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교회의 길〉 (앨런 허쉬/아르카)

현대 교회는 위기다. 안으로는 교회 구성원들의 필요를 읽어내지 못하고 일방통행식의 의사구조가 진행되는 데 불만을 느끼고 교회를 떠나는 기독교인들이 늘고 있다. 밖으로는 교회가 교회답지 못하다는 비판을 넘어 교회에 대한 반감을 갖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교회가 선교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도 호의적이지 않고 신뢰하지 않는 것 같은 이 시대에 교회는 어떤 모습으로 선교(전도)라는 본래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세계적 선교적 교회운동가이자 이론가로서 첫 손에 꼽히는 앨런 허쉬는 이 책 <잊혀진 교회의 길>에서 “이러한 상황은 교회가 원래 가야 했던 길부터 기억에서 잊어버렸기 때문”이라고 단호하게 밝힌다. 교회는 건물이나 조직, 또는 체제가 아니었건만 역사 속에서 교회가 국가의 공인을 받으면서 기독교세계(Christendom)로서 세상을 지배한 이래, 본래 특성을 잊어버리고 왜곡되어 현대에 이르렀다고 그는 진단한다. 현재의 기독교가 국가와 동일시되던 자리에서 내려온지는 오래되었으나 오히려 세상 문화와 결탁하거나 거꾸로 지배당하기도 하면서 교회 본래의 정체성을 더 잃어버렸고, 이제는 아예 그 태생적 속성마저 망각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하여 이 시대엔 “예수는 좋지만 교회는 싫다”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기독교인이면서 교회는 나가지 않는 ‘가나안 교인’이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교회는 성장을 멈추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다시 기억해 내야 할 ‘잊혀진 길’”은 무엇일까? 저자는 이는 “교회의 본래 기능인 선교적 특성을 어떻게 회복할까?”와 같은 질문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사도적 특성’ 즉 ‘세상으로 보냄받은 자’를 뜻하는 사도로서의 특성을 다시 발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의 ‘사도적’이라는 말은 초대 교회 시절 예수의 직계 제자에 국한되는 호칭으로서의 사도가 아니며 최근 국제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신사도주의자들의 잘못된 호칭도 아니다. 성경 본래의 ‘사도’(apostle)가 가진 의미 그대로 사도적인 것을 뜻한다. 

저자는 기독교인에게 누구나 이 선교적 특성이 유전자, 즉 씨앗처럼 심겨진다고 말한다. 그것이 싹을 틔우도록 하면 되는 일이지 무슨 방법이나 행동지침으로 교회가 선교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사도적 특성의 역사적 근거에 대해 초대 교회의 발흥 과정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한 로드니 스타크와 달리, 하나님 백성의 태생적 선교 능력과 초대 교회부터 현대교회의 상황까지 관통하는 통찰과 신학적 언어로 풀어냈다. 

그런 다음 저자는 사도적 특성을 여섯가지 ‘운동 DNA’(mDNA)로 해부했다. ‘예수는 주님이시다’, ‘제자 만들기’, ‘선교적-성육신적 추진력’, ‘경계성과 커뮤니타스’, ‘APEST 문화’, ‘유기적 시스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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