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2일에 열린 총회임원회에서 의미있는 결의가 있었다. 3월 16일부터 4월 2일까지 남미 브라질, 페루 등 아마존지역 선교지 탐방을 보류한 것이다. 총회임원회의 남미 선교지 탐방 보류가 주목받는 이유는 코로나19로 전국교회의 아픔에 동참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총회 산하 각 기관에서 실시하는 각종 수련회에 경종을 울리는 출발점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총회에서 해마다 진행하는 해외수련회는 총회임원수양회를 비롯하여 전국교역자하기수양회, 경목부수양회, 주일학교교사수양회, 학생지도부수양회, 농어촌부수양회 등 부지기수다. 또한 전국장로회연합회 임원수련회, 부부수련회, 해외선교수련회 등 차마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이다. 거기다 각 노회 혹은 교회별로 실시하는 수련회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어마어마하다.

1990년 대까지만 해도 해외수련회는 성지순례 정도로 여기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우후죽순 해외수련회가 붐을 이루더니 지금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해외수련회를 통해 심신의 피로를 풀고 영적 훈련을 쌓는다면 금상첨화다. 그러나 대다수 수련회를 보면 외유성 성격이 짙다. 예배나 집회는 뒷전으로 밀리고, 현지 관광에 몰두하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또 다른 데 있다. 총회상비부나 기관에서 실시하는 수련회의 경우, 설교자나 강사에게 수련회 명목으로 경비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총회에서 ‘큰 일’을 해보려는 후보자들은 찬조라는 이름으로 손을 벌리는 수련회에 꼼짝없이 후원을 해야 한다. 서글픈 현실이다. 이와 같은 ‘은밀한 거래’는 총회 산하 어느 곳이든 예외가 없다. 심지어 각종 협의회, 동기모임, 지역노회 협의체 등 가리지 않고 편만해 있다.

이번 총회임원회가 해외선교지 탐방을 보류한 것을 계기로 해외수련회 명목으로 자행되는 각종 수련회를 재고했으면 좋겠다. 여권에 각 나라를 여행한 스탬프는 ‘훈장’이 아니라 성도들의 ‘땀방울’이라 생각하면 해외수련회는 쉽게 갈 수 없을 것이다. 지금 상황으로 보면 해외수련회는 ‘해외선교’를 빙자한 ‘신사유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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