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부총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부총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부총회장)

우리 교단은 여러 면에서 장점과 저력이 많다. 특히 지난 100년간 지켜온 보수신학과 개혁신학의 전통은 최고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한국장로교 총회의 적통성을 계승해왔을 뿐만 아니라 규모면에서도 최대 교회수를 이루어 한국교회 장자교단이 된 것 역시, 우리 총회의 자랑이고 자존심이다.

그러나 우리 총회의 현주소를 짚어보면 많은 문제점도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성 총회가 지나치게 정치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만 있고 정책이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총회가 정치화되다 보면 선거를 앞두고 정책과 공약에 집중하기 보다는 상대후보의 약점을 어떻게 공격하고 물고 뜯을 것인가, 그리고 총대들의 마음을 어떻게 선동시킬 것인가에만 관심을 갖는다.

그렇게 해서 당선이 되면 총회장이건, 총회 임원이건, 그리고 상비부장이나 특별위원장이건 1, 2년 감투를 쓰고 행사나 몇 번 치르는 자리가 되어 버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총회는 주인이 없는 채 미래를 향한 향방을 잃어버리고 다투고 싸우는 정치현장이 되어 버린다. 이제 우리 총회는 정치 마인드를 뒤로 하고 정책 마인드를 앞세워야 한다.

필자가 예장통합 사무실을 방문하여 들었던 이야기다. 통합교단은 이미 교단산하 교회부흥 5년 마스터플랜을 세워서 실행했다. 최근에는 교단발전 10년의 마스터플랜까지 다 세워 놓았다. 교단의 사무총장(총무)이 여러 앞서 가는 목회자에게 조언을 받고, 총회 직원과 함께 21번의 워크숍을 거쳐 10년의 발전계획을 세웠다. 짧게는 3시간, 길게는 1박 2일을 함께 하면서 앞으로 이룰 교단의 100대 과제와 10년의 부흥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우리 교단은 정책보다는 정치를 추구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우리의 총회총무는 그런 쪽으로 눈 돌릴 틈이 없었을 것이다. 총회 직원들 역시 상비부 활동을 지원하는 일에 그럴 여력이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 총회는 누가, 언제, 그리고 어떻게 미래 10년의 마스터플랜을 세울 수 있을까?

예장통합 사무총장은 총회에서 총대들이 정치적 선거로 뽑지 않기 때문에 총회 정치에 눈치를 보거나 깊이 관여하지 않고, 주로 정책적인 면과 교단을 글로벌화 하는 데만 올인을 하면 되는 것이다. 물론 통합측과 우리 총회는 구조적으로 여러 가지 다른 면이 있다. 또 우리 교단의 총무 제도는 총회가 파회한 후, 상비부 활동을 지원하고 총회 본부를 총괄, 지도, 감독하며 총회장을 대신해서 정치적으로 교단을 섬기고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우리 총회는 미래전략 특별위원회라도 만들어서, 적어도 10년의 교단 설계를 내놓았어야 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은 우리 총회가 정책총회가 아니라 정치총회였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우리 모두는 이것부터 뼈저리게 자성하고 뉘우쳐야 한다. 10년 정책도 없는 총회가 어찌 교단 100년을 설계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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