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위한 ‘수요은빛교실’ 큰 사랑 전해
작은도서관도 개관, 단비 같은 사역 진력

꿈꾸는교회에서 운영하는 수요은빛교실 현장. 3년째인 수요은빛교실은 지역 어르신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까지 평균 80여 명, 많을 때는 90명 이상이 수요은빛교실을 찾았다.

신월동에 위치한 꿈꾸는교회(이태희 목사)는 교인 수 10여 명의 미래자립교회다. 그런데 이 작은 교회가 지역사회에 단비 같은 사역을 하고 있어 주목했다.

이태희 목사가 교회를 개척한 때는 2016년 5월. 여느 개척교회 목회자들처럼 예배당 구입을 놓고 난관이 많았다. 결국 거주했거나 사역했던 익숙한 지역을 지나쳐, 생전 처음 와본 신월동에 자리 잡은 것이다. 더구나 부족했던 보증금은 입주 하루 전에야 빌려 채울 수 있었다.

입주 후 이태희 목사는 두 달 반가량 홀로 인테리어공사를 했다. 이때도 자금이 부족했는데, 개척 소식을 들은 지인들이 꼭 필요한 만큼의 후원금을 보내왔다. 개척 후 1년간 등록한 교인이 없었지만, 이 목사는 김경민 사모 및 두 자녀와 함께 주일예배부터 수요예배 금요철야 새벽예배까지 모든 예배를 드렸다.

쉼과 안식을 주며 지역주민들과 동행하고 싶다는 이태희 목사.

“1년간 사모와 딸 아들, 넷이서 모든 예배를 드렸어요. 우리 가족이 준비되어야 성도들이 올 것 같았어요.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준비하는 기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나자,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신월동은 서울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됐고 특히 어르신이 많은 동네였다. 또한 어르신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면 반가워했지만 정작 교회로 찾아오진 않았다. 그러던 중 어르신들이 물질 등 혜택을 받기 위해 지역의 중대형교회를 중복해서 다닌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이태희 목사는 어르신들에게 물질적 혜택을 주면서 교회에 정착하게 하는 건 옳은 방법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신 어르신들에게 말씀을 전하기 위해 평일예배를 드리기로 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2017년 5월 3일에 문을 연 ‘수요은빛교실’이다.

매주 수요일이면 어르신들이 일찍부터 꿈꾸는교회를 찾는다. 목사와 사모는 한껏 반기며 쌀과자 요구르트 커피 건강차 등을 대접한다. 2시부터는 찬양과 더불어 어르신들 사이에 한 주간 이슈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건강 체조와 스트레칭도 곁든다. 이어 이태희 목사가 ‘하나님을 믿어야 하는 이유’ ‘구원과 천국’을 주제로 설교를 전한다.

수요은빛교실을 마칠 때 모든 참석자에게 1kg의 쌀을 증정한다. 성인 1인이 1주일간 섭취하는 양이다. 부부가 함께 오면 2kg을 받을 수 있다. 매주 쌀값만 해도 25만원 정도로, 개척교회에게 상당히 부담되는 금액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부족할 때면 누군가가 계좌에 후원금을 보내왔다. 꿈꾸는교회 수요은빛교실 얘기를 듣곤 이태희 목사가 자주 방문했던 대한적십자헌혈의집 우연정 씨가 후원하거나, 이 목사의 큰 형이 퇴직했다며 퇴직금 일부를 보내와 밀린 임대료를 낸 적도 있었다. 여기에 매달 보조해주는 서울남노회와 비롯해 문성교회(신영재 목사) 독산교회(김영한 목사) 예수로교회(양우봉 목사) 전대중앙교회(황재열 목사) 고림제일교회(조용구 목사) 대방교회(길현주 목사) 연흥교회(한준일 목사) 등의 후원 덕분에 힘이 샘솟는다.

수요은빛교실에서 이태희 목사가 ‘하나님을 믿어야 하는 이유’를 주제로 설교하며 어르신들에게 바른 신앙을 전하고 있다.

수요은빛교실을 3년째 지속한 결과,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2월 29일까지 매주 평균 83명의 어르신이 꿈꾸는교회에서 예배했다. 그렇다고 어르신들이 주일예배에 참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태희 목사는 어르신들이 등록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다만 어르신이 바른 신앙을 깨닫고 다른 교회에서라도 정착하기를 바랐다.

“어르신들에게 여러 교회를 다니는 것은 목적이 있어서 그런 것이지 믿음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 교회들 중 나의 교회라고 할 수 있는 곳을 섬기라고 했어요. 제 얘기를 듣고 몇몇 어르신들은 온전히 섬길 교회를 찾아 정착했습니다.”

꿈꾸는교회는 올해 1월 예배당 건너편 건물에 ‘꿈꾸는 작은도서관’도 개관했다. 지역 내 조손가정이 많다는 것을 파악한 후 아이들의 위한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휴관 중이지만, 쾌적한 공간에 다양한 도서와 레고 퍼즐 등을 충분히 갖춘 도서관은 아이들과의 소통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꿈꾸는교회가 지역 아동들을 위해 마련한 꿈꾸는 작은 도서관의 모습.

수요은빛교실에 작은도서관까지, 꿈꾸는교회는 미래자립교회가 할 수 있는 사역 범위를 이미 넘겼다. 그럼에도 이태희 목사는 목회를 할 수 있는 자체가 기쁘다고 말했다.

“모든 게 감사했어요. 돈을 빌려 개척했고 인테리어공사와 여러 사역도 거의 홀로 하다 보니 몸은 힘들었지만, 지난 4년간 하나님의 일을 하면 하나님이 책임져주신다는 것을 체험했어요. 저뿐만 아니라 사모와 자녀들도요. 그렇게 기도와 은혜로 목회를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꿈꾸는교회의 제1의 목표는 영혼사랑이다. 이태희 목사는 성도들과 지역주민들에게 쉼과 안식을 선사하면서 사랑으로 품는 교회를 꿈꾼다.

“하나님 나라의 교회가 있다면 어떤 교회일까 생각해봤어요. 성도들이 교회에 왔을 때 편안해지고, 마음껏 쉴 수 있는 그런 교회가 아닐까요. 지난 4년간 신월동이라는 선교지에서 성도 및 주민들과 어울리며 쉼과 안식을 주고자 노력했어요.”

그러면서도 “앞으로 하나님 제가 어떤 마음을 주실지 기대가 됩니다. 언제나 하나님이 이끄시는 대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하는 이태희 목사 그리고 꿈꾸는교회의 다음 발걸음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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