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 복합 노회 지원역량 부족 … ‘최저생활비 140만원’ 정책 적용은 무리
재정 더불어 전도ㆍ교육 등 실제 지원 중요 … 성남노회 모범 사역 ‘주목’

‘자율과 점진’ 강조하는 수도권 자립화 사역, 새 접근 필요

총회교회자립개발원(법인이사장:오정현 목사)과 함께 교회 자립화 사역의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연중기획 ‘한국교회 샛강을 살리자 시즌2’를 진행하고 있다. 3부는 ‘자립을 위한 실천과 대안들’이란 주제로, 각 지역(권역위원회)과 노회자립위의 자립화 노력을 살펴보고 주목할 만한 실천사례들을 소개한다. 지난주 3부 1편에서 서론으로 전국 노회들의 최저생활비 지원사역의 상황을 살펴봤다. 2편부터 각 지역(권역)별로 자립화 사역의 구체적인 상황을 살펴보고, 그 지역(권역)에 맞는 자립화 사역의 대안을 생각해 본다. 첫 번째로 살펴볼 지역(권역)은 수도권이다. <편집자 주>

미래자립교회 비율 50% 넘어

교회자립개발원은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경기도 등 수도권 지역의 노회를 3개 권역로 구분하고 있다. 총회의 독특한 지역 구분에 따라 수도권 중 인천 지역의 노회들은 중부권역에 속해 있다. 인천 지역 노회를 제외하고, 서울권역위원회 소속 24개 노회와 경기권역위원회 소속 14개 노회의 자립위원회 상황을 조사했다.(노회자립위 미조직 및 보고 누락한 8개 노회 제외) 교회자립개발원 보고 자료를 바탕으로 주요 노회의 자립위원장과 전화인터뷰를 했다. 조사 결과 수도권의 노회들은 농어촌 지역과 다른 어려움과 한계를 안고 있었다.

수도권 노회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소속 교회 중 미래자립교회 비율이 50%가 넘는다는 것이다. 경기노회 서울노회 서울북노회 성남노회 수도노회 중서울노회 6곳을 제외하고, 30개 노회 중 24곳은 미래자립교회 비율이 50%를 넘었다.

ㄷ노회는 미래자립교회 비율이 무려 66.3%이다. 노회자립위원장 여OO 목사는 “노회의 전체 교회는 92교회인데, 미래자립교회가 60곳이 넘는다. 그에 비해 지원할 수 있는 교회는 10교회 정도”라고 말했다. 여 위원장은 “그래도 올해부터 최저생활비 지원사역을 시작했다. 4개 시찰에서 노회자립위원 2명씩 선발하고, 각 시찰에서 미래자립교회 2~3곳을 선정해서 최저생활비 사역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과 경기 권역위원회에 속한 노회 중에서 성남노회자립위원회가 미래자립교회 자립화 사역을 모범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성남노회자립위원회는 그 이유를 지원할 수 있는 교회들의 헌신, 투명하고 신뢰받는 지원 행정 체계, 미래자립교회 목회자들의 자립 열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성남노회 제41회 정기회에서 노회 임원들이 자립위원장 현상민 목사에게 미래자립교회를 위한 임대료 지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 권역위원회에 속한 노회 중에서 성남노회자립위원회가 미래자립교회 자립화 사역을 모범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성남노회자립위원회는 그 이유를 지원할 수 있는 교회들의 헌신, 투명하고 신뢰받는 지원 행정 체계, 미래자립교회 목회자들의 자립 열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성남노회 제41회 정기회에서 노회 임원들이 자립위원장 현상민 목사에게 미래자립교회를 위한 임대료 지원금을 전달하고 있다.

지원역량 부족한 노회도 상당수

미래자립교회 비율과 함께 지원할 수 있는 역량도 중요했다. ‘지원교회’가 많으면, 미래자립교회 비율이 50%를 넘어도 노회 자체적으로 자립화 사역을 감당할 수 있다. 서울강남노회가 대표적이다. 서울강남노회 소속 교회는 80곳이다. 이 중 미래자립교회가 56곳에 이른다. 미래자립교회 비율이 70%에 이른다. 지원교회는 20개이다.

서울강남노회자립위원장 이영신 목사는 “자립위원회를 조직하기 전에도 미래자립교회 지원에 최선을 다하는 전통이 있었다. 자립위원회를 통해 사역을 시작한 후 노회 내의 어려운 교회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의식이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강남교회에서 미래자립교회 20곳을 섬기는 등 20개의 지원교회들이 힘쓰고 있다며, “이번에도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미래자립교회를 위해 예배당 임대료 지원사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래자립교회 비율이 높고, 지원교회 수도 적은 노회들은 실제적으로 자립화 사역을 펼칠 역량이 없다. 수도권의 30개 노회 중에서 11개 노회가 지원역량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노회들은 미래자립교회 비율이 50%가 넘고, 지원교회 비중이 20% 미만이었다. ㄷ노회의 경우 지원할 수 있는 교회 비율이 9.8%였고, ㅎ노회는 11.8%에 불과했다.

