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멈춰섰지만 한국교회와 ‘온라인 워십’ 협력
뜨거운 성원에 온라인 헌금 답지, 지원금 전달도

광야아트센터는 위기 상황을 더 깊은 영성 훈련과 사랑 나눔으로 극복하고 있다. 뮤지컬 <요한계시록>을 준비 중인 단원들의 모습.
광야아트센터는 위기 상황을 더 깊은 영성 훈련과 사랑 나눔으로 극복하고 있다. 뮤지컬 <요한계시록>을 준비 중인 단원들의 모습.

코로나19가 덮친 공연장은 썰렁했다. 길거리에도 사람이 없는 마당에, 옆 사람과 촘촘히 앉아 무대를 봐야하는 공연장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전체 공연의 80%가 취소됐고(인터파크 기준), 배우 중에 확진자가 나와 공연이 미뤄진 경우도 있었다. 기독 뮤지컬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광야아트센터(대표:윤성인)도 3월에 예정했던 작품을 모두 취소했다. 2월까지였던 뮤지컬 <요한계시록>은 다행히 마무리를 지었지만 취소표가 3000여 장이 나왔다. 취소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수수료 없이 전액 환불 절차를 거쳤다. 윤성인 대표는 “그래도 꾸준히 예매를 해준 성도들 덕에 총 7600여 명의 관객들이 <요한계시록>을 관람했다”고 설명했다.

한 달만 견딜 수 있는 재정, 언제 재개할지 모르는 공연은 누가 봐도 위기였다. 그러나 광야아트센터는 3~5월을 ‘특별은혜기간’으로 선포하는 믿음을 보였다. 21명의 단원들이 재택훈련을 시작했다. 평일 오후 1시부터 단톡방에 출석체크를 하고, <복음을 영화롭게 하라>는 책을 묵상한 뒤 리포트를 제출했다. 2시부터는 늘 공연장에서 하던 대로 신체훈련과 청소를 진행한 데 이어 3시에는 연기/기획/스탭 파트 별로 각자 연습과 과제수행을 진행했다. 여기에 매일 해야 하는 큐티까지 더하면 오히려 공연장에서 만날 때보다 더 힘든 훈련이 이어졌다.

윤성인 대표는 “단원들이 잘 따라줘서 감사한 마음뿐이다. 위기 상황이었지만 이를 더 큰 은혜의 기회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었고, 그 의도대로 모두가 깊은 영적 체험을 누렸다”고 고백했다.

공연 수익이 전무한 가운데서도 월급은 제대로 지급할 수 있었다. 여기에는 한국교회의 응원이 있었다. 언제 무대에 올라갈지 모르는 공연 표를 미리 구입해준 것이다. 교회들도 헌금이 줄어 어려운데 기독교 문화의 위기 상황을 알고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이 사랑 덕에 광야아트센터는 조금씩이나마 다음 발걸음을 준비할 수 있었다.

광야아트센터는 받은 사랑을 붙들어두지 않고 흘려보내기로 했다. 찬양사역자연합회(회장:송정미) 푸른나무교회(곽수광 목사) 등과 함께 대구·경북 지역을 위한 온라인 워십 ‘광야에서 내 백성을 위로하라’를 개최한 것이다. 뜻을 같이 한 찬양사역자들과 함께 광야아트센터에서 10회 공연을 열고 유튜브로 송출했다. 찬양사역자들도 각종 공연과 집회가 취소되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불안과 공포에 지친 한국사회를 위로하기 위해 재능을 기부했다. 성도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총 20만 뷰를 기록, 약 9000만원의 온라인 헌금이 모였다. 그 덕에 1차로 대구·경북 지역 작은 교회에 지원금을 전달할 수 있었다.

윤성인 대표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우리도 힘들지만 더 힘든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광야아트센터가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위해 쓰임 받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던 터에 귀한 사역에 참여할 수 있었다”며 “이 헌금을 어떻게 쓸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작은 교회들이 어려워지면서 그동안 하던 구제나 섬김 사역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들이 계속 사역을 이어갈 수 있게 지원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광야아트센터는 전체 후원금의 10%를 문화사역자들을 위해 적립하겠다는 결단까지 내렸다.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웃을 조금 더 생각하는 크리스천의 마음이 위기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었다.

광야아트센터는 한국교회와 주고받은 힘으로 코로나19 이후를 예비하는 중이다. 상황이 정리된 후에도 한동안 공연계는 침체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윤성인 대표는 “전에는 ‘예배 드리는 마음으로 공연장으로 오시라’고 말하곤 했는데, 온라인 예배가 익숙해지면서 공연장을 찾아야 하는 이유조차도 없어질 확률이 크다. 새로운 동기 부여와 동시에 후원이 아니라 자생하여 기독교 문화를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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