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자립교회 33곳 선정, 각 120만원씩 후원
“설립 50주년 은혜, 나눔과 교육으로 보답”

옥수중앙교회는 설립 50주년을 맞아 실효적 섬김을 실천하고, 교회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호용한 목사(오른쪽에서 여섯 번째)가 중서울노회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에게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옥수중앙교회는 설립 50주년을 맞아 실효적 섬김을 실천하고, 교회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호용한 목사(오른쪽에서 여섯 번째)가 중서울노회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에게 후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나이가 들었다고 다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교회도 마찬가지. 연수가 늘어나는 것만큼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에게 베풀기를 즐겨하는 교회가 있는가하면, 연수가 늘어도 여전히 부유해지려고만 하는 교회가 있다.

서울 옥수중앙교회(호용한 목사)는 올해 교회 설립 50주년을 맞아 보다 성숙한 사랑을 선보이고 있다. 옥수중앙교회는 최근 중서울노회에 속한 미자립교회 33곳을 선정해 각 120만원씩을 후원했다. 당초 1년 동안 월 10만원씩을 후원하려던 것을 코로나19 사태로 미자립교회의 어려움이 커진 것을 감안해 일시불로 지원한 것이다.

호용한 목사는 “120만원을 드린다고 생활이 얼마나 풍요로워지겠나. 다만 어려운 미자립교회를 돕는 손길이 있구나, 위로를 얻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옥수중앙교회의 섬김이 희망의 불씨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정의달을 맞아 5월 7일 쌀 300포대를 옥수동과 금호동에 사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눴다.
가정의달을 맞아 5월 7일 쌀 300포대를 옥수동과 금호동에 사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눴다.

옥수중앙교회는 2001년 호용한 목사 부임 이후 독거노인을 위한 우유 배달, 장학사업, 장애인 생필품 전달 등 소외되고, 병들고, 가난한 이웃들을 섬기는 일에 앞장 서 왔다. 그러는 가운데 올해 교회 설립 50주년을 보내면서도 화려하고 외적인 행사보다는 이웃 섬김에 초점을 맞췄다. 새해를 맞아 외로운 이웃들에게 떡국떡을 나누고, 설날에는 쌀을 나눴다. 가정의달을 맞아 5월 7일에는 쌀 300포대를 마련해 옥수동과 금호동 달동네 주민들을 섬겼다.

그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로, 가뜩이나 알아주는 이 없이 외롭게 사역하고 있는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이 큰 어려움에 처한 것을 알고, 교회 설립 50주년의 감사를 미자립교회들과 나누기로 한 것이다.

호용한 목사와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이 담소하고 있다.
호용한 목사와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이 담소하고 있다.

후원금을 받은 교회들은 한마음으로 옥수중앙교회의 섬김이 희망이 됐다고 인사했다. 남양주에서 교회를 개척한지 1년 4개월밖에 안됐다는 신민호 목사(함께하는교회)는 “호 목사님이 친히 전화를 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사했다”며 “교인이 열세 명밖에 안 되는 작은 교회이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더 열심히 사역하겠다”고 말했다.

정재돈 목사(행복한교회)는 “코로나 사태로 전도도 할 수 없고, 목회활동도 못해 영적으로 침체돼 있었다”며 “옥수중앙교회도 넉넉하지 않을 텐데, 작은 교회들을 기억해주고, 힘내라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5월 8일 후원금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호용한 목사와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은 목회활동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하기도 했다. 호 목사는 달동네에 세워진 옥수중앙교회가 이웃 섬김 활동을 어떻게 시작했고, 어려움 가운데도 꾸준히 사역을 계속해온 과정들을 나눴다.

호 목사는 “같은 노회에 속해 있지만 사실 서로를 잘 모른다. 얼굴이라도 뵙고 싶어서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오시라고 했다”며 “유익한 시간이 됐기를 바라고, 앞으로도 어려운 분들을 살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웃 섬김과 더불어 옥수중앙교회는 50주년을 보내며 교회교육에 대한 새로운 도전도 시작했다. 출산율 감소와 주일학교 쇠퇴라는 어려운 현실 가운데서도, 교회교육이야말로 개인을 살리는 일이자, 한국교회 미래를 책임지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교회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50주년을 맞아 교회교육에도 주력하고 있다. 사진은 청년부 특송 장면.
50주년을 맞아 교회교육에도 주력하고 있다. 사진은 청년부 특송 장면.

이를 위해 4월 중순부터 12주 과정의 교사대학을 시작했다. 강사로는 박상진 교수(장신대 기독교교육과)를 비롯해 교회교육 전문가들을 대거 초빙했다. 교사 역량 강화가 교회교육의 밑거름이자 시작점이라는 생각에서다.

청년부실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커피숍체인처럼 리모델링한 것도 다분히 교육 목적에서다. 청년들에게 커피숍은 단순히 만나서 교제하는 장소가 아니라, 그것 자체로 새로운 문화라는 것을 간파하고, 리모델링을 통해 ‘의무감으로 오는 교회’가 아니라, ‘찾아오고픈 교회’로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호 목사는 “리모델링에 적잖은 재정이 들기는 했지만, 교회교육을 보다 효과적으로 실행하자는 생각으로 주저하지 않았다”며 “지난 20년 동안 구제와 장학사업 등에 주력했다면, 남은 목회 기간에는 교회교육에 힘을 쏟으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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