라 뉴노멀의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본다. 코로나19가 조기 종식되면 단기적 변화나 충격에 머물 것이다. 인류 역사에서 여러 경험을 통해 코로나19도 재난이 아니라 극복할 수 있는 현상으로 느끼고 있다. 실제 코로나19가 생각보다 통제가능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

코로나19가 올해 안에 종식되지 않는다면 뉴노멀이 아니라 아예 새로운 시대, 뉴제너레이션(new generation)이 시작된다고 봐야 한다. 분명한 것은 코로나19와 관계없이 한국 기독교 안에 세속화와 영적 이완이 이미 완만하게 진행되어 왔다는 사실이다. 거기에 코로나19로 아예 새로운 변화 앞에 서게 되었다고 본다. 예를 든다면 지교회(local church) 개념이 약해질 것이다. 교회 정체성, 즉 처치 아이덴티티(church identity)가 약해진다는 것이다. 이제는 크리스천 아이덴티티만 남게 되는 것이다.

모든 교회가 가장 먼저 이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또한 단계적 주일학교 교육도 위기를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에 직격탄을 맞게 되는 교회는 상대적으로 관계성이 약한 교회가 될 것인데, 메타처치들이 더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메타처치의 위기는 교단과 신학교, 선교단체들의 위기로 이어지게 된다. 그래서 기존의 새벽기도회, 금요철야, 여름성경학교, 신앙수련회, 단기선교 등 모든 익숙한 교회의 프로그램들도 존립에 위기를 맞았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목회 환경은 어떻게 변화될 것으로 보나. 그에 대한 대응은 또 무엇일까.

= 현장예배에 접근 불가능한 계층을 위해 온라인예배 부분은 열어 놓아야하겠지만, 현장예배에 올 수밖에 없는 예배의 리빌딩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매너리즘에 빠진 예배를 바꾸지 않으면 이제는 회중예배가 힘들어질 수 있다. 또한 개인의 개성과 신념이 강한 시대이기 때문에 다양한 옵션이 동시에 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어 버렸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교회에 반드시 가야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타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목회적 돌봄과 현장예배가 형식 수준을 뛰어넘어 영적충족을 시켜야 할 과제가 주어졌다고 봐야 한다.

콘택트(contact)에서 언택트(untact)로 인해 어떤 형태로든 교회에 타격이 올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벌어진 인종차별도 심각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선교환경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전방위적인 재설정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 장단기 처방이 교단 차원에서 활발하게 일어나야 한다.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부분은 두 가지 정도다. 하나는, 가정이라는 기관이 앞으로 기독교의 블루오션이 될 것이다. 가정은 그동안 성장주의에 함몰되어 있던 교회가 잊어버렸던 하나님의 방법이다. 가정예배와 함께 경건한 가정 세우기는 어떤 위기상황에서도 교회가 건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과 대안이 될 것이다. 이미 로마시대와 문화혁명 이후의 중국교회, 그리고 유대인들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또 하나는 기독교지성주의가 하나의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교회가 이벤트나 일회성 프로그램들, 감정에 호소하는 프로그램들에 집중해왔다. 그런데 이런 프로그램들이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았다. 그런데 기독교지성주의는 오히려 코로나19라는 비대면의 상황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가령 19세기까지만 해도 <기독교강요>는 유럽과 북미 대학교의 교양과목으로 읽힐 정도였다. 신천지가 창궐하는 이유도 기독교의 지성수준이 약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독교강요>를 영상으로 제작해 교리와 세계관을 심어주는 일을 해야 한다. 코로나19로 교회가 실시하는 양육과 훈련도 온라인으로 진행할 환경이 열리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또 다른 전염병이 발생해도 불변하는 교회의 가치가 있다. 그것이 무엇이며, 코로나 이후에도 그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 하나님이 계시는 한 교회는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교회의 머리가 그리스도시고, 또 성령께서 교회와 교회의 사자들을 붙들고 있기 때문이다. 각 시대마다 재난과 역경이 있었고, 그 후에 교회는 새롭게 변화되곤 했다. 그러나 반드시 대각성과 갱신의 운동이 동반될 때만 그렇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현재 그런 성찰들이 부족해 보인다. 코로나의 재난상황에서 교회는 하나님 앞에 다시금 두려운 마음으로 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회개와 대각성이 일어나야하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해 보인다. 또 이 재난의 때에 왜 교회가 필요한가를 지역사회와 국가에 보여주어야 한다. 교회가 어떤 곳이며, 크리스천이 어떤 사람들인지 보여주어야 한다. 지금은 교회 존재를 각인시키는 절호의 기회다. 지금이야말로 전방위적인 구제가 필요한 모멘텀 상황이다. 모두가 어려운 때에 교회가 돈을 남기는 것인 어불성설이다. 적어도 올해는 구제로 인해 교회가 마이너스 재정이 되어도 되는 환경이 아닐까. 어느 시대나 성경으로 돌아갔던 시대는 다시 부흥을 경험했다. 이제 새롭게 현장예배가 열리고, 하나님께서 일상을 허락하실 때 우리는 이전과는 달라진 교회의 모습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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