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담았던 나그네 양치기의 노래”

글을 손재주로만 쓰는 것이 아니다. 세상을 넓게 보는 시선과 깊게 담아내는 가슴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고되고, 아무나 못하는 일이다. 조승호 목사(은샘교회)는 목회 초기부터 교회 주보에 칼럼을 실어왔다. 칼럼들을 모아 세 권의 책을 펴낸 데 이어, 이번에 네 번째 칼럼집 <체감온도로 살지 않으리>를 출간했다. 또 칼럼들 가운데 선교와 관련된 글들을 따로 모아 선교칼럼집 <선교하며 부른 오도리 아리랑>, 그리고 첫 번째 시집 <바다가 나에게 와서 부른 노래>도 함께 펴냈다.

조 목사의 칼럼은 뽐내려고 쓴 것도, 그렇다고 조신하게 쓴 글도 아니다. 목회활동을 하며 느꼈던 생각과 감정, 자신을 향한 각오, 그리고 중얼거림들을 솔직담백하게 써내려갔다. 조 목사는 “제게 맡겨주신 양들이 들었고 나의 주인이신 주님이 기억하시고 저 또한 가슴에 담고 불렀던 나그네 양치기의 노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조 목사는 목회 초창기부터 선교에 각별히 마음을 쏟았다. <선교하며 부른 오도리 아리랑>은 선교 여정의 단상들이다. ‘오도리 아리랑’이라는 칼럼은 첫 파송 선교사를 장례하고 돌아오던 때를 기억하고 있다. “1996년 11월 1일 새벽, 비는 내리는데 목동이대병원 응급실에서 숨을 거둔 선교사의 시신을 그대로 다시 봉고차에 싣고 운전하며 천문(天門)기도원으로 향하면서 저는 마른 울음으로 통곡을 했습니다. (중략) 다음해 파송하던 당시 그와의 약속대로 우리 비전트립팀은 터키 동부 지역을 샅샅이 돌았습니다. 울며 금식하며 감격하며 그 땅 그 민족을 가슴에 품고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조 목사는 2017년 창조문학을 통해 등단한 시인이기도 하다. 첫 번째 시집 <바다가 나에게 와서 부른 노래>에는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세상을 관조하는 아름다운 시선이 담겼다. 조 목사는 “‘무슨 시집이냐’고 핀잔을 받을까 조심스럽다”면서 “다만 광야에서 부른 노래, 바다를 품은 나의 노래를 한번쯤 정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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