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있는 자리 따라 ‘만70세 정년 연장’ 입장은 달랐다
서 있는 자리 따라 ‘만70세 정년 연장’ 입장은 달랐다
  • 정형권 기자
  • 승인 2020.04.0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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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정년연구위 제104회 총회총대 대상 설문조사 결과
도시교회·목사 ‘찬성’ 농어촌교회·장로 ‘반대’ 의견 높아
‘타교단으로 이탈’ 고민과 성도 의견 반영 등 연구 시급

총회 총대들은 만70세 정년을 유지하거나 하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만70세 정년 연장을 선호하는 목사 총대는 대도시 지역 100명 미만 교회 66세 이상 담임목사였다. 장로 총대는 중소도시 지역 100명 미만 교회 66세 이상 장로였다.
반면 현행 유지나 하향 조정, 즉 만70세 정년 연장을 반대한 목사 총대는 농어촌 지역 51~60세 담임목사였다. 장로 총대는 농어촌 지역 50세 이하 장로였다. 특히 50세 이하 농어촌 교회 장로와 1000명 이상 교회 장로들의 정년 연장 반대 의지가 강력했다.
정년연구위원회(위원장:고영기 목사)는 3월 9일부터 18일까지 제104회 총회 총대 802명을 대상으로 만70세 정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모바일로 진행한 설문에서 43%(348명)는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12%(94명)는 오히려 정년을 낮춰야 한다고 했다. 반면 45%(360명)만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즉 총대의 과반 이상인 55%(442명)는 사실상 정년 연장을 반대했다는 뜻이다.

연령 낮을수록 정년 연장 반대 뚜렷
정년연구위원회는 △개혁주의 입장 △농어촌 교회의 현실과 사회적 변화 종합 △만70세 정년 조정 나이 등 세 가지 질문을 했다. 만70세 정년 연장 반대 여론은 나이와 상관없이 고르게 높았다. 하지만 총대의 연령이 낮을수록 반대는 뚜렷했으며, 은퇴에 가까운 총대들은 정년 연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50세 이하 총대 3명 중 1명(61%)은 정년을 유지하거나 하향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연령이 높아질수록 이러한 생각은 흐려졌다. 현행 유지 및 하향 의견은 51~60세(58%), 61~65세(54%), 66세 이상(53%) 순이었다.
만약 정년을 조정해야 한다면 39%는 현행대로 유지하길 원했고, 이어 만75세(25%) 만73세(19%) 만70세 미만(17%) 순이었다. 개혁주의 입장이나 농어촌 교회 현실, 사회적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도 현행대로 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하지만 꼭 조정해야 한다면 어설프게 하지 말고 확실하게 75세로 올리자는 의견이 많았다.

동상이몽, 목사 ‘찬성’ 장로 ‘반대’
특이한 점은 목사 총대와 장로 총대의 생각이 다르다는 점. 고령의 목사 총대는 ‘찬성’을, 장로 총대 대다수는 ‘반대’를, 특히 젊은 장로 총대 일수록 반대가 ‘압도적’이었다.
설문에 응답한 목사 총대 479명 중 과반 이상(53%)가 만70세 정년 연장을 희망했다. 반면 장로 총대는 33%만 동의해 적잖은 시각차를 보였다. 이는 장로 총대 3명 중 2명이 정년 연장을 반대한 것이어서 “사실상 총회 통과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설문결과로 분석된다.
목사와 장로 총대의 연령대를 구분하면, 은퇴를 앞둔 66세 이상 목사 총대는 정년 연장을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66세 이상 목사 총대 3명 중 2명(62%)은 정년 연장을 찬성했다.
장로 총대는 이와 정반대였다. 66세 이상 장로 총대 3명 중 2명(62%)은 정년 연장을 반대했다. 61~65세 장로 총대 또한 71%가 현행대로 유지하거나 하향 조정을 원해 반대가 뚜렷했다.
50세 이하의 총대에서도 동상이몽은 여전했다. 50세 목사 총대의 57%가 정년 연장을 찬성했지만, 50세 이하 장로 총대의 절대 다수(83%)는 정년 연장을 반대했다.

중대형 교회 4곳 중 3곳 “연장 반대”
교회 규모가 작을수록 만70세 정년 연장을 찬성했으며, 중대형 교회는 연장을 부정적으로 봤다.
특히 성도 100명 이하의 교회는 찬성(52%)이 반대보다 높았다. 이는 전체 평균(45%)보다 높은 수치로 “목회자가 은퇴할 때 발생할 재정적 어려움과 목회 이양에 따른 부담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A목회자는 “교회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은퇴 이후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다. 설문조사는 이런 형편을 반영한 것 같다”고 전했다.
만70세 정년 연장 찬성은 100~300명 교회(47%), 300~1000명(43%), 1000명 이상(27%) 순이었다. 특히 1000명 이상의 중대형 교회 절대 다수(73%)가 현행 유지 또는 하향 조정을 원했다. 즉 중대형 교회 4곳 중 3곳은 정년 연장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현상은 목사 총대뿐만 아니라 장로 총대도 똑같았다. 100명 미만 교회 목사 총대의 56%가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고 응답했으며, 같은 규모의 장로 총대 42%도 연장에 손을 들었다.
그러나 교인 100명 이상부터는 시각이 다르다. 100명 이상 1000명 이하 목사 총대들의 절반은 정년 연장을 찬성(54%)했지만, 교인 100명 이상 교회의 장로 총대들은 대다수가 정년 연장을 반대했다.

