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계급구조ㆍLTC 고후 훈련 등 비정상적 행위 고발해
김명진 목사 "상처받은 분께 진심 죄송"...임시회서 조사키로

빛과진리교회 사건 제보자들이 5월 5일 기자회견을 열어, 교회 내 훈련 과정에서 인분을 먹게 하는 등의 가혹행위가 벌어졌으며 재정문제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총회와 노회에 담임 김명진 목사의 면직과 처벌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제보자 수는 24명. 제보자들을 포함해 지금까지 파악된 빛과진리교회 가혹행위 피해자는 6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들은 먼저 기존 장로교회에 없는 빛과진리교회의 계급구조를 지적했다. 빛과진리교회가 소속된 예장합동교단 산하 교회의 경우 장로 권사 집사 등의 직분을 두고 있다. 하지만 빛과진리교회는 교회 내 임원을 ‘리더’라고 부르며, 리더를 100부장 50부장 30부장 10부장 등의 계급으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특히 제보자들은 “리더 중에서도 김명진 목사는 탑리더라고 불리는 절대적인 권위자로 전권을 갖고 마음대로 휘두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로 이 100부장 50부장 등의 리더들이 진행하는 ‘LTC 훈련(리더십 트레이닝 코스)’에서 가혹행위가 벌어졌다는 게 제보자들의 주장이다. 빛과진리교회의 리더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LTC 훈련은 보통 6개월 동안 이어진다. 특히 LTC 훈련 가운데 고린도후서 6장을 바탕으로 한 이른바 ‘고후 훈련’이 있는데, 그 내용이 충격적이다. ‘인분 먹기’ ‘매 맞기’ ‘사창가나 트랜스젠더 바에서 복음 전하기’ ‘행군’ ‘트렁크나 밀폐된 공간에 갇혀 있기’ 등이 고후 훈련에 포함돼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후 훈련 중 인분을 먹은 적이 있다고 밝힌 한 제보자는 “조교리더가 인분 먹는 것을 권장하는 분위기였다. 조교리더가 인분을 먹은 사람을 엄청 칭찬을 해서 (훈련을 받는) 다른 성도들도 인분을 먹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저 또한 인분을 먹어야 리더가 될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며, “너무 싫어서 바로 하지 못하고 훈련 마지막 때에 인분을 먹겠다고 계획표를 올렸고, 리더 승인 아래 인분을 먹고 해당 영상을 보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제보자는 ‘매 맞기’와 ‘트렁크에 갇혀 있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 제보자는 “매 맞기 훈련은 형제들에게 필수과목이다. 바울이 맞았던 40대에서 한 대를 감해 39대를 맞는 것”이라며, “저희 조는 밤 12시가 지난 시간에 망우리공동묘지에 가서 차 트렁크에 갇히는 훈련을 했고, 미리 준비한 허리띠로 한 명당 39대씩을 맞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러한 훈련 과정에서 교인들이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있었다는 것이다. 제보자들은 2016년 한 교인은 훈련 중 전신화상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고, 2018년에는 훈련 일정을 소화하던 교인이 뇌출혈로 쓰러져 장애1급 판정을 받고 현재까지 재활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제보자들은 리더들이 고후 훈련을 만들었지만, 김명진 목사도 그 실체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제보자들은 “고후 훈련의 내용이 카톡방에 그대로 남아 있고, 10부장 이상 리더들도 알고 있고 김명진 목사에게도 훈련 과정이 공유됐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특히 2019년 1월 수련회 때 김명진 목사가 교회에서 고후 훈련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제보자들은 빛과진리교회의 재정문제 의혹도 언급했다. 제보자들은 “빛과진리교회는 부동산 구입 등 재정적인 문제에 있어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결과만 보고했고, 특히 매년 결산보고 때도 세부항목을 배제하고 보고했다”고 지적했다.

제보자들은 그 예로 빛과진리교회가 농업법인회사 엘앤티를 설립해 경상남도 하동군과 강원도 평창군에 100억원 가까이 되는 농지 및 임야를 매입했는데, 엘앤티의 대표이사가 김명진이라며 등기부등본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해당 부동산이 교회 소유인 것처럼 포장하지만, 정작 내부 주주명부와 정관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제보자들은 김명진 목사가 급여를 받지 않는 목회자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지정헌금제도’를 이용해 성도들에게 직접 헌금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제보자들은 김명진 목사 개인계좌로 입금되는 지정헌금의 내역 공개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제보자들은 교회 100부장인 오 모 씨의 소유로 돼 있는 빛과진리학교 건물의 자금 출처, 교회 수련회비 지출내역 등의 공개를 요구했다.

빛과진리교회 사건은 서울북부지검에 고소장이 접수돼 현재 동대문경찰서가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빛과진리교회는 5월 5일 입장문을 내고 “빛과진리교회로 인해 상처받고 아파하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김명진 목사와 당회원, 리더그룹들은 입장문에서 “한때 같은 비전을 가지고 함께 기도하고, 믿음의 공동체를 위해 땀 흘렸던 여러분들의 절규에 저희는 가슴이 먹먹하다. 여러분들의 아픔에 더 귀 기울이고 실제적인 도움을 주었어야 했는데 아직은 부족한 우리의 모습이 죄송하다. 지금의 논란은 누구보다 우리 교회를 아끼고, 헌신했던 분들의 토로여서 가슴이 더욱 아프다”고 사과하고, “특히 병상에 있는 자매님의 일은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최대한 돕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숨쉬기조차 힘들지만 교회는 지금의 상황을 통해 성경적인 사랑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겠다. 저희의 미흡한 점을 통감하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존중하여 성도들의 작은 어려움까지도 민감하게 보듬을 수 있는 교회로 거듭나겠다”며 자정 의지를 밝혔다.

한편, 빛과진리교회 논란은 빛과진리교회가 속한 평양노회(노회장:황석산 목사)에서도 다뤄질 전망이다. 평양노회는 해당 문제를 접한 후 임원회와 정치부 회의를 연이어 가졌으며, 조만간 임시회를 열어 빛과진리교회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임시회에서는 사실 확인과 더불어 필요할 경우 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회장 황석산 목사는 “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논란들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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