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풍인 목사(개포동교회)

좋은 목소리는 복음의 악기다
보컬 트레이너가 인도하는 ‘좋은 소리’ 갖기

목회를 하다 보면 성도들에게 “누구에게 기도를 배웠냐?”고 여쭤볼 때가 종종 있다. 그렇게 묻는 이유는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은 분들이 많아 보이기 때문이다. 부모님이나 선배님들이 기도하는 것을 어깨 너머로 배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기도가 주는 충분한 유익을 누리지 못한다. 기도만 그렇겠는가? 정말 중요하지만 배우지 않고 사용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

목회자들에게 목소리는 참 중요하다. TV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오는 가수나 뮤지컬 배우 지망생들이 최상의 목소리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본다. 그런데 그들만큼이나 목을 많이 사용하는 목회자들은 어떤가. 신학교나 교회 어디에서도 어떻게 목소리를 내야 하는지 배운 적이 없다.

필자는 설교한지 25년이 넘었다. 그동안 수많은 설교를 했다. 조금 큰 소리로 설교하거나 큰 소리로 찬양을 부르면 예외 없이 기침을 하곤 했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는데도 단지 목이 약하다고만 생각했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으려 하지 않았다. 나름의 해결책은 찬송을 크게 부르지 않거나 큰 소리로 설교하지 않는 정도였다. 성도들이 어깨 너머로 기도를 배우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현직 보컬트레이너 박지수 작가가 쓴 <하루 10분 목소리 트레이닝>이란 책을 읽게 되었다. 어릴 적부터 노래 부르는 것에는 자신이 있었던 그녀지만, 대학입시에 실패하고 긴장성 발성장애를 겪게 되었다. 그것은 곧 우울감과 자신감 부족으로 나타나 사람들 앞에 당당하게 서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다. 그녀는 대학에 입학했지만 여전히 소극적인 삶을 살았다. 남들보다 좋은 소리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잘 활용하는 법을 몰랐다. 긴 노력 끝에 그녀는 목소리를 잘 내는 자기만의 노하우를 터득하게 되었다. 그것과 더불어 바닥을 치던 자신감도 회복되었다. 꿈이 생기고 구체적인 계획도 가지게 되었다.

현재 저자는 목소리를 사용하는 모든 사람을 돕는 목소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의 도움을 받아 좋은 목소리와 자신감을 얻게 된 사람들은 그녀를 ‘박내비’라고 부른다. 내비게이션의 친절한 안내를 따라가면 목표에 도달한다는 데서 착안한 것이다.

이풍인 목사(개포동교회)
이풍인 목사(개포동교회)

이 책에서 저자는 좋은 목소리는 후천적으로도 얻을 수 있기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며 ‘좋은 소리를 갖기 위한 하루 10분 팁’을 따라 해보았다. 목과 성대 주변 근육을 풀기, 발음 명료화하기, 복식호흡 요령과 좋은 발성법, 입술풀기와 같은 것들이다. 불과 두 주 지났지만 최근에는 찬송을 이전보다는 더 크게 부르고 설교 때 큰 소리로 말해도 기침을 덜하게 되었다.

“이렇게 중요한 것을 왜 여태 배우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든다. 하지만 이제라도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내 몸의 악기인 목을 잘 사용해야겠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을 성도들이 더 집중하여 들을 수 있는 효과적인 소리로 전달한다면 좋을 것 같다. 하루 10분 투자에 돌아오는 것은 상상 이상일 수 있다. 설교와 강의 전 좋은 목소리를 위한 팁들을 실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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