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신 목사(익산 북일교회)

김익신 목사(익산 북일교회)
김익신 목사(익산 북일교회)

‘COVID 19’ 일명 코로나19바이러스가 몰고 온 파장은 실로 상상을 초월한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이 바이러스는 한반도와 일본 열도를 흔든 후 세계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마치 그 양상이 꼭 전시를 방불케 한다.

그런데 이렇게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사이에,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사실 요한계시록에서 예언된 말세의 환난을 떠올린다면 코로나19 사태는 그렇게 대단한 위세를 가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 정도의 문제를 가지고 호들갑을 떨어야할까 싶을 정도이다. 정작 문제는 감염사태가 환산되는 와중에 교회들이 대응과정에서 보여주는 부정적인 모습들에서 드러난다.

명망 있던 신학자의 입에서, 잘 알려진 목회자들의 입에서, 심지어 성도 개인의 언행에서도 극단적인 논리와 과격한 선동이 담긴 주장들이 거침없이 쏟아진다. 물론 일부에 불과하다고는 하지만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가히 충격적이다. 필자는 영적 경보를 발령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위기감을 느낀다.

지금은 한국교회가 가슴을 치고 회개하는 모습을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 겸손히 드러내어야 할 때이다. 코로나19 방역에 힘을 모아 우리 자신은 물론 이웃들의 생명을 지키고, 한국교회에 큰 해를 끼친 신천지 집단을 몰아낼 절호의 기회이다. 게다가 분열된 사회를 하나로 만드는 역할 또한 한국교회가 감당할 시기이다.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극렬한 대립이 이루어져, 꼭 70년 전 좌우익이 서로 피 흘리며 살육까지 일삼던 시절로 돌아간 듯 소름끼치는 분위기가 재현되는 상황이 아닌가.

그런데도 우리들에게는 회개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고, 방역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는 교회들 못지않게 비협조적인 사례들이 나타나 여론의 비난을 사고 있다. 신천지에 맞서는 단일대오를 형성하려는 의지마저 확연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우리 사회를 위한 화해와 중재의 노력은 처참할 정도로 빈약한 수준이다. 되레 교계 지도자라는 분들 중 어떤 이들의 언행은 분열을 더욱 부추기는 양상으로 비쳐진다.

좌익도, 우익도 아닌 필자 입장에서는 목회자들이 정치적 진영논리에 빠진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현 정부를 비판할만한 부정적인 요소들도 존재하지만, 반대로 전 세계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을 칭찬하는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 그런데도 편향된 시선으로 현실을 받아들이고 상대를 비난하는 데만 몰입한다면, 나중에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준엄한 심판대 앞에서 무슨 말씀을 듣게 될까 두렵기만 하다.

고대사회에서 측정의 기준으로 사용한 규빗(cubit)에서 나온 단어가 ‘covid’라고 한다. 어쩌면 지금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모습을 자로 재듯 정확하게 판정하시는 시기가 아닐까? 부디 주님이 한국교회에 함께 머무시며, 여전히 이 겨레를 위한 보호구역으로 삼아주시기를 소망한다. 영적 침체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는 한국교회를 기대하며 영적 경보를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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