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목사 부임 후 이웃섬김 사역에 진력
위기관리 매뉴얼 만들고 사회적 고난 나눠

김경수 담임목사(오른쪽)와 김종도 장로.

코로나19 사태로 온 국민이 어려운 가운데, 교회들 역시 상당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 예배를 축소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방역 활동을 철저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감염의 온상인 것처럼 애꿎은 오해를 받기도 한다.

상계동 주사랑교회 김경수 담임목사도 얼마 전 그런 일을 겪었다. 어느 날 밤 교회당 앞을 걸어가는데 뒤에서 한 행인이 욕을 하고 지나간 것이다. 모든 예배를 온라인예배나 가정예배로 전환하고, 다만 온라인예배 녹화를 위해 주일 아침에 교역자와 장로 등 최소한의 인원만 모여 주일예배를 드리는데 그마저 못마땅하게 여긴 것이다.

김 목사는 “정부 위기단계 발표에 맞춰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고 최대한 방역에도 힘썼는데, 그런 소리를 들으니까 안타깝다”며 “그럴수록 더 섬기고 사랑해야 한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상계1단지 아파트 단지 상가에 위치한 주사랑교회는 2005년 김경수 목사가 담임목사로 부임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예배와 교육, 선교 등 기본적인 사역과 더불어 주사랑교회는 특별히 이웃을 섬기는 일에 마음을 쏟았다.

어르신 초청 ‘행복밥상’ 장면.

대표적인 것이 ‘행복밥상’ 사역과 ‘반찬 나눔’. 한 달에 한 번씩 아파트 단지 내 어르신들과 독거노인들을 교회로 초청해 식사를 대접하고, 한 달에 두 차례 교회당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정성스레 만든 반찬을 가져다드리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행복밥상은 할 수 없지만, 반찬 나눔은 계속하고 있어요. 우리 교회에 장애인들이 많이 출석하시는데, 그분들에게도 반찬을 나누고 있어요.”

김 목사는 “특별히 반찬 나눔에는 권사회에서 많이 애를 쓰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외롭고 어려운 분들을 더 가까이 한다”고 말했다.

지역 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기 위해 매년 가을에는 바자회를 개최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에서 열리는 바자회에는 전 성도들이 참여해 정성을 쏟는다. 바자회는 벌써 14회나 열렸으며, 매년 800∼1000만원의 수익금을 마련해 장학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상계동 주사랑교회는 꾸준한 이웃 섬김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주 사랑의 날’ 거리 청소.

분기에 한 번씩 ‘주 사랑의 날’이란 이름으로, 주일예배 후에 전 교인이 아파트 단지 안팎을 청소하기도 한다. 아파트 단지에 위치한 교회인 만큼 아파트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섬김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이외에도 매년 4월 설립기념주일을 맞아 지역 취약계층들에게 선물을 나누고, 연말이면 독거노인들에게 쌀을 나누는 등 주사랑교회의 지역 섬김은 다양하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맞아 주사랑교회는 ‘전염병으로 인한 국가 위기관리 단계에 따른 교회 대응 매뉴얼’을 자체적으로 만들기도 했다. 이는 교회 내 감염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지역을 섬기는 차원이기도 하다. 매뉴얼에는 위기관리단계에 따른 교회 대응 방법이 정리돼 있다.

김 목사는 “앞으로도 비슷한 감염병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고 판단해서 매뉴얼을 만들었다”며 “이번 경우에도 지역사회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식당이나 가게보다 방역에 더욱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독거노인을 위한 성탄선물 전달식.

주사랑교회는 이웃 섬김과 함께 교회 내적으로는 장애인 섬김에도 마음을 쏟고 있다. 교회 근처 장기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이 교회에 많이 출석해, 전체 성도의 10%에 달한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 성도들이 교회에 올 때면 청장년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휠체어를 함께 들었고, 어려운 일을 당할 때면 같이 기도하고 섬겼다. 10년 전에는 교회당 상가건물에 휠체어용 리프트를 설치하기도 했다. 적잖은 재정이 드는 일이었지만, 주사랑교회는 형제를 사랑하고 섬기는 일에 주저하지 않았다.

주사랑교회의 이러한 이웃 섬김과 성도 사랑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이자 김 목사의 목회와 설교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목회철학이라고 특별한 건 없어요. 다만 교인들이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구원받고, 거룩하게 변화되는 것이죠. 구원받은 사람이라면 마땅히 이전과 다르게, 세상과 다르게 변화돼야죠.”

설립기념주일 사랑의 선물 전달식.

김 목사는 이번 코로나 사태를 보내면서 두 가지 의미 있는 실천을 했다. 하나는 자비로 따뜻한 식사거리를 마련해 독거노인 성도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안부를 물었고, 또 하나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사회적 고통을 분담한다는 생각으로 사례비를 30% 자진 삭감한 것이다.

김 목사는 “코로나 사태로 교인들이 많이들 어려운데 내가 해드릴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었다”며 “혼자만 우산을 쓰지 말고, 같이 비를 맞자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로 어수선한 시대, 구원받은 자의 거룩한 변화를 꿈꾸는 주사랑교회의 작은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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