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풍인 목사(개포동교회)

희망과 기대로 삶을 달구다
하나님 기억하며 최선 다할때 100℃ 인생

<마시멜로 이야기>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작가인 호아킴 데 포사다가 쓴 책 중에 <99℃>가 있다. 물이 끓는 온도인 100℃에 도달하도록 하기 위해 모자란 1℃를 어떻게 올릴 것인가를 다룬 책이라 예상하는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다.

이 책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기보다 삶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을 던진다. 주인공 17세 청소년 올리버는 7살 때 자전거를 타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에 보조기를 착용하고 목발에 의지해 살고 있다. 그 사고 이후 10년 동안 올리버는 스스로 위축되어 다른 사람들과 벽을 쌓고 지냈다. 학교를 다니지만 다른 학생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외톨이였다. 그러던 중 그의 아버지 가게에 필란이라는 인디언 청년이 오게 된다. 그를 만남으로 올리버의 삶은 서서히 변화를 겪게 된다. 어두운 방에 웅크린 채 살던 그가 방 밖으로 점점 나오게 된다.

필란은 올리버에게 장애를 감추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라고 조언한다. 필란에게 올리버의 목발은 절대 언급하지 말아야 하는 금기어가 아니라 올리버 자체였다. 필란은 진솔한 대화를 통해 올리버가 장애를 뛰어넘어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도록 도와준다. 올리버는 그 과정에서 자신이 이제껏 알지 못했던 남다른 재능을 알게 된다. 아무 것도 할 줄 모른다고 생각하며 자존감이 낮았던 올리버에게 탁월한 음악적인 재능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을 알아주는 친구들과 음악 선생님, 그리고 필란을 통해 올리버는 점점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전혀 끓지 않을 것 같았던 올리버의 삶이 희망과 기대로 조금씩 달구어지기 시작했다.

올리버는 자신의 재능을 살려 대학생 노래 경연대회에 참가한다. 뉴올리언즈, 덴버, 포틀랜드에서 열린 경연대회에서 우승을 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는다. 마침내 뉴욕 바클레이 센터에서 열리는 전미 노래경연대회 결승전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이 책은 끝난다. 마지막 장면에서 올리버는 무대에서 자신의 삶 전부를 바치며 노래하는데, 그것은 흡사 창공을 향해 올라가는 독수리의 날갯짓 같았다.

이풍인 목사(개포동교회)
이풍인 목사(개포동교회)

누구에게나 감추고 싶은 목발이 있다. 신기한 것은 그것을 감출수록 삶은 더 고단해지고 힘들어진다. 자신의 아픔과 실패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자기에게 모자란 부분이 아니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찾을 때 새로운 길이 열린다. 이 책을 읽는 주간에 준비했던 설교본문이 학개서 2장 1~9절이었다. 포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전을 재건하다가 내적인 위기에 봉착했다. 이전 솔로몬 성전의 아름다움을 보았던 사람들이 새로 짓는 성전이 너무 초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들 일할 기분이 나지 않는다. 의기소침하게 되었다. 그 때 하나님께서 학개 선지자를 통해 “스스로 굳세게 하고 일하라”고 말씀하신다. 과거에 매이지 말고 그들에게 있는 것을 기억하라고 하셨다. 그들에게는 만군의 여호와의 약속과 임재가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부족한 것 생각하지 말고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기억하며 최선을 다할 때 100℃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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