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의안 문제를 지난 주 사설에서 거론했었다. 그런데 계속 봄노회를 지켜보며 걱정스러운 상황이 이어지는 듯해 헌의안 중 한 가지를 직접 거론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바로 총신대학교 운영이사회 건이다. 지난 104회 총회에서 운영이사회를 폐하고 법인이사회를 보강하여 학교를 더욱 든든한 사학으로 세우려는 야심찬 계획을 김종준 총회장이 총대들에게 제시하였고 경청한 총대들은 지지를 보내 결국 결의되었다.

그런데 최근 이 결의 이후 불과 반년 남짓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운영이사회를 부활시키자는 헌의안이 준비되고 있는 분위기다. 물론 이런 의견 제시를 탓하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다. 얼마든지 다른 생각이 있을 수 있고 그래야 건강하게 총회가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 또 그런 헌의안을 내는 노회나 총대들도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지 않겠는가. 총신대학교는 아직도 임시이사 체제이다. 올해 안에 그것이 끝날 지 누구도 예측하기도 힘든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운영이사회가 할 일도 없고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므로 지금은 차분히 기다려야 한다. 성급하게 결의를 뒤집거나 시도해보지도 않은 채 운영이사회 부활을 제시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임시이사 체제가 끝난 후, 총회 결의대로 새로운 법인이사회가 조직되어 운영해보다가 염려하던 일이 발생하거나 학교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면 그 때 운영이사회 논의를 해도 늦지 않는다. 총회가 이런 소비적인 행태를 반복한다면 앞으로 나갈 수 없다. 혹시 반드시 돌려놓아야 할 이유가 있더라도 조금 기다리는 것이 현재로서는 순리일 것이다.

교회사에서도 교회의 총의와 결의는 매우 중요했다. 거기서 채택된 교리나 의전 그리고 고백 등이 교회의 오랜 전통을 만들었다. 교회 회의 속에 개입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믿기 때문일 것이다. 교단의 총의로 결정된 것은 우선 받아들이고 지켜보는 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태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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