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귀석 목사 [주평강교회]

정귀석 목사 (주평강교회)

오래전 성전을 건축할 때였습니다. 교우들에게 건축현장의 위험 때문에 내부에는 들어가지 않도록 당부하였습니다.

건축 후에 “목사님, 감동받았어요. 목사님이 늘 교회건축 현장 앞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기도하는 모습이 너무 인상적이었어요”라는 이야기를 참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늘 그 자리에서 기도한 사람은 제가 아니라 장로님이십니다. 장로님 덕분에 제가 기도 많이 하는 목사로 소문이 났습니다. 당시에는 집사님이셨는데 성전 건축을 위해 기도를 하고 싶다고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와서 기도하셨습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15개월의 건축 기간 내내 그렇게 하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목사로 생각한 것입니다.

그 장로님은 지금도 여전히 기도 대장이십니다. 지금은 교직을 은퇴하고 바쁜 아들 부부를 대신해 손자를 돌보면서 지내는데 기도의 자리를 놓지 않으십니다. 부족한 점이 많은 목회자를 위해 늘 기도로 돕습니다. 주일에는 1부 예배부터 3부까지 모두 참석하여 똑같은 설교를 듣는 데도 항상 아멘으로 화답하면서 힘을 주십니다. 놀라운 것은 3부 예배 때쯤에는 긴장 풀고 들을만한 데 처음 듣는 것처럼 집중하여 듣는 모습이 너무나도 순수한 어린아이의 얼굴입니다.

사실 장로님은 뇌전증으로 오랫동안 고생하셨습니다. 아내 권사님도 투석을 하시면서 지내십니다. 그런데 장로님은 연약함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약할 때 강함 주시는 하나님을 늘 간증하십니다. 세월이 많이 흘렀는데도 변치 않는 모습으로 늘 그 자리에 계십니다. 그 이유는 코람데오,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믿음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목회현장에 때에 맞게 사람을 보내주십니다. 저는 움직임이 빠른 사람이라 늘 기도가 부족함을 느끼는데 기도의 사람을 보내주셔서 교회를 세워가도록 하십니다.

교회를 개척하려는 후배 목회자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너무나 준비가 잘되어 있는 후배들을 보면서 기대가 많이 됩니다. 그런데 목회는 준비가 잘 되어서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합니다. 내가 약한 부분이 있으면 하나님은 다른 사람을 세워서라도 교회를 이루어가십니다. 정말 준비해야 할 것은 ‘하나님 앞에서’라는 신전의식입니다. 하나님을 늘 의식하면서 목회를 해야만 어떤 위기와 상황 속에서도 제대로 감당할 수 있습니다.

시편 139편 1절 말씀이 생각납니다. “여호와여 주께서 나를 살펴보셨으므로 나를 아시나이다” 나를 아시는 주님 앞에서, 심지어 나의 앉고 일어섬, 나의 생각, 나의 행위, 혀의 말까지 아시는 하나님 앞에서 살아간다면 하나님은 사람도 보내주시고, 지혜도, 능력도 주실 것입니다. 생각해보고 또 생각해봐도 코람데오의 삶을 사는 장로님께 감사한 마음이 밀려옵니다. 또한 주평강교회에 코람데오의 장로님을 보내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찬양합니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