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지원 캠페인 동참한 배넘실교회...이춘식 목사 "어려운 시절, 콩 한쪽도 나눠야"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예배당 임대료 지불에 어려움을 겪는 도시교회들을 위해 작은 농촌교회가 정성을 보태 눈길을 끈다.

사연의 주인공인 진안 배넘실교회(이춘식 목사)는 널리 알려진 대로 용담댐 수몰민을 이끌고 힘겨운 세월을 헤쳐 나온 농촌공동체이다. 아직도 그 분투는 진행형이지만, 최근 코로나19와 관련해 대구·경북지역에서 들려온 안타까운 소식에 차마 고개를 돌릴 수 없었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동서 간 지역감정 문제가 유난히 증폭되곤 하는데, 믿음의 형제들까지 그런 분위기에 휩싸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죠. 빠듯한 살림이지만 어떻게든 힘이 되고 싶어 방법을 궁리했습니다.”

코로나19 위기에 처한 대구지역 교회들을 위한 임대료 지원 운동에 동참한 진안 배넘실교회 성도들.
코로나19 위기에 처한 대구지역 교회들을 위한 임대료 지원 운동에 동참한 진안 배넘실교회 성도들.

이춘식 목사는 우선 급한 대로 교회에서 나온 한 달 사례비를 통째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보냈다. 대구지역에서 방역작업으로 힘든 공무원과 의료인들의 장비를 구입하는 비용으로 사용해달라는 명목도 함께 전했다. 제법 큰일이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러던 차에 총회 차원에서 기독신문과 교회자립개발원이 임대료 지원운동을 벌인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허리띠를 졸라매 농촌교회로서는 거금인 200만원을 만들어냈다. 배넘실교회의 형제교회로서 오래 동역해온 서울 산정현교회 김관선 목사의 추천을 받아, 이 돈은 대구 주안교회(박성규 목사)와 주님의숲교회(정홍성 목사)에 각각 100만원씩 전달됐다.

“콩 한쪽이라도 나누어먹는 게 어려운 시절 우리의 인심 아니었나”라며 크게 드러낼 일이 아니라고 손사래 치는 이춘식 목사. 하지만 우리는 안다. 그 콩 한쪽이 시들어가던 누군가의 목숨을 살리는, 사라질 뻔한 교회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소중한 양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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