수도권 노회 중에서도 도농 복합 지역에 있는 노회들도 지원역량이 부족했다. 용인노회와 서울한동노회가 대표적이다. 서울한동노회는 수도권에 있지만 경기도 이천 등 농촌 지역 교회들이 많다. 노회자립위원장 김상기 목사는 “실제로 지원할 수 있는 교회는 9곳이다. 3년 전부터 자립위원회를 조직해서 미래자립교회 10곳을 선정해서 4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열심히 하고 싶은데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수도권만의 자립화 방식 이해해야

수도권의 노회들도 농어촌 노회들처럼, 미래자립교회 비율이 50%를 넘는다. 30개 노회 중 11곳의 노회는 농어촌의 노회들만큼 지원할 수 있는 교회들이 적었다. 이런 현실에서 수도권의 교회들은 노회 내의 미래자립교회 지원과 함께 농어촌 지역 노회들을 섬기고 있다. 이것은 수도권의 노회들이 강하게 자립화 사역을 추진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만약 수도권의 노회들이 자체 미래자립교회 지원 사역에만 매진한다면, 오히려 총회 내의 많은 교회와 노회들이 어려워질 것이다.

현재 수도권의 노회들은 자립화 사역을 ‘자율적’이고 ‘점진적’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노회 내 지원교회들이 농어촌 및 다른 노회의 연약한 교회들을 지원하는 것을 인정(지원의 자율성)하고, 공교회성과 동역자 의식을 강조하면서 노회 내 미래자립교회 지원을 조금씩 늘려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노회는 전통 있고 건강한 노회로 잘 알려져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대구 지역 교회들의 임대료 지원에도 적극 나서는 등 어려운 노회와 교회를 돕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교회자립개발원에서 자립화 정책을 제시하기 전까지, 노회 내 미래자립교회 지원에 대한 기본 정책과 기준이 없었다. 서울노회자립위원장 김창수 목사는 “교회자립개발원의 자립화 정책을 바탕으로 노회 내 미래자립교회를 지원하고 있다. 회칙을 만들어 미래자립교회의 상황을 정확히 보고받고, 매년 지원할 교회를 선정해서 3년 동안 자립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노회원들은 자립화 사역이 동역자를 돕는 일, 선교와 함께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노회의 행사 예산을 줄이고, 미래자립교회를 위한 예산규모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저생활비 140만원 “어림없다”

수도권 노회들은 자립화 사역을 추진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도 겪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최저생활비 140만원’ 기준이다. 경기도 수지에서 개척한 정OO 목사는 “현재 미래자립교회 사모들은 대부분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우리 사모도 일을 하고 있다. 교회의 사례비와 외부에서 지원받는 선교비 그리고 사모가 일을 해서 벌어오는 돈을 합하면, 대략 180만원 내외”라고 말했다.

만약 총회가 처음 ‘교역자최저생활비보장’ 정책을 논의하던 10년 전이라면, 목회자와 사모는 140만원을 지원받고 사역에 전념할 수 있었을 것이다. 2020년 현재, 정부의 4인가족 최저생계비는 230만원이 넘는다.

서울남노회자립위원장 이성화 목사는 “올해 초 시찰별로 미래자립교회 상황을 전수 조사했다. 수도권 교회는 최저생활비 140만원을 지원하고, 목회에 전념하라고 요청할 수 없다. 자녀교육, 예배당임대료, 질병 문제 등 자립화 사역을 위해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수도권 미래자립교회의 자립화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재정 지원을 넘어 지원교회들이 전도대와 성도를 파송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노회 중 자립화 사역을 가장 잘하는 성남노회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성남노회는 10년 전에 자립화 사역을 시작했다. 교회자립개발원을 설립하기 전, 총회에서 교역자최저생활비시행위원회를 설립했을 때 자립화 사역을 추진했다. 연예산 3000만원 이하의 35개 미래자립교회 목회자에게 최저생계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전도세미나, 부부초청세미나, 미래자립교회 자녀장학금 지원 등 교회 부흥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성남노회자립위원장 현상민 목사는 “생활비 지원과 함께 목회사역에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분당우리교회가 노회 산하 30개 교회에 2년 동안 성도를 파송하는 사역을 하면서 여러 교회들이 자립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