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취임 1주년 맞는 총신대 이재서 총장]
취임 후 보내준 협력과 응원 큰 감사 … ‘정원 조정’ 당면과제 잘 정리되고 있어
신학 정체성 굳건히 지키며 총회와 관계 설정 진력 … 경쟁력 높일 지원 부탁

총신대학교 이재서 총장이 5월 30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극심한 혼란을 잠재우고 안정화에 기틀을 닦았다. 그리고 정상화의 바탕 위에 2023년까지 총신대를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기독신문 주필 김관선 목사(산정현교회)가 취임 1주년을 돌아보고 미래상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김관선 목사(이하 김 목사) : 취임 1주년을 축하드립니다.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학교를 맡아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지난 1년을 평가해주시죠.
이재서 총장(이하 이 총장) : 정신없이 달려왔습니다. 총장이라는 자리가 책임감도 무겁고 바쁘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함께 협력해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한편으로는 저의 부족함을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핑계 같지만 정상적인 상황에서 총장이 된 것이 아니라 커다란 문제를 안고 있었기 때문에 개혁하고 수정하는데 모든 에너지를 투입했습니다. 그래서 미래지향적인 일들을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김 목사 : 취임 이후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입니까?
이 총장 : 초기에는 구성원의 화목이었습니다. 상처난 부분을 치유하고 화합시키는 일이 급선무였습니다. 이 일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기치 않은 두 가지 어려움에 봉착했습니다. 첫 번째는 지난해 9월의 성희롱 사건입니다. 많은 목사님과 성도들에게 우려를 줬습니다. (사건을 처리하면서) 제가 마치 동성애를 옹호하는 것처럼 오해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일부는 총신대가 동성애를 허용하는 학교라고 오해했습니다. 이 때문에 후원이 끊기고 모금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와 총신대는 동성애, 동성혼, 종교다원주의를 비롯해 성경에 반하는 그 어떤 이념과 사상과 풍조에 대해 단호히 거부하며, 앞으로도 맞서 싸워갈 겁니다. 두 번째는 코로나19 사태입니다. 사실 지난해 연말까지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모금활동을 전개하고 있었습니다. 올해 여름까지 계획이 찰 정도로 순조로웠는데 코로나19라는 암초를 만나 모금운동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취임 후 지금까지 9억원이 후원됐습니다. 전혀 모르는 타교단이나 심지어 믿지 않는 분들도 모금운동에 동참해주셨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모금활동이 중단된 상황입니다.

김 목사 : 정원감축으로 학교가 많이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신학대학원 목회학 석사과정 정원 조정과 심화과정 개설은 현재의 한계를 뛰어넘고 발전하는 결정이라고 판단됩니다.
이 총장 : 그렇습니다. 사회적인 변화 특히 인구절벽이라는 시대적 변화를 거스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신학대학원 목회학 석사과정 정원 감소는 차선책이며, 목사님들도 이해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또한 27명이라는 숫자는 교육부의 명령입니다. 학과들마다 이해관계가 있었으며, 그래서 잡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대학평의원회 중심으로 잘 정리가 되어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과정 속에서의 잡음은 경험이고, 차후에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자산이 될 것입니다.

김 목사 : 임시이사 체제는 언제쯤 해소될 것 같습니까?
이 총장 : 저도 묻고 싶습니다. 9월 총회 전에는 어려울 것 같고, 연말 전에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교육부에서 임시이사 2명을 충원해서 보냈습니다. (임시이사 충원은) 임시이사 체제가 당분간 지속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풀이됩니다.

김 목사 : 총회와 총신은 건강한 관계이어야 합니다. 총회 소속 학교이기 때문에 전적인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이 총장 : 총신은 총회가 목회자 양성을 위해 세운 학교입니다. 역사적으로도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따라서 총회가 좋은 목회자를 키우도록 위임하고, 학교 재정을 전적으로 지원하는 건강한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학교 또한 총회의 신학 정체성을 유지하고, 총회가 원하는 훌륭한 목회자를 배출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총신대는 사회 교육법에 저촉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즉 총회법도 따라야 하지만, 사회법도 따라야할 책임이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총회법과 사회법 사이에서 운영의 묘가 필요합니다. 개혁신학이라는 본질을 벗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자율성을 가지고 연구 발전시켜야 합니다.

김 목사 : 코로나19 사태 때 온라인 예배로 목회현장은 혼선을 빚었습니다. 이럴 때 총신대는 목회자들에게 신학적 기준을 제시해야 합니다. 또한 무분별한 세미나로 교회가 혼란에 빠지기도 합니다. 총신대가 목회현장을 돕는 학교가 되어야 합니다.
이 총장 :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목회현장에 필요한 신학적 바탕을 제시하는 것이 총신대의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총신대는 많은 노력을 할 것이며, 실제로 구체적인 계획도 세워놓은 상황입니다.

김 목사 : 구체적인 방안이 있다는 뜻인가요?
이 총장 : 그렇습니다. 지난 1년 동안은 상처를 치유하는데 중점을 두었다면, 앞으로 2023년까지는 미래를 밝히는데 진력할 것입니다. ‘회복’과 ‘혁신’이라는 모토를 중심으로 ‘2023 대학발전계획’을 세웠습니다. 회복이라는 단어는 본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뜻합니다. 모두가 아시다시피 최근 총신대는 비정상이었습니다. 구성원 안에 상처가 있었고, 재정 상태도 악화됐습니다. 총회와의 관계도 좋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총신대는 우선 회복이 필요합니다. 내부적인 회복을 위해 다양한 대화와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총회와의 관계도 불통에서 오는 오해가 있었으므로 활발한 대화와 만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로가 윈윈하는 순기능의 회복을 마련해 가겠습니다.
혁신은 5가지로 진행할 것입니다. 교육혁신을 비롯해 인재혁신, 행정체계혁신, 환경혁신, 사회공헌혁신으로 2023년까지 칼빈주의 세계관을 실천하는 학교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조만간 2023 대학발전계획 비전을 선포하고 회복과 혁신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김 목사 : 총신대가 통일을 대비해 선제적인 대안을 내놓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총장 : 그렇지 않아도 내년부터 북한 관련 선교대학원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우선 10명을 선발할 예정이며, 교수 충원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언제 38선을 무너뜨릴지 모릅니다. 하나님의 때를 대비하는 총신대가 되겠습니다.

 

김 목사 : 끝으로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 총장 : 총신대는 1969년 12월 27일 문교부로부터 4년제 정규대학 설립인가를 받았습니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났으며, 올해는 새로운 반세기를 여는 시점입니다. 따라서 총회와 사회 앞에 내놓아도 당당한 학교로 세워갈 것입니다. 회복과 혁신을 이루면 경쟁력을 갖춘 대학이 될 것입니다. 또한 내년에는 3주기 평가가 있습니다.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교수 충원률이며, 현재 60여 명의 교수님을 모셔와야 하는 상황입니다. 평가에서는 교단의 전입금도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총회가 조속한 시일 내에 재정을 지원해줘야 좋은 평가를 받게 됩니다. 다시 한 번 거듭 부탁드립니다. 총회는 학교가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냈다는 점을 혜량해 주시기 바랍니다. 예수님이 다시 오실 때까지 건강하게 성장하면서 총회의 좋은 목회자를 양성하는 학교로 존속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총신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포용하고 도와야 합니다.

대담=김관선 주필
정리=정형권 기자
사진=권남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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