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귀석 목사 (주평강교회)

얼마 전 집사님으로부터 문자를 받았습니다. 요즘은 가정예배를 통해 아이와 함께 은혜받고 있다고 하면서 딸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지난해에 학교에서 ‘네 소원을 말해봐’라는 시간에 소원을 기록해서 붙여놓은 사진을 첨부해 주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는 ‘공부를 잘하게 해달라, 줄넘기를 잘하게 해달라, 부자 되게 해달라’고 썼습니다. 그런데 주평강교회 주일학교 1학년 학생인 이 친구는 “하나님 제 소원은 아픈 사람들을 낫게 해주세요. 슬픈 아이들을 달래주세요. 하나님 사랑해요”라고 쓴 것입니다. 담임 선생님께서 감동되어 연락을 주셨다고 합니다. 저도 그 내용을 보면서 감동이 되었습니다. 1학년 어린아이도 자신을 위한 소원이 아니라 아픈 사람을 볼 줄 알고, 마음이 슬픈 친구들을 살필 줄 아는 모습이 감사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을 지나면서 많은 생각을 합니다. 그 속에서 주신 은혜들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질병과 죽음은 가까이에 있다. 둘째는 이 땅을 디디며 살지라도 영원히 거할 하늘을 바라보며 살아야 한다. 셋째는 내게 주신 호흡, 내게 주신 달란트를 더욱 주의 나라를 위해 살아가야겠다. 이러한 결단을 하는 시간이 이었습니다. 그런 결단 속에 부활절을 지내면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몇 주 만에 현장예배를 병행하면서 성도들과 함께 예배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렘도 있었고, 사회적 분위기와 안전을 생각하면서 긴장감도 있었습니다. 모든 성도가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더욱 주의 일에 힘써야겠다는 각오를 하였습니다.

목회한다는 것은 소원이 더욱 특별해야 합니다. 사람의 가치는 무슨 일에 힘쓰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부활의 주님을 만난 다음부터 주의 일에 힘쓰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부활하신 주님이 지금 살아계시고, 부활하신 주님이 자신에게 할 일을 맡기시고, 부활하신 주님이 자신을 인도하시고, 부활하신 주님이 자신과 함께 하시고, 부활하신 주님이 자신을 축복하시는 분이심을 생생하게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실하며 흔들리지 말고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희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 앎이라”(고전 15:58)

부활 신앙을 가진 사람은 편안함을 추구하는 삶이 아니라 십자가를 함께 지고 가는 삶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담대하게 복음을 전했던 바울처럼 저도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소원입니다. 성도들과 전심을 다해 예배하고 주의 일에 함께 힘쓰는 것이 소원입니다. 살리고, 고치고, 세우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비전이 나의 소원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세상은 여전하고, 상황과 문제는 여전해도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더욱 주의 일에 힘쓰는 자들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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