농어촌 의외의 결과, 2/3 연장 반대
이번 설문조사에서 특이한 점은 서울 등 대도시보다 농어촌 교회의 반대가 높다는 것. 대도시 교회 총대들은 찬성(51%)과 반대(49%)가 거의 동일했다. 반면 농어촌 교회 총대의 35%만 정년 연장을 찬성했다.
이밖에 수도권 교회는 찬성이 48%였으며, 반대는 52%였다. 중소도시는 찬성이 43%였으며, 반대는 57%였다. 즉 대도시와 수도권 교회 총대는 정년 연장 찬반에 접전을 보였지만, 중소도시와 농어촌 교회 총대들은 정년 연장을 반대했다.
주목할 점은 대도시 교회 목사 총대와 농어촌 교회 목사 총대의 생각이 극명하게 다르다는 점이다. 대도시 목사 총대의 다수는 만70세 정년 연장을 찬성(63%)했지만, 농어촌 목사 총대는 40%만 동의했다. 특히 양측의 의견차가 23%나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밀한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한편 장로 총대는 대도시나 농어촌을 가리지 않고 반대가 절대적이었다. 특히 농어촌 교회 장로 총대의 4명 중 3명(72%)이 정년 연장을 반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농어촌 반대 강한 이유 연구해야”
만70세 정년 연장에 대해 농어촌 교회의 반대가 65%나 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104회 총회에 상정된 안건 중 정년 관련은 19개로 헌의안 중 가장 많은 숫자를 차지했다. 특히 농어촌 지역 노회들을 중심으로 정년 연장 헌의가 많아 “농어촌 교회의 현실을 반영해 정년을 늘려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정년 연장을 요구하는 노회들의 주장은 두 가지로 종합해볼 수 있다.
첫째는 농어촌 교회의 특수성 때문이다. 농어촌 교회의 경우 70세 정년으로 은퇴한 선임 목사를 이어 목회할 후임 목사가 없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게다가 농어촌 교회의 고령화로 장로도 은퇴해 폐당회가 되는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폐당회 문제가 심각한 농어촌 교회에 한정해 정년을 75세로 연장하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받았다.
둘째는 100세 시대에 발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2017년 기준 대한민국 국민의 기대수명은 82.7세다. 따라서 과거와 달리 현대사회는 100세 시대이기에 70세를 넘긴 목사와 장로도 건강한 체력으로 사역을 이어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는 이들의 주장과는 반대로 나왔다. 주장과 현실이 동떨어져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대도시와 농어촌의 격차가 왜 발생하는지, 특히 장로 총대들의 반대가 왜 심한지에 대해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

목회자 수급 문제…성도 의견 반영해야
만70세 정년 연장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다소 높게 나왔지만 현장의 고민도 만만찮다. 가장 큰 문제는 타교단으로의 이탈이다. 은퇴를 앞둔 목사들이 정년을 연장하기 위해 타교단으로 빠져 나가는 현상이 잇따르고 있는 게 총회의 현주소다. 서울 지역 한 노회장은 “목회자들 중에 일부가 정년 때문에 교단을 옮기고 있다. 우리 노회 교회 2곳도 정년이 연장된 교단으로 떠났다”고 전했다.
교단들도 현장의 고민을 반영해 정년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는 2018년 담임목사 정년을 75세로 늘렸으며, 예장백석도 지난해 9월 총회 때 목회자의 정년을 75세로 연장했다.
하지만 정년 연장에 대한 여론은 아직 부정적이다. 사회에서의 정년은 60세이며 이마저도 빨라지고 있어 “정년 연장은 개독교 이미지만 굳어지게 한다”는 지적이다. 총회 내에서도 젊은 목회자들이 임지를 구하지 못하는 수급 문제도 있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크다.
교인들의 정서도 감안해야 한다. B장로는 “정년이 늘어나면 실질적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교인들”이라면서 “교인들은 정년 연장에 대해 상당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 교인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장로의 지적처럼 이번 설문조사는 교회 구성원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성도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정년연구위원회는 4월 21일 오전 10시 30분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에서 공청회를 개최한다. 이날 연구논문 발표에 이어 설문조사도 설명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공청회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청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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