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외국인센터 봉사자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근로자들에게 나눠줄 물품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경산외국인센터 봉사자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근로자들에게 나눠줄 물품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우리 지역으로 본격 확산되면서 외국인근로자들의 건강이 많이 걱정되었는데 이렇게나마 도울 수 있어 조금 안도가 됩니다. 감염병 상황 가운데 언제나 사각지대에 있는 외국인들을 기억하는 손길들이 있기를 바랍니다.”

지난 3월 11일 처음으로 마스크 등 긴급구호 물품을 후원받아 외국인근로자들에게 전달하는 경산외국인센터 조신기 장로와 봉사자들의 굳었던 표정이 모처럼 펴졌다. 2월말부터 코로나19가 급속도로 지역을 강타하면서 그동안 교제하던 외국인들이 바이러스 감염으로 건강이 상치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그 흔한 마스크조차 쉽게 구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탓에 애태웠던 시간이 그만큼 길었기 때문이었다.

코로나19가 중국을 넘어 국내에도 본격화되면서 불법체류자들이 감염 걱정으로 귀국행렬이 이어졌다. 경산외국인센터에도 15명이나 귀국할 정도로 분위기가 심각하게 돌아갔다. 외국인근로자들 대부분이 소규모 회사에 다니는 터라, 스스로 보건위생을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공적 마스크가 실명제로 전환되면서, 상대적으로 시간적, 환경적 여건이 안 되는 외국인근로자들의 마스크 구입은 더 어려워졌다. 특히 불법체류나 건강보험적용 대상이 아닌 이들에게 공적 마스크는 그림의 떡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산외국인센터를 출입하는 외국인들은 어떤 마음일까. 조신기 센터장은 “지금과 같은 재난 상황은 물론 평소에도 다문화가정과 달리 외국인근로자는 관심과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기 십상이었고,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정확한 사실 확인이 어려워 정보에서조차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여기에 더해 자신들을 감염 전파자로 여길까봐 심리적 위축까치 겹쳐 힘들어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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