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선 목사(주필)

갈릴레오가 ‘슈퍼인간’이라고 부른 사람이 있다. ‘유레카’로 유명한 아르키메데스다. 그는 부력 뿐 아니라 3.14로 표기되는 원주율 계산, 도르래의 원리, 나사의 원리까지 만들어낸 사람이다. 그가 만든 물을 퍼 올리는 양수기는 오늘날에도 ‘아르키메데스의 나선식 펌프’(스크루펌프)라고 불린다.

도르래는 인간 사회에 놀라운 변화와 발전을 가져왔다. 당시 1톤의 무게를 가진 사물을 들어 올리려면 40명이나 되는 사람의 힘이 필요했다. 그러나 그가 개발한 도르래를 이용하면 한 사람의 힘으로도 1톤을 들어 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무려 40배의 효과다. 그런 아르키메데스는 혼자의 힘으로 배를 해변으로 끌어올렸다고도 한다. 이론으로 그칠 수밖에 없겠지만 적절한 도르래만 있다면 지구도 들어 올릴 수 있다고도 했다. 갈릴레오가 아르키메데스를 극찬한 이유는 충분하다. 아르키메데스의 연구는 인간으로 하여금 적은 힘을 가지고도 큰일을 해낼 수 있게 한 것이다. 온갖 물리적 원리를 찾아내고 정리했고 실용화한 것이다.

아르키메데스를 생각하며 새삼 나의 어리석음을 깨닫는다. 그가 만든 도르래와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힘이 되어주실 하나님을 믿는다면서도 여전히 내 힘만으로 살아가려고 버둥거리는 것은 아닌지. 보잘 것 없는 학력, 재력, 체력 등 다 합쳐봐야 별거 없으면서도 계산해보고 뿌듯해하거니 위축되기도 한다.

결국 내 것도 아닌데 아들의 좋은 대학 입학으로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기도 하고, 딸아이가 별 걱정 없이 취업한 것을 자랑스러워한다. 그것이 별거 아님을 깨닫는데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음에도 그렇다. 도르래를 이용해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조금 더 깊은 생각으로 가진 힘을 극대화할 수 있는 원리를 발전시켰고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 보다 더 편리하게 사용할 온갖 도구들이 발전되어 왔다. 끊임없는 연구의 결과다.

그러나 하나님의 힘을 내 것처럼 사용하는 것은 매우 쉽다. 특별한 연구나 노력도 필요 없지 않은가. 내 힘을 헤아릴 필요도 없이 그저 그 분을 믿고 의지하고, 그 분이 나를 기뻐하기만 하면 될 텐데 왜 그리 어려운지 내가 봐도 내가 답답할 뿐이다. 단순해지면 그 분은 나의 진정한 도르